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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233호

■ 시선집중

개성공단 제외한 개성주민들, 식량 부족 심각

개성 주민들의 식량 부족 상황이 심각하다. 이 곳 주민들은 “개성 공업 지구(개성공단)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들만 제외하고는 주민들의 식량 사정이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고 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나마 농촌 마을은 농작물을 직접 다루기 때문에 죽이라도 먹을 수 있지만, 돌밖에 없고 인구가 밀집돼 있는 광산 마을의 경우, 외부에서 식량이 지원되지 않으면 도저히 식량을 구할 수가 없는 상태다. 삼봉리와 화곡리는 광산 마을인데, 이곳 주민들은 현재 약간의 통옥수수 몇 알로 힘들게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평양의 모범노동자들도 지방으로 장사 다녀

9월에 평양시 각 구역에서는 약 10일 분량의 식량을 배급했다. 중심 구역에서는 최소 6개월 정도의 식량을 축적하고 살기 때문에 큰 타격이 없지만, 주변구역 주민들은 10일 분량을 30일로 쪼개 먹어야 해서 애로가 크다. 그래서 주변구역에 사는 일부 가난한 주민들은 지방 주민들보다도 더 어려운 형편이다. 장사 나이 제한이 어느 지역보다 엄격하게 이뤄지고 있어서 직장에서 배급과 임금을 받지 못하는 주민들은 생계가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평소 직장에서 모범로동자로 칭송받거나 인정받은 노동자들도 올해는 출근을 하지 않고, 지방으로 장사를 다니는 경우가 많다. 비교적 가까운 평성시장에 다니는데, 혼자 장사 다니는 사람도 있지만 대체로 친한 사람 서너 명이 동업 형식으로 돈을 모아 차를 빌려 타고 이 지역, 저 지역을 다니며 장사를 하기도 한다.

한편 평양시에서는 가을 농촌 동원을 맞아 55세 이상만 장사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시장마다 매일 관리원들과 보안원들이 신분증과 공민증을 점검하고 있다. 농촌동원 일을 마치고 돌아온 주민들이 시장에 가더라도 주로 식료품 매대만 북적거리고, 의류, 잡화 등의 매대는 비교적 한산한 편이다.

■ 경제활동

내년 쌀값이 5천원 넘을 거라는 소문에 뒤숭숭

황해북도 가을걷이 농촌동원에 나선 녀맹원들 사이에 ‘금년 농사가 잘 안되어 내년에는 옥수수값이 3천원, 쌀값이 5천원을 넘을 것’이라는 소문이 크게 돌고 있다. 하루하루 힘들게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여성들은 이 같은 소문에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사리원에 사는 김금단(34세)씨는 “아직은 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하면서도 “만약 그렇게 된다면 내년에는 도저히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올해 풀죽으로 버티느라 진이 다 빠졌는데, 내년에 더 힘들어지면 정말 죽는 길밖에 없다”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송화자(41세)씨도 “국가에서 내라는 것과 거둬가는 돈들도 마련하기 힘든데, 식량가격이 더 오르면 더는 살길이 없다. 죽기 전에 무슨 짓을 해서라도 자식들에게 쌀밥 한 번 먹여보고 죽고 싶다. 위쪽 사람들은 중국으로도 많이 넘어간다는데, 중국에서 일하면 일하는 만큼 돈도 차려진다고 하니 얼마나 좋겠는가?”라며 중국에 간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개성공단 제외한 개성주민들, 식량 부족 심각

개성 주민들의 식량 부족 상황이 심각하다. 이 곳 주민들은 “개성 공업 지구(개성공단)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들만 제외하고는 주민들의 식량 사정이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고 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나마 농촌 마을은 농작물을 직접 다루기 때문에 죽이라도 먹을 수 있지만, 돌밖에 없고 인구가 밀집돼 있는 광산 마을의 경우, 외부에서 식량이 지원되지 않으면 도저히 식량을 구할 수가 없는 상태다. 삼봉리와 화곡리는 광산 마을인데, 이곳 주민들은 현재 약간의 통옥수수 몇 알로 힘들게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평양의 모범노동자들도 지방으로 장사 다녀

9월에 평양시 각 구역에서는 약 10일 분량의 식량을 배급했다. 중심 구역에서는 최소 6개월 정도의 식량을 축적하고 살기 때문에 큰 타격이 없지만, 주변구역 주민들은 10일 분량을 30일로 쪼개 먹어야 해서 애로가 크다. 그래서 주변구역에 사는 일부 가난한 주민들은 지방 주민들보다도 더 어려운 형편이다. 장사 나이 제한이 어느 지역보다 엄격하게 이뤄지고 있어서 직장에서 배급과 임금을 받지 못하는 주민들은 생계가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평소 직장에서 모범로동자로 칭송받거나 인정받은 노동자들도 올해는 출근을 하지 않고, 지방으로 장사를 다니는 경우가 많다. 비교적 가까운 평성시장에 다니는데, 혼자 장사 다니는 사람도 있지만 대체로 친한 사람 서너 명이 동업 형식으로 돈을 모아 차를 빌려 타고 이 지역, 저 지역을 다니며 장사를 하기도 한다.

한편 평양시에서는 가을 농촌 동원을 맞아 55세 이상만 장사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시장마다 매일 관리원들과 보안원들이 신분증과 공민증을 점검하고 있다. 농촌동원 일을 마치고 돌아온 주민들이 시장에 가더라도 주로 식료품 매대만 북적거리고, 의류, 잡화 등의 매대는 비교적 한산한 편이다.

“영예군인 우대해주라고 말만 하지 말라”

함경북도 김책시에는 영예군인들을 고용한 공장이 있다. 군복무 중 사고나 부주의로 신체장애를 가진 군인들이 모여 일하는 공장인데, 올해 배급이 없어 이들 영예군인 노동자들이 매우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가을 추수기에도 먹을 것이 없다며 출근하지 않는 노동자들이 많다.

이에 일부 영예군인들은 시당에 식량을 요청하는 서신을 올리기도 했는데, 거기 대해 시당에서는 공장 측에게 “첫째가는 우대를 영예군인들에게 해주라”고 요구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아무런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영예군인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리석중(41세)씨는 “시 간부들이 인식을 바로 세우고 영예군인들이 식량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신경써줘야 하는데, 자기들 먹는 것만 신경 쓴다”고 비판했다. “아무리 시당에 여러 번 신소해도 한 번도 안 들어준다. 영예군인 우대해주라고 말만 하지 말고 우리에게 먹을 것을 달라. 조국을 위해 일하다가 불구가 된 우리들을 당에서 돌봐주지 않으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느냐? 너무도 막막하고 울분이 생겨서 우리끼리 모여서 통곡한 적도 있다”며 시당의 지원을 애타게 호소했다.

김책제철소 10월 상순 배급 완료

함경북도 청진시 김책제철소에서는 농장에서 옥수수를 넘겨받아 각 직장별로 15일 분량을 배급해 사실상 10월 상순에 배급을 완료했다. 그러나 일부 직장에서는 옥수수 이삭이 모자라 수량이 정확히 분배되지 못했다.

직장별로 옥수수밭의 면적 대비 수확량, 그리고 직장 로동자의 총 인원 수와 그 가족구성원 수 등을 고려한 배급량의 계산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넘겨받을 수량에 비해 농장에서 넘겨준 수량이 적어 부족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렇듯 부족하게 받은 직장의 노동자들은 불만이 많지만 배급을 제 수량대로 받은 노동자들은 비교적 만족스러워하는 분위기다.

■ 논평

북미 관계의 새로운 전환을 기대하며

미국이 20여년 만에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두고 국내외에서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핵 문제의 원칙을 미국 스스로 파기했다느니, 미국이 지나치게 양보했다느니, 북한의 벼랑 끝 외교전술에 미국이 굴복했다느니 하는 비난 여론도 거세다. 이란 등의 국가에 나쁜 외교적 선례를 남기게 됐다는 우려도 있고 한반도 문제에서 남한 정부의 영향력 상실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사실은 6자회담에서 합의한, 그리고 북?미간에 합의한 대로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 미국이 합의사항을 이행한 것일 뿐이다. 미국의 지나친 양보도, 또한 미국의 굴복도 아니다.

그러므로 어떤 정치적인 입장을 가지고 너무 확대해석하거나 아전인수 격으로 곡해해서는 안 된다. 사실 북미 양국은 지난 3년 동안 때론 살얼음 위를 걷듯이, 때론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안개 속을 걷듯이 온갖 우여곡절 끝에 여기까지 도달했다. 그것만으로도 가히 기적이라고 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누가 승리했고 누가 굴복했다는 시각은 편협한 지적일 뿐이다.

전혀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원색적인 폭언으로 외교적 결례도 서슴지 않던 양국이 대화를 하고 있는 것만도 큰 진전이다. 북한의 미사일과 핵실험은 물론 미 정부 일각의 물리력을 동원한 정권 교체 발언조차도 한반도의 전쟁 위기를 고조시켰고 많은 사람들의 불안감을 부추겼다. 그랬던 양국이 오늘까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가 아닌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도출해 가고 있는 것이다. 상호 적대적인 대결 구도로는 결코 동북아의 평화를 가져올 수 없음에 대한 자각이 오늘의 합의를 만들어 냈다. 그런 면에서 미국의 이번 테러지원국 해제 조치는 양국이 서로 신뢰를 쌓아가는 데 큰 진전이라 할만하다.

아직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많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북미 양국은 보다 성숙한 자세로 비핵화, 평화정착, 관계정상화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행동 대 행동’의 원칙 아래, 6자회담의 틀 속에서 합의된 사항을 하나둘씩 이행해 나가야 한다. 우리가 관심을 쏟아야 할 문제는 북핵 만이 아니라 식량난 해결, 대북 지원, 교류 협력, 인권 개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해있다.

새로운 북미 관계의 전환에 이어 국제사회 무대에 등장하게 될 북한이 과연 어떤 행보로 나올 것인지, 테러지원국 해제가 북한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가져다 줄 것이며 나아가 동북아 정세에 어떤 작용을 일으킬 것인지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 북한은 자국 내 산적한 문제들의 모든 책임을 외부에 전가해왔다. 이제 공은 북한에게로 넘어갔다. 북한은 좀 더 유연하면서도 책임감 있는 자세로 국제 사회에 나오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