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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188호

■ 시선집중

비료 단속원이 빼앗은 비료로 장사

7월 중순 한창 옥수수 이삭에 비료를 주는 시기가 되면서 비료 값이 눈에 띄게 올랐다. 1kg에 1,100원씩 하던 것이 이제는 1,400원한다. 개인들이 사사로이 비료를 사고팔지 못하도록 통제되고 있으나, 올해는 소토지 농사에 목숨이 달려있다며 악착같이 비료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각 지역에서는 단속원들이 비료 판매를 발견하는 즉시 비료를 회수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단속원들이 회수된 비료를 자신의 개인 장사에 빼돌리는 것으로 알려져 비료를 뺏긴 주민들이 분개하고 있다.

농약뿌린 뒤 농작물 피해, 아직 원인규명 못해

황해남도 신천군 명석리의 각 농장들에서는 올해 유독 병충해 피해가 심하다. 후불로 살충제를 구입해 농약을 뿌렸는데, 며칠 뒤 농약을 뿌린 곳의 벼가 모두 샛노랗게 변색돼 죽고 말았다. 신천군에서는 농약을 생산한 평성 과학원 미생물연구소에 연락해 원인을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조사 성원이 파견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에 농장원들과 리당에서는 벼가 죽어가는 것을 그저 눈만 빤히 뜬 채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다.

■ 경제활동

라남구역 탄광 기계공장 노동자들 부업 농사일

함경북도 청진시 라남구역 탄광 기계공장에서는 아직까지 식량배급을 하지 못하고 있다. 대신 직장별로 노동자 인원수에 따라 콩밭을 할당해주고 농작물을 가꿔 가을에 생산수량만큼 배급을 주겠다고 했다. 작년에는 한 달 배급으로 1인당 콩 10kg을 줬다. 콩밭 김매기 작업에 동원된 노동자들은 현재 10여명 안팎이다. 나머지 노동자들은 무단결근을 하거나, 얼마간 수입금을 바치고 낙지삯벌이에 나가고 있다.

농사일 하는 군당 간부 가족들에 “눈 가리고 아웅 하지 말라”

함경북도 길주군의 공장, 기업소 노동자들은 “우리를 꼭 교화소나 단련대에 있는 죄수들 부려먹듯 한다”고 공공연히 불만을 터뜨린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당장 먹을 끼니를 확보하지 못할 정도로 아무 보수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공장 지배인이나 당비서, 군당 간부들은 너나없이 먹을 걱정 없이 잘 살고 있는 모습이니, 노동자들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김종화(51세)씨는 “하도 눈총을 받으니까 자기들도 신경이 쓰였는지, 옛날에 군당 일군들의 여자들을 모아 군당작업반이라는 것을 만들었는데 이게 다 평백성과 같이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던 거다. 자기네들은 먹고 살만하니까 굳이 가족작업반에 나오지도 않았는데 요즘에는 농사를 짓는 여자들이 많이 늘어났다. 그런데 이건 다 눈가림하기 위한 가면이다. 거기서 생산된 남새(채소)와 식량, 돼지고기, 염소젖 뭐 할 것 없이 다 자기네들끼리만 공급해 소비하고 있다. 자기들이 지어서 어디다 뭐 바칠 것 하나 없이 다 자기들이 먹는데, 뭐가 평백성이랑 똑같다는 거냐. 눈 가리고 아웅 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회령 인계리 농장 농민들 소작생활

함경북도 회령시 인계리 농장의 많은 농민들은 올해 일찌감치 식량이 떨어지자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 대신 잘 사는 집에 가서 소토지 농사를 해주고 하루 두 끼니를 그 집에서 얻어먹고, 통옥수수 2kg를 받아 목숨을 연명하는 세대가 많다. 학포 농장에서도 식량이 없어 이렇게 소작농 생활을 하는 농민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전국에서 평양과 개성 다음으로 거의 유일하게 배급을 받는 회령시라해도 농촌 마을의 식량 사정은 어려운 형편이다.

의주군 농장원들, 점심 먹으러 출근

평안북도 의주군 서호리 농장원들은 점심에 나오는 옥수수 국수를 얻어먹으려고 출근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이곳도 올봄에는 식량이 없어 무단결근하는 농민들이 많았다. 결근하는 농민들이 너무 많아 농사 일이 진척이 안 되자, 농장 측에서는 점심 한 끼니를 옥수수국수로 공급해주기 시작했다. 집에 있어봤자 풀죽 먹기도 힘든 실정이라, 옥수수국수를 얻어먹기 위해서라도 출근하는 농민들이 많아졌다. 농민들은 기운이 없어 일은 잘 못해도, 점심 얻어먹는 재미에 출근한다며 만약 점심을 주지 않으면 안 나올 것이라고 말한다.

비료 단속원이 빼앗은 비료로 장사

7월 중순 한창 옥수수 이삭에 비료를 주는 시기가 되면서 비료 값이 눈에 띄게 올랐다. 1kg에 1,100원씩 하던 것이 이제는 1,400원한다. 개인들이 사사로이 비료를 사고팔지 못하도록 통제되고 있으나, 올해는 소토지 농사에 목숨이 달려있다며 악착같이 비료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각 지역에서는 단속원들이 비료 판매를 발견하는 즉시 비료를 회수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단속원들이 회수된 비료를 자신의 개인 장사에 빼돌리는 것으로 알려져 비료를 뺏긴 주민들이 분개하고 있다.

농약뿌린 뒤 농작물 피해, 아직 원인규명 못해

황해남도 신천군 명석리의 각 농장들에서는 올해 유독 병충해 피해가 심하다. 후불로 살충제를 구입해 농약을 뿌렸는데, 며칠 뒤 농약을 뿌린 곳의 벼가 모두 샛노랗게 변색돼 죽고 말았다. 신천군에서는 농약을 생산한 평성 과학원 미생물연구소에 연락해 원인을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조사 성원이 파견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에 농장원들과 리당에서는 벼가 죽어가는 것을 그저 눈만 빤히 뜬 채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다.

남포 주둔 훈련소 묵지가루밥 급식

평안남도 남포시 항구구역 도지리에 주둔한 91훈련소에서는 옥수수 겨가 30% 섞인 묵지가루밥과 소금국, 염장 배추로 급식하고 있다. 아침과 저녁 하루 두 끼를 이렇게 먹으니 사병들은 배가 고파 탱크 수리할 기운도 없다고 하소연한다.

농사 동원 취소에 일제히 환호, 명절 분위기

지난 7월 18일 아침, 함경북도 무산군 역에는 40리 밖에 있는 농촌마을에 김매기와 풀 베는 일에 동원돼 가는 노동자와 녀맹원, 그리고 학생 수백명이 기차가 떠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때마침 정전이라 기차가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오늘 비라도 콱 내렸으면 좋겠다”는 얘기들을 주고받고 있었다. 모인 사람들은 기다리는 동안 “아직 10시도 안됐는데 벌써 배고프다”, “정전이 온 하루 계속됐으면 속이 시원하겠다”는 등의 말들을 나누었다. 그렇게 오전이 다가고 낮 12시쯤 되자, 한 간부가 나와 오늘 동원 노동을 취소한다고 알렸다. 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급속히 번지기 시작하더니, 여기저기서 만세를 부르고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몇몇 학생들은 신나서 춤동작까지 선보였다. 역에서 나가는 사람들마다 밝은 얼굴로 웃고 떠들며 환호했는데 흡사 명절분위기였다. 이에 주민들은 “일 년 중에 이처럼 경사스러운 일은 몇 번 볼 수 없는 일”이라며 모두들 농사동원에 하루 안 나게 된 것을 최고로 기쁜 일로 꼽으며 모처럼 환한 얼굴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