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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60호

■ 시선집중

어린이들, 2.16 명절 공급 못 받을까 발 동동

해마다 2월 16일 명절이 되면, 전국 어린이들에게 당과류 선물이 주어진다. 지금까지는 무상으로 지급되었으나 올해부터는 1인당 5원과 달걀 1개씩을 내야 하는 규정이 생겼다. 명절 선물을 받는 어린이 수에 따라 내야하는 것도 그만큼 늘어난다. 가난한 집의 아이들은 혹시 선물을 못 받게 될까봐 부모님 눈치를 보게 되었다. 부모님이 돈과 달걀을 내지 않아 선물을 받지 못하는 건 아닐까하는 걱정 때문이다. 어른들은 이번 당과류가 수량도 절반으로 줄어들고, 크기도 두부 콩알만큼 작아진데다 맛도 떨어져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돈 내며 받는 게 썩 내키지는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때가 아니면 사탕 먹을 기회가 거의 없는 자녀의 간절한 소망을 모른 체할 수 없지 않느냐는 분위기다.

이번 규정이 생기기 전에 학교에서는 관습적으로 약간의 돈이나 현물을 걷기도 했다. 학교에서 명절 선물을 운반해 온 사람에게 접대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운송 수단이 낙후해 사람이 직접 인력거를 끌고 각지에 흩어져있는 탁아소나 학교를 찾아가는 경우가 많아 학교에서 이들에 대한 접대를 해왔다. 어떤 학교는 일괄적으로 걷기도 했으나, 대체로 잘 사는 몇몇 학부모들에게 얼마간의 접대비용과 쌀, 달걀, 그 밖의 부식물 등의 현물을 걷어왔다. 이렇게 걷은 돈과 현물은 운반인력 접대에 사용하지만, 보통 학교장이나 선생님들이 얼마간 나눠 갖는 게 지금까지 일종의 관례가 되어왔다.

전국 2.16 행사 준비로 분주

지난 한 달 동안 평양시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는 2월 16일 행사준비로 분주했다. 전국의 공장, 기업소, 학교, 여맹 등 모든 단위들에서는 2․16 명절을 경축하기 위해 그동안 충성의 노래모임을 가져왔다. 충성의 노래 모임 참가단위는 각 구역별 경선을 벌이는데, 입선하면 충성심을 확실히 인정받게 된다. 그래서 각 단위에서는 노래 잘 하는 사람들을 조직해 한 달간 모든 업무를 전폐하고라도 필사적으로 준비한다. 예능에 장기가 있는 주민들로선 다른 것보다 부담이 적어 비교적 활발하게 참여한다. 물론 ‘충성심’을 보여야 하는 사상의 문제라 결코 빠질 수 있는 형편은 아니다. 절대적으로 전원 참가가 원칙이지만, 부득이한 사정이 있을 경우 ‘충성의 자금’ 명목으로 5천원을 내고 빠지기도 한다. 형편이 정 안 되면 3천원을 바치는 경우도 있다.

이외에 이번 명절에도 어김없이 각 단위에서는 충성의 편지를 바쳤다. 해마다 설, 2․16절, 4․15절, 10․10절 등의 특수명절이면 각 단위에서는 충성의 편지를 바치게 되어있다. 각 공장, 기업소 등에서는 해당 단위 명의로 편지를 직접 올려야 한다. 이 때 전문적으로 자필 편지를 쓰는 사람들이 고정되어 있다. 그러나 쉽게 통과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시당에 꽤 많은 뇌물을 바치기도 한다. 최종적으로 시당 책임비서가 합격을 비준해주어야 편지를 바칠 수 있기 때문에 각 단위에서는 각별히 신경 쓰게 된다. 뇌물은 각 기업소나 단위의 사정에 따라 다른데, 함경북도의 궁심 탄광은 매해 명절마다 5-8톤을 바쳐왔다.

전국 각지의 거리에도 2․16을 경축하는 구호와 특간호들이 명절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길가나 공장, 기업소, 연구실, 사적관 정문 등에는 힘차게 표현한 당 선전화나 충성 그림들이 설치되었다. 동상 앞이나 시군 행정기관 등에는 김정일 최고지도자의 탄생을 축하하고, 건강을 기원하는 꽃바구니들이 놓였다. 한 겨울에 생화 구하기가 힘든 가운데서도 충성심을 나타내야 하는 의무감에 동상 앞에는 주민들이 바친 생화 경축 바구니들이 쌓였다.

■ 경제활동

전국 2·16 행사 준비로 분주

전국 2·16 행사 준비로 분주

지난 한 달 동안 평양시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는 2월 16일 행사준비로 분주했다. 전국의 공장, 기업소, 학교, 여맹 등 모든 단위들에서는 2·16 명절을 경축하기 위해 그동안 충성의 노래모임을 가져왔다. 충성의 노래 모임 참가단위는 각 구역별 경선을 벌이는데, 입선하면 충성심을 확실히 인정받게 된다. 그래서 각 단위에서는 노래 잘 하는 사람들을 조직해 한 달간 모든 업무를 전폐하고라도 필사적으로 준비한다. 예능에 장기가 있는 주민들로선 다른 것보다 부담이 적어 비교적 활발하게 참여한다. 물론 ‘충성심’을 보여야 하는 사상의 문제라 결코 빠질 수 있는 형편은 아니다. 절대적으로 전원 참가가 원칙이지만, 부득이한 사정이 있을 경우 ‘충성의 자금’ 명목으로 5천원을 내고 빠지기도 한다. 형편이 정 안 되면 3천원을 바치는 경우도 있다.

이외에 이번 명절에도 어김없이 각 단위에서는 충성의 편지를 바쳤다. 해마다 설, 2·16절, 4·15절, 10·10절 등의 특수명절이면 각 단위에서는 충성의 편지를 바치게 되어있다. 각 공장, 기업소 등에서는 해당 단위 명의로 편지를 직접 올려야 한다. 이 때 전문적으로 자필 편지를 쓰는 사람들이 고정되어 있다. 그러나 쉽게 통과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시당에 꽤 많은 뇌물을 바치기도 한다. 최종적으로 시당 책임비서가 합격을 비준해주어야 편지를 바칠 수 있기 때문에 각 단위에서는 각별히 신경 쓰게 된다. 뇌물은 각 기업소나 단위의 사정에 따라 다른데, 함경북도의 궁심 탄광은 매해 명절마다 5-8톤을 바쳐왔다.

전국 각지의 거리에도 2·16을 경축하는 구호와 특간호들이 명절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길가나 공장, 기업소, 연구실, 사적관 정문 등에는 힘차게 표현한 당 선전화나 충성 그림들이 설치되었다. 동상 앞이나 시군 행정기관 등에는 김정일 최고지도자의 탄생을 축하하고, 건강을 기원하는 꽃바구니들이 놓였다. 한 겨울에 생화 구하기가 힘든 가운데서도 충성심을 나타내야 하는 의무감에 동상 앞에는 주민들이 바친 생화 경축 바구니들이 쌓였다.

꽃 장사, 명절 특수로 함박웃음

꽃 장사, 명절 특수로 함박웃음

명절 특수를 맞아 꽃 장사들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모든 주민과 학생들이 충성심을 보이기 위해 꽃다발이나 꽃바구니를 바치는 게 의무가 되다보니, 이 기간에는 꽃을 파는 게 남는 장사가 된다. 이에 꽃 장사들은 ‘생화방’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생화 한 송이 당 5천원-8천 원씩 매우 높은 가격에 판다. 상인들에겐 이런 특수 명절이 돈 벌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이지만, 살림이 빠듯한 서민들로선 시름이 더욱 깊어질 따름이다. 그 돈이면 네 식구가 넉넉하지는 못해도 일주일가량 옥수수밥이라도 지어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특수명절이 상인에겐 함박웃음을 주지만, 대다수 일반 서민들에겐 걱정과 한숨을 안기고 있다.

한편 각 도, 시, 군에서는 김정일화 온실 사적관에 ‘충성의 자금’을 내도록 하고 있어 주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집단으로 하는 것은 물론, 개인들에게도 충성의 운동을 호소하며 돈을 내도록 권하고 있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충성, 충성 부르짖다 굶어죽게 생겼는데, 충성이 밥 먹여주느냐. 죽지 않고 살아남는 것도 대단한 충성이다”며 노골적으로 냉소를 짓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든 충성심을 표현해야 해서 돈 대신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된다. 노래에 자신 있는 주민들이 충성의 노래모임에 그나마 많이 참가하는 이유이다.

회령-청진 고개에서 또 대형 교통사고

회령-청진 고개에서 또 대형 교통사고

지난 1월 27일, 회령에서 청진으로 이동하던 48호 자동차가 전복되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주로 청진을 오가는 상인들이 많이 탑승해있었는데, 이번 사고로 13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하고, 4명은 병원이송 도중 사망했다. 나머지 22명은 현재 입원 치료 중이다. 35세의 한 여성은 이번 사고로 허리를 크게 다쳐 대소변을 받아내고 있는데, 고통이 극심한 나머지 자신을 죽여 달라고 애원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회령시 성천동의 한 56세 여성은 옥수수 가지고 장사 떠난 딸이 돌아오지 않아 애를 태우다, 척추가 부러져 들것에 실려 온 딸을 보고 충격 받아 실신해 딸과 함께 입원되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이번 사고로 순식간에 병원이 아수라장이 되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다행히 병원에 이송된 환자들은 응급치료를 받고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고질적인 의약품 부족과 막대한 치료비 때문에 정상적인 치료가 힘든 형편이다. 아직까지 교통사고에 대한 보상체계가 없어 치료비를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에 환자와 그 가족들은 막대한 치료비를 누가 감당할 수 있겠느냐며 해당기관에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에도 회령-청진 간 고갯길에서 내리막길을 달리던 차가 브레이크 고장으로 전복되었던 대형 사고가 있었다. 차량 노후화와 열악한 도로사정 등 안전장치 없는 교통 체계 속에 대형 사고의 위험이 늘 있기 때문에, 장사를 다녀야 하는 주민들은 “목숨 걸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뭐 없겠는가?” 묻고 있다.

위생통과증, 1장당 만원에 거래

위생통과증, 1장당 만원에 거래

성홍열과 홍역 등 전염병이 전국적으로 퍼진지도 벌써 수개월이 지났다. 북한 당국에서는 작년 하반기에 전염병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자 감염정도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통행금지령을 선포한 바 있다. 대신 부득이하게 외출을 하거나 이동을 해야 하는 사람에 한해 위생통과증을 발급해주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누구보다 장사하는 주민들이 위생통과증을 얻기 위해 필사적이다. 이들은 의사들이 확인 도장을 찍어주기 때문에, 의사에게 돈을 건네고 위생통과증을 손에 넣는다. 보통 한 장당 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환자 치료나 약품 장사로 돈벌이가 시원찮은 의사들 입장에서도 이 거래는 호기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일부 의사들 중에는 돈벌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구매자를 찾아나서는 경우도 있다.

한편 함경도 전역을 휩쓸고 있는 성홍열과 홍역 때문에 어린이 피해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함경북도는 홍역이, 함경남도는 성홍열이 지역마다 빠르게 퍼지면서 병원마다 전염병 환자와 그 가족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으나 약품 부족으로 되돌아서는 경우도 여전히 많다. 환자의 대부분은 0세에서 10세 미만의 영유아와 어린이들로, 처음 이틀 동안은 고열과 피부 두드러기 등으로 고생하다가 시일이 지나면서 제때 치료받지 못해 일부 시각장애와 청각장애로 이어지기도 한다.

가계 세금부담 가중

가계 세금부담 가중

전국 각 도, 시, 군마다 지도통제 체제의 말단조직인 동사무소의 기율이 한층 강화되면서 주민들의 각종 세금부담도 커지고 있다. 물론 공식적인 세금은 아니지만 통상적으로 행정기관에 바쳐야 하는 돈이나 벌금 등이 주민들에겐 일종의 세금처럼 인식되고 있다.

세금처럼 인식되고 있는 것 중에는 주로 사상활동 불참에 따른 벌금이 많다. 여맹원들의 경우 매주 1회 학습에 이유불문 전원참석해야 하는데, 빠지려면 벌금 5천원을 내야한다. 그 밖에 소속단체의 공동행사 불참시 1천원-5천원, 충성의 노래모임처럼 특수명절 준비행사 불참시 5천원-7천원, 그 외 각종 건설장 지원사업, 군부대 지원사업, 철도지원, 농촌지원, 국토지원 등 각종 노동력 지원 불참시 한 세대당 최소 3만원 내지 5만원 상당을 내야 한다. 일반 생산 노동자가 벌어들이는 1년 수입으로는 턱없이 모자를 수밖에 없다. 부양가족이 장사를 하면 그나마 괜찮지만, 그도 못하면 할 수 없이 몸으로 직접 때워야 한다. 함흥의 한 노동자는 지난 6개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만 출근을 했는데도 이런 저런 세금을 제하고 나니 오히려 2백원의 빚을 지었다고 한다. 더구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불참이 많아 어쩔 수 없이 빚을 지는 가정이 생겨나자, “당이 인민을 잘 살라고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세금 장사로 돈 벌려는 게 아니냐”며 눈총을 보내는 주민들이 많다.

무분별한 산짐승 사냥으로 멸종 위기

무분별한 산짐승 사냥으로 멸종 위기

계속되는 경제난 속에 사람뿐만 아니라 산짐승들도 수난 시대를 겪고 있다. 각종 산불사고와 뙈기밭 개간 등으로 산이 벌거숭이가 되고, 황폐화되어 산짐승들이 오갈 데가 없다. 게다가 산짐승을 잡아 팔아넘기려는 주민들의 덫과 극약 등으로 목숨 부지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주로 림산사업소의 벌목공들이나 군인들이 사냥을 많이 한다. 야생동물들이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야산에 내려오거나 도로와 마을까지 내려왔다가는 당장 사람들 손에 잡히기 일쑤다. 국가에서 보호동물로 지정한 노루, 사슴, 꿩 등도 특별한 보호조처 없이 무리죽음을 당해 멸종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당국에서는 사냥하다 현행으로 적발되면 노동단련대형 또는 교화형을 선고하는 등 강도 높은 처벌을 내리지만, 당장 먹을 것을 해결해야하는 사람들이 이를 지키기는 어렵다. 이에 대해 림산사업소의 한 벌목공은 “사람도 못사는 판국에 무슨 동물 보호냐, 정말 보호하고 싶으면 사람이 먼저 먹고 살 수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 여성/어린이/교육

회령시, 인신매매범 공개재판 실시

회령시, 인신매매범 공개재판 실시

지난 2월 7일, 함경북도 회령시는 탄광문화회관에서 인신매매범들을 군중 앞에서 공개 재판했다. 인신매매 횟수가 많은 4명은 교화형 15년, 나머지 10명은 노동단련대 5년형의 판결을 내렸다. 그 가족들은 산골 지역으로 추방되었다. 공개 재판을 지켜보던 한 주민은 이번 재판이 그동안 해 온 재판과 별 다를 바 없이 일벌백계식 재판이라고 했다. 불법 도강자, 도강 시도자, 전과자 등에 대한 사전 경고라는 것이다. 어떤 주민은 혹시 탈북을 준비하던 사람들은 뜨끔했을 거라며, 이번 재판은 사실상 그런 사람들을 겨냥한 게 아니겠느냐는 견해를 보였다. 아직 안 나간 사람들 중에 탈북하려고 마음먹은 사람들은 아무래도 주춤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것이다.

이렇듯 계속 엄격히 진행되는 단속과 검열, 공개 재판 등으로 회령시 전체가 얼어붙은 분위기이다. 하룻밤 자고 나면 아는 사람이 한국이나 중국 가려다 붙잡혔다는 소식, 누구는 교화형 받고, 누구 가족은 통제구역에 들어갔다는 소식 등을 수시로 보고 듣고 있어 공포감을 느끼는 주민들이 많다. 회령시 주민들은 내일 또 누가 군중심판대에 올라설지, 또 어떤 무서운 일이 벌어질지 몰라 조마조마해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한편 회령에서 나가고 들어오는 길목마다 단속 초소가 많아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단속 규정도 단속하는 사람들 마음대로라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 지 모르겠다며 한숨 쉬는 사람들이 많다. 뇌물을 건네는 것도 한 두 번이지 매번 다른 사람에게 오갈 때마다 사례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해도 해도 너무하지 않느냐는 원망이 늘고 있다. 단속의 원래 목적이 뭔지 모르겠지만 결국 백성들만 괴롭히는 게 아니냐고 냉소하는 주민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