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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238호

■ 논평

군량미 확보 위해 농민 희생 강요해선 안 된다

가을 수확이 한창인 북한 농촌에서 벌써부터 내년 식량 부족을 걱정하는 한숨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식량 생산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 속에 군량미와 농민들의 분배 몫 사이에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군량미를 올리자니 농민에게 돌아갈 몫이 줄어들고, 농민들의 분배 몫을 최소한이나마 확보하자니 가뜩이나 부족한 군량미를 더 줄여야 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중앙당에서는 군량미와 비축미 부족의 이유를 들어 농민 분배량을 3~5개월 분량으로 줄이고 나머지는 군량미로 확보하라는 지시를 하달했다. 이 같은 방침은 힘없는 농민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 매우 우려스럽다. 실례로 함주군의 농장 간부는 실적 경쟁이라도 하듯 필요 이상으로 군량미를 바치겠다고 해 농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작년에도 전국의 많은 농장들이 농민들에게 분배량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했다. 평안북도 박천군에서는 겨우 2개월 분량만 분배한 농장들이 많았다. 그 여파로 올 봄 파종기에 농민들이 기아에 허덕이며 농사일에 나서지 못했다. 농민들은 농사일 대신 산으로 들로 풀을 뜯으러 다니며 봄부터 풀죽으로 연명해왔다. 급기야 황해도의 여러 농장에서는 아사자가 많이 발생하기도 했다. 올해 농민들은 그 어느 계층보다 심각한 식량난 속에 가까스로 생존해왔다.

그런데 이번 중앙당의 방침은 북한 농민들에게 또 다시 최소 3개월 분량으로 1년을 살아남으라는 소리나 다름없다. 풀죽으로 고통스럽게 연명해온 농민들에게 내년에도 이렇게 살라는 것은 너무도 가혹하다. 일부 농장 간부들이 군량미를 거두라는 지시가 내려지기 전에 미리 농민들에게 분배한 것은 이런 염려 때문이었다. 이를 두고 당의 방침에 반대하는 정치적 행위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농민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당의 방침이 오히려 군민일치의 미풍양속을 훼손시키는 것이다.

군량미는 식량 여유분이 생기면 수시로 보충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을에 1년 치의 식량을 분배받아야 하는 농민들은 이 시기를 놓치면 식량을 보충할 기회가 없다. 또 대부분 농민들은 장사에 나서기도 어렵고, 교통이 불편하고 마땅한 운송수단이 없어 외부의 식량 지원 접근도도 낮은 편이다.

물론 군부대의 식량 상황도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잘 안다. 그러나 농촌 세대의 식량을 우선 해결해야 북한 당국이 강조하는 ‘먹는 문제 해결’도 가능하다. 올 봄처럼 농민들이 굶주림에 농사일을 하지 못하면 내년 수확기 식량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 정부는 식량의 절대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식량 수입량을 늘리는 동시에 보다 적극적으로 외부에 지원을 요청하는 방안을 고려하기 바란다.

■ 시선집중

군량미 확보방침에 농민들 아연실색

황해북도 사리원시의 농촌경영위원회는 올해 농사 수확량 중에서 군량미를 우선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농민들의 분배량을 줄이라는 중앙당의 방침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려다 보류했다.

농민들이 지은 알곡을 군량미로 바치면, 농민들이 먹을 것이 없어 일하러 나오지 못했던 올해처럼, 내년에도 일하러 나오지 않고 일을 시킬 수도 없다며, 방침을 재고해달라고 도당에 요청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 문제를 제기하려고 했던 간부는 당의 방침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조직부 비판 검토에 넘겨졌다. 주위에서는 조직부 비판에 넘겨진 이상 해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장 간부들은 이번 방침이 얼마나 농민들에게 치명적인지 잘 알고 있기에 방침을 듣자마자 모두들 아연실색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당의 방침을 거역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침묵하고 있다. 농민들은 올해 분배를 못 받으면 내년에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아득하다며 시름이 깊다.

“농민 분배 덜 주더라도 군량미부터 확보하라”

지난 10월 9일, 중앙당에서는 농업성으로부터 올해의 작황상황을 구체적으로 전해들은 뒤 인민무력부 후방총국 산하 후방일꾼들에게 군단별로 필요한 식량이 얼마인지 물었다. 후방부 일꾼들이 올해 비축미를 만들 형편이 못된다고 전하자 새로운 방침을 내렸다.

중앙당에서는 각 시·군에 “올해 전국 각지의 농촌부문에서 농민들에게 결산 분배할 때 1년 식량에서 3-5개월 분량만 분배해주고, 나머지는 군량미로 거두라. 당원들이 기본 핵심이 되어 군량미를 바치는데 앞장을 서야 한다”고 지시했다.

■ 경제활동

제대군인들 군관집까지라도 털어 귀향준비

제대하는 군인들은 집에 빈손으로 돌아갈 수 없어 뭐라도 꼭 훔쳐가려고 기를 쓴다. 그나마 호위국에서 제대한 군인들은 집에 돌아갈 때 현미 2kg에 건빵 1kg씩 받아가지만, 대부분의 다른 부대는 일체 어떤 것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제대군인들은 인근 마을 주민들의 집을 터는 것은 물론, 간혹 군관들의 집을 터는 경우도 많다.

강원도에서 군 생활을 했던 장철호(28세)씨는 “10년 복무 끝에 뭐라도 챙겨가려면 자기 직속상관의 집이라도 털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병사들이 많다”고 요즘 부대 분위기를 전했다.

군량미 확보방침에 농민들 아연실색

황해북도 사리원시의 농촌경영위원회는 올해 농사 수확량 중에서 군량미를 우선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농민들의 분배량을 줄이라는 중앙당의 방침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려다 보류했다.

농민들이 지은 알곡을 군량미로 바치면, 농민들이 먹을 것이 없어 일하러 나오지 못했던 올해처럼, 내년에도 일하러 나오지 않고 일을 시킬 수도 없다며, 방침을 재고해달라고 도당에 요청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 문제를 제기하려고 했던 간부는 당의 방침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조직부 비판 검토에 넘겨졌다. 주위에서는 조직부 비판에 넘겨진 이상 해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장 간부들은 이번 방침이 얼마나 농민들에게 치명적인지 잘 알고 있기에 방침을 듣자마자 모두들 아연실색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당의 방침을 거역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침묵하고 있다. 농민들은 올해 분배를 못 받으면 내년에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아득하다며 시름이 깊다.

“농민 분배 덜 주더라도 군량미부터 확보하라”

지난 10월 9일, 중앙당에서는 농업성으로부터 올해의 작황상황을 구체적으로 전해들은 뒤 인민무력부 후방총국 산하 후방일꾼들에게 군단별로 필요한 식량이 얼마인지 물었다. 후방부 일꾼들이 올해 비축미를 만들 형편이 못된다고 전하자 새로운 방침을 내렸다.

중앙당에서는 각 시·군에 “올해 전국 각지의 농촌부문에서 농민들에게 결산 분배할 때 1년 식량에서 3-5개월 분량만 분배해주고, 나머지는 군량미로 거두라. 당원들이 기본 핵심이 되어 군량미를 바치는데 앞장을 서야 한다”고 지시했다.

남포 주둔 부대의 제대군인들 도중 식사 마련도 못해

지난 9월말부터 10월 초순까지 평안남도 남포시에 주둔하고 있는 10군단 경보대대와 보병 구분대에서 제대된 군인들은 집으로 돌아가는 당일에도 배급을 타가지 못했다. 제대증명서를 받고 집에 돌아가는 군인들이 여정 중간에 먹을 ‘도중 식사’도 없었다. 제대군인들은 “그동안 나라 위해 열심히 일했는데 가는 날까지 어떻게 밥 한 그릇도 못 주느냐”며 서운해 했다.

군량미 200톤 낸다는 말에 농민들 경악

올해부터 함경남도 지역의 각 농장들은 군량미를 100톤 이상 바치게 됐다. 그런데 함주군의 한 농장에서는 농장관리위원장이 200톤을 내겠다고 자진해서 결의하는 바람에 농장원들이 경악했다. 군량미를 내고 남은 수확량에서 분배를 받아야 하는 농민들로선 마른하늘의 날벼락 같은 소식이나 마찬가지였다.

농민들은 직설적으로 관리위원장을 욕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에 대해 관리위원장은 위에서 시키는 일이라 자기도 어쩔 수 없다며 발뺌할 뿐 물러서지 않아 계속해서 주민들의 노여움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