■ 시선집중

성홍열 소멸 기미 안 보여-2007년 1월

성홍열 소멸 기미 안 보여

지난 해 10월 중순 양강도를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한 성홍열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해를 넘긴 지금도 계속 퍼지고 있다. 의료진들에 따르면 대규모 집단적인 발병은 일단 진정국면에 들어섰으나, 완전히 소멸된 것이 아니라 산발적으로 계속 나타나고 있어 방어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성홍열 증세가 감기와 구분이 가지 않아 환자는 물론 병원에서조차 판단하기 어려워하고 있다. 간간이 외부에서 페니실린이 지원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퍼지는 현상이라 골고루 배분해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수질오염으로 원인모를 전염병 창궐 기세-2007년 1월

수질오염으로 원인모를 전염병 창궐 기세

신양과 양덕 지구 등 수해지역을 중심으로 어린이들의 설사, 구토 증세를 동반한 전염병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어린이의 발병율과 사망률은 성인들에 비해 현저히 높다. 어린이들은 먹으면 먹는 대로 구토하고, 여러 날 설사를 하다가 기운 없이 죽어 가는데, 아직까지 병원에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마시는 물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저항력이 약한 어린이들과 노약자들이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잘 못 먹고 병에 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 공급이 중단된 지도 벌써 수개월이 지났고 수돗물 역시 공급되지 않아, 주민들은 물 부족으로 오염된 개울물까지 마시는 형편이다. 특히 수해지역에서는 토사에 쓸려 파묻힌 시체가 썩으면서 물의 오염도가 심각한 상태이다. 양덕 지구는 지금까지 북한에서 자연수로서 물맛이 좋기로 가장 유명한 지역이었는데, 이번 수해로 그 명성에 타격을 입게 되었다.

그 밖의 지역에서는 올해 농사 준비로 각 지역마다 인분을 수집하고 있는데, 마을 어귀와 골목마다 인분을 펴서 말리다보니 주위 환경이 청결하지 못하다. 인체에 해로운 병균체들에 그만큼 쉽게 노출되고 있다. 이렇듯 대부분 물이 부족한 상태에서 아무 물이나 길어 먹다보니 병에 걸리고, 또 이 사실을 모른 채 장사한다며 돌아다니다가 다른 사람들에게 병을 옮기게 되어 전염병이 쉽게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청진에서는 수두가 발생해 어린이들이 제 때 약을 처분 받지 못해 피부 가려움증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 논평

북한 정부는 인민의 사랑을 받는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2007년 1월

[논평] 북한 정부는 인민의 사랑을 받는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

북한 정부는 신년 공동사설에서 “승리의 신심 드높이 선군조선의 일대 전성기를 열어 나가자”며 핵실험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경제 강국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여기에서 북한 당국은 ‘경제문제를 푸는 데 국가적 힘을 집중’할 것을 촉구하며, 전력, 석탄, 금속, 철도 운수 등의 인민경제 4대 선행부분의 발전과업을 함께 제시했다.

북한 정부의 신년 목표가 실현되려면 먼저 북한이 서있는 국내외 현실에 대한 면밀하고 정확한 현실진단이 필요할 것이다. 핵실험에 대한 자신감은 오히려 동북아의 긴장을 가져와 북한 정부와 협력관계를 위해 노력해왔던 한국과 중국, 소련마저도 기존과 동일한 정책을 펴기 어렵게 만들어 더욱 고립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북한의 올해 목표인 선군조선과 경제 강국의 건설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구의 노력만으로는 어렵기 때문에 외부와의 새로운 관계맺음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우리식’이 아닌 국제사회 일원으로서의 보편주의적인 태도 변화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하며, 그것만이 북한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

또, 북한 정부는 경제난 해결에 국가적 힘을 집중할 것을 촉구하며 주민생활 향상과 경제 현대화를 주력방향으로 제시했다. “지난 시기와 다름없이 농사를 천하지대본으로 틀어쥐고 인민들의 먹는 문제 해결에서 획기적인 전진을 이룩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농민들에게 노동의욕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집단농장을 무조건 폐지하라는 것이 아니라 현재 실정으로는 개인농으로의 전환이 농업생산량을 높이는 가장 빠른 길임을 직시해야 한다. 또 비료, 비닐 등 농자재의 공급도 매우 중요하다. 전 인민을 무조건 농촌으로 내몬다고 농업생산량이 높아지는 게 아니다. 오히려 국가적으로 보면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려 국가경쟁력을 취약하게 만들 뿐이다.

경제강국 건설의 주역인 주민들의 생활보장이 무엇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 주민 생활의 실제 어려운 상황이 가감 없이 공개되는 것도 필요하다. WFP 및 국내외 단체들은 북한의 전력사정이 다른 해보다 유례없이 악화일로에 있고, 핵실험이후 축소된 대북식량지원으로 식량난으로 인한 대량아사의 가능성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조선신보에서는 북한의 식량생산량이 전년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가 파악한 북한의 올해 식량생산은 이모작을 포함해도 약 280만 톤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시기에도 북한 정부가 식량난의 실상을 제 때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기에 수백만 명의 아까운 목숨들이 죽어갔다. 조선신보가 밝혔듯 작년과 비슷한 식량생산이라면, 왜 주민들은 제 2의 고난의 행군이 시작될 것이라며 불안해하는 것일까. 또 추수철에 쌀 가격과 옥수수 가격이 가장 저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쌀과 옥수수가 1천 원대와 400-500원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지난 해 홍수 때도 피해 상황을 밝히지 않고, 도리어 매우 축소해 발표함으로써 외부 지원을 스스로 막아 수많은 이재민들에게 고통을 주었듯이, 예견되는 식량위기를 숨겨서 북한 당국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묻고 싶다.

신년 사설에서 주장하는, “자력갱생은 이 땅 우에 강력한 자립적 민족경제를 일떠세운 원동력이며 사회주의 경제건설의 변함없는 투쟁방식”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인민이 모두 함께 한 뜻으로 뭉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주민들에게는 하루하루의 삶이 너무도 고단한 나머지 민족이나 사회주의 체제 수호 의지, 그리고 외세에 저항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 지금 북한 당국에게는 인민들의 고단한 삶에서 나오는 뼈아픈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가 필요하다. 내핍과 사회주의 옹호의 견결성과 애국심의 강조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가 더욱 중요하다. 내일을 위한 오늘의 노력을 위해서는 주민들의 이해를 대변하고 아픈 곳을 어루만져주고 보듬어 주는 당과 정부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견고한 국방력은 강력한 군대와 많은 무기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고, 내 나라를 지키겠다는 인민의 자발적 의지가 무엇보다 더 중요하다.

어차피 주민들의 생계를 정부가 책임지지 못하는 상태에서 자력갱생을 하자고 한다면, 주민들이 알아서 생활의 활로를 찾을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주어야 한다. 정부가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방해해서는 안 된다. 최대한 본인들이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합리적인 선에서 잘못된 법은 고쳐서라도 열어주어야 한다. 이와 별도로 자력갱생이 어려운 노인과 어린이, 임산부, 장애인, 꽃제비 등에 대해서는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이를 국가가 아니라 주민들에게 책임을 돌려 부담을 부과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해결하기 어렵다면, 외부에 실태를 알려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해 함께 해결해나가길 바란다.

요약하자면 북한이 서있는 국내외 정세에 대한 면밀한 파악과 외부세계와의 보편주의적 관계맺음, 인민생활의 실제 어려움에 대한 파악과 정확한 실상 공개, 그리고 취약계층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보호와 외부 지원 요청이 신년 목표를 달성하는 데 꼭 필요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우리도 북한 정부의 목표가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매번 슬프고, 가슴 아픈 소식만을 전하는 것은 우리로서도 어려운 일이다. 2007년 새해가 밝았으니, 올해는 주민들이 하루살이처럼 먹을 것 입을 것을 걱정하는 대신, 따뜻하고 정감 있는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에 앞장서는 훈훈한 소식을 담아낼 수 있다면 우리로서도 더 할 나위 없이 기쁜 일이 될 것이다. 그 날을 위해 오늘도 북한 전역에서 들리는 주민들의 한숨 소리, 마른 소리를 세심하게 들으며,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아픈 곳을 보듬어주는 소식지로서 부지런히 주민들을 만날 것을 약속하는 바이다.

■ 경제활동

가족단위 탈북 증가

가족단위 탈북 증가

북한 측에서는 국경연선지역을 더욱 철저히 봉쇄하는 한편, 탈북자에 대한 처벌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해 11월부터 탈북 시도로 잡힌 대상들은 무조건 교화소나 평안북도 정주에 위치한 보안성 단련대에 보내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통제하려고 해도 도강자들이 어떻게든 빠져나가고 있고, 도강하려는 사람들도 줄어들기는커녕 계속 늘어만 가고 있다. 과거에는 국경지역 주민들이 주요 도강자들이었다면 최근 고난의 행군이 다시 시작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황해도와 평안도, 강원도 등 이른바 안 쪽 지역주민들 중에서 도강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도강 안내자만 찾으면 어떻게든 중국에 가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또 혼자 보따리 국경무역을 하기 위해 도강하려는 사람보다 가족을 모두 동반하고 영구 탈북을 감행하려는 주민들이 대폭 늘어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54호)

“이러다가 꼭 무슨 변이 일어날 것 같다”

북한 주민들의 민심이 심상치 않다. 주민들은 이구동성 “이러다가 꼭 무슨 변이 일어날 것 같다”는 말들을 조심스레 주고받는다. 국제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무지한 백성들이지만, 당장 먹을 것이 없고 쌀이나 돈이 날만한 구멍이 보이지 않는데 위에서 억누르는 강도가 점점 세지기만 하니 민심이 전반적으로 동요하고 있다.

“주는 것은 없고 내라는 것이 늘어만 가니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겠느냐”는 하소연에서, “수령님 때에는 그래도 일을 하면 먹고 살 수 있었지만, 이제 직장 나가는 사람이나 집에서 노는 사람이나 무슨 차이가 있느냐, 못 먹는 건 똑같지 않느냐”는 한탄, 그리고 “먹고 살기 바쁜 형편에 무슨 장래요, 앞날이요 말이 많은가. 곧 강성대국의 려명이 밝아올 것이라는 말은 그럼 아직까지 강성대국이 아니었다는 말인가”라며 정부에 강한 불신을 내비치는 주민들도 있다.

평양의 한 간부는 민심을 안정시키기 위한 실질적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경봉쇄나 탈북자 색출, 장사 통제, 소토지 통제 등 주민들을 억압하는 정책을 강화하다보니 일반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더 이상 이 땅에 미련을 두지 않고, 각자 제 살 길을 찾아 떠나려고 하는 게 아니겠느냐며,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도강 심리가 비단 밑바닥 주민들에게만 있는 게 아니라 요즘 들어서는 중간 간부들에서부터 일부 상층 간부들에게까지 깔려있는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나 도강을 실제 감행하는 사람들은 국가로부터 사실상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하는 일반 주민들로, 이는 다른 눈치를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며, 위에서 대책 없이 누르면 누를수록 도강을 부추기는 격이 되어 근본적으로 차단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남포의 한 노동자는 “나는 먹고 살기위해 광산에서 전기수리도 하고 동과 파철을 훔쳐다 팔기도 해보고, 나무도 해다 팔아 보았고, 돈이 될 만한 짓이라면 별의 별 노릇을 다해보았소. 그런데 이놈의 신세가 무슨 놈의 쌍 팔자인지 아무리 뼈 빠지게 일해보아도 통 먹고 살기가 바쁘오. 그래서 어떤 때는 처나 처제를 중국에 보내 돈벌이를 시킬까, 아니면 좋은 남자를 만나게 하여 저희들만이라도 배곯지 않게 살라 그럴까 고민이 드오. 만약 그렇게만 된다면 내 마음이 이렇게까지 아플 것 같지 않소. 이제는 다 죽게 된 판에 무엇이 두렵겠소. 이제 좀 더 참아보다가 정 힘들면 여자들과 아이들까지 다 중국에 보내겠소. 어디 간들 여기보다 못한 데가 있겠소.”라며, 굶주리는 처자식에 대한 죄책감을 강하게 토로했다. (54호)

국경연선지역 연일 초긴장 상태

국경연선지역 연일 초긴장 상태

북한과 중국의 국경지역이 연일 초긴장 상태이다. 북한 측에서는 무력부와 총참모부, 보위부 등 경비를 5중으로 서는 가운데 도강자를 발견하는 즉시 총을 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국적으로 제대군인 중 조직가담자나 수상한 자, 탈북 경험이 있는 사람을 무조건 잡아들이고 있다. 지난 해 12월까지 한 해 동안 17만 명을 붙잡아 들였다. 2005년 8월 15일 특사로 약 10만 여명이 감옥에서 풀려났는데, 올해 잡아들인 수가 17만 명에 달해 거의 두 배에 해당한다.

국경경비대의 연선작업이 근절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경비대원들도 교체하고 있다. 국경연선지역을 전면적으로 통제하는데도 불구하고 탈북자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고, 정보의 외부 유출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경비대원들의 유착 정도가 심한 것으로 판단해 내부적으로 관련자나 의심이 가는 자들을 솎아내고 있어 벌써 4천명 이상이 바뀌었다. 또한 핸드폰 도청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 핸드폰의 133번호를 도청하기 위해 최근 중국에서 133 도청 탐지기를 들여와 배치했다. 이전에는 한국 핸드폰을 도청하는 것이 어려웠으나, 이번에 새로 수입한 도청 탐지기는 성능이 좋다고 한다. 이중 삼중으로 국경연선지역을 막다보니, 혹시 이러다가 안에서 터지면 어쩌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는 주민들의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

중국측 탈북자 색출 강화

중국측 탈북자 색출 강화

연말과 연초를 맞아 중국 측의 국경경비와 탈북자 색출이 보다 강화되고 있다. 각 지역 공안당국에 서는 지난 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무슨 일이 있어도 북한 주민을 나오지 못하도록 막으라는 상부의 지시가 떨어졌다고 한다. 이미 중국에 들어와 있는 탈북자들도 색출하는 즉시 북한으로 강제송환하고 있다. 한 달 여 동안 벌써 170여 명이 강제 송환되어 북한 당국에 넘겨졌다. 지난 12월 성탄절 연휴부터 연길, 화룡, 용정 등 조선족 자치구역을 중심으로 민박집이나 여관은 물론 호텔까지 숙박검열의 범위를 확대했다. 이는 부적절한 남녀관계, 마약, 탈북자를 일절 소탕하기 위해 숙박검열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2월 28일에는 각 파출소당 무조건적으로 탈북자를 100여 명 이상 잡아들이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이에 중국에 불안정하게 체류하는 탈북 난민들의 상황이 당분간 극도의 긴장 속에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다가 꼭 무슨 변이 일어날 것 같다”

“이러다가 꼭 무슨 변이 일어날 것 같다”

북한 주민들의 민심이 심상치 않다. 주민들은 이구동성 “이러다가 꼭 무슨 변이 일어날 것 같다”는 말들을 조심스레 주고받는다. 국제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무지한 백성들이지만, 당장 먹을 것이 없고 쌀이나 돈이 날만한 구멍이 보이지 않는데 위에서 억누르는 강도가 점점 세지기만 하니 민심이 전반적으로 동요하고 있다.

“주는 것은 없고 내라는 것이 늘어만 가니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겠느냐”는 하소연에서, “수령님 때에는 그래도 일을 하면 먹고 살 수 있었지만, 이제 직장 나가는 사람이나 집에서 노는 사람이나 무슨 차이가 있느냐, 못 먹는 건 똑같지 않느냐”는 한탄, 그리고 “먹고 살기 바쁜 형편에 무슨 장래요, 앞날이요 말이 많은가. 곧 강성대국의 려명이 밝아올 것이라는 말은 그럼 아직까지 강성대국이 아니었다는 말인가”라며 정부에 강한 불신을 내비치는 주민들도 있다.

평양의 한 간부는 민심을 안정시키기 위한 실질적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경봉쇄나 탈북자 색출, 장사 통제, 소토지 통제 등 주민들을 억압하는 정책을 강화하다보니 일반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더 이상 이 땅에 미련을 두지 않고, 각자 제 살 길을 찾아 떠나려고 하는 게 아니겠느냐며,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도강 심리가 비단 밑바닥 주민들에게만 있는 게 아니라 요즘 들어서는 중간 간부들에서부터 일부 상층 간부들에게까지 깔려있는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나 도강을 실제 감행하는 사람들은 국가로부터 사실상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하는 일반 주민들로, 이는 다른 눈치를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며, 위에서 대책 없이 누르면 누를수록 도강을 부추기는 격이 되어 근본적으로 차단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남포의 한 노동자는 “나는 먹고 살기위해 광산에서 전기수리도 하고 동과 파철을 훔쳐다 팔기도 해보고, 나무도 해다 팔아 보았고, 돈이 될 만한 짓이라면 별의 별 노릇을 다해보았소. 그런데 이놈의 신세가 무슨 놈의 쌍 팔자인지 아무리 뼈 빠지게 일해보아도 통 먹고 살기가 바쁘오. 그래서 어떤 때는 처나 처제를 중국에 보내 돈벌이를 시킬까, 아니면 좋은 남자를 만나게 하여 저희들만이라도 배곯지 않게 살라 그럴까 고민이 드오. 만약 그렇게만 된다면 내 마음이 이렇게까지 아플 것 같지 않소. 이제는 다 죽게 된 판에 무엇이 두렵겠소. 이제 좀 더 참아보다가 정 힘들면 여자들과 아이들까지 다 중국에 보내겠소. 어디 간들 여기보다 못한 데가 있겠소.”라며, 굶주리는 처자식에 대한 죄책감을 강하게 토로했다.

“전기가 없는데 전기제품이 무슨 소용이냐”

“전기가 없는데 전기제품이 무슨 소용이냐”

전기 없는 세상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기를 감히 끌어다 쓸 여력이 안 되는 주민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민들은 큰마음 먹고 구입해서 신주단지처럼 모셨던 전기제품이 전기가 없어 어느새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것에 씁쓸해하고 있다. 함흥시 사포구역의 주민들은 전기가 없으니 전기 제품이 무슨 소용 있겠냐며, TV도 보지 못하니 소식을 알 수가 없다고 답답해했다. 인민반장을 하는 한 아주머니는 당의 지침을 듣자면 TV나 라디오라도 들어야 할 텐데, 전기가 없으니 어떻게 당의 방침을 알 수 있겠냐는 것이다. 그 인민반장은 TV가 안 되면 라디오라도 들을 수 있게 해주든지, 아니면 최소한 ‘로동신문’ 조가리라도 볼 수 있어야 되지 않겠냐며, “국가의 모든 일이 거의 다 인민반을 통해 조직되고 실행되는데, 인민반장도 최소한 신문을 볼 수 있어야 되지 않겠냐”는 말을 덧붙였다. 현재 당보인 로동신문은 당, 정부기관 일꾼들과 기업소 책임자, 당 세포비서들에게만 배포되고 있다.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가자고 소리는 치지만, 갈수록 웃음이 아니라 울음이 나올 것 같다”는 그녀의 말에는 사실 TV나 신문을 통해 당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답답함보다는, 만성적인 식량부족과 전기부족으로 가장 기본적인 식생활이 해결되지 않는 데 대한 고통이 배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