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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323호

■ 시선집중

화성군 정치범관리소 직원 자녀 2명 신종독감

함경북도 화성군 정치범관리소 직원의 자녀 2명이 신종독감에 걸린 것으로 확인된 뒤, 12월 28일부터 교화소 통행이 모두 엄격히 통제됐다. 교화소를 관리하는 보위부원들이 공무 집행으로 외부에 출장을 나가야 할 때도 매우 긴급한 상황에서만 출입증을 발급해주고 있다. 관리소의 한 책임자는 “죄인들 중에 신종독감이 발생하면, 국가 보위부 후방시설을 보장하는데 손실을 볼 수가 있어 큰 주의를 돌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전염병을 경계하는 이유가 병에 걸려 죽을 죄수들 걱정 때문이라기보다는, 죄수들이 하고 있는 일을 대신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국 대학교, 9일부터 개학

전국 도당 교육부에서는 신종독감으로 조기방학을 실시한 이후 신년 들어 개학 일정을 조절하고 있다. 평안북도 관내 대학교, 전문학교의 경우 신종독감 방학을 오는 1월 7일까지 실시하고, 8일에 학생들을 불러들인 뒤 9일부터 수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중학교와 소학교는 신종독감 기세에 따라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오는 27일 즈음에 개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일을 두고 지켜보아 더 퍼지지 않으면 예정대로 개학하고, 잠잠해질 기세가 보이지 않으면 다시 방학일정을 조정하기로 했다.

한국 지원의약품, 평양 공급도 모자라

한국에서 지원된 신종독감 치료약품이 대부분 평양에 공급되고 있는 가운데, 평양에서도 병이 창궐한 지역에만 우선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간부는, 지방에까지 돌아갈 만큼 의약품 사정이 넉넉한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지방에 내려간 의약품들도 일단 도당 간부를 비롯한 일군들에게 먼저 내려가 일반 주민들에겐 아직까지 공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방에서는 신종독감이 퍼지는 기세에 비해 의약품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게다가 화폐 교환 이후 중국과의 무역이 모두 중지된 상태나 마찬가지여서, 평안북도 신의주처럼 독감이 창궐한 지역 병원에서는 포도당, 식염수 같은 액체 한 방울도 구하기 어려운 상태로 알려졌다.

평양, 신종독감 확산추세

평양의 한 의료일군은 신종독감이 평양에서만도 계속 확산추세에 있다고 밝혔다. 탁아소와 유치원 등의 운영이 일체 중단돼 부부가 모두 출근하는 집에서는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전전긍긍하는 상황이다. 이미 격리됐던 탁아소와 유치원에서는 어린이 사망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요즘 날씨가 추워지면서 유행독감까지 겹쳐 치료에 더욱 애를 먹고 있다. 이에 의료일군은 “우리 자체로는 막기가 점점 더 바빠지고 있다. 어디서든 더 적극적이고, 대량적인 지원을 해주어 애매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구해주면 좋겠다”고 소망을 피력했다.

■ 논평

북한 신종 독감 확산 막을 추가 지원 필요하다

지난 11월부터 신의주와 평양 등지에서 발발한 신종 독감이 현재 날씨가 추워지면서 확산 추세라고 한다. 특히 평양에서의 기세가 누그러질 기미를 안 보이는데, 탁아소와 유치원 등은 일체 운영이 중단되고, 기존 격리된 어린이들 가운데 사망자 발생이 끊이지 않는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신종 독감의 경우, 북한 당국으로선 여느 때보다 신속히 대처한 것이 사실이다. 국제사회에 확진자 발생을 인정하고, 남한의 의약품 지원을 즉각 받아들인 것이다. 또 환자들을 가장 치료가 시급한 11호 대상으로 규정하여 확산과 예방에 국가적 역량을 기울일 수 있게 조치한 것도 평가할 만하다.

이렇게 국가적으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제반 의료 여건이 열악한 편이어서 예방 효과는 적고 확산을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온갖 시설과 의료진이 동원되는 선진국이나 나름대로 대처해 온 남한과 비교해 본다면 북한이 입을 피해는 훨씬 더 심각할 것이다.

얼마 전 남한 정부는 인도적 차원에서 50만 명분의 치료약을 지원했다. 그러나 평양에서 창궐 지역의 발병 환자가 너무 많아 확산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 한다. 그러다보니 지방의 환자는 치료약을 구경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나름대로 북한에서 국가적 지원이 우선되는 평양조차 약품이 부족하다고 할 정도면 지방은 더더욱 힘겨운 상황에 봉착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북한은 신종독감의 위험성을 고려해, 피해와 확산 실태를 사실대로 알리고 국제 사회에 지원을 요청하기 바란다. 또 남한 정부에도 50만 명분 의약품이 분배된 과정을 좀 더 상세히 보고하고 협조를 요청한다면, 더 많은 추가 지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국제사회와 남한 정부는 북한의 요청에 신속히 응답하길 바란다. 북한 정부의 협조 아래, 피해가 심각한 지역이나 계층 및 집단에게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방식도 필요하다. 나아가 백신 이외의 기초 의약품이나 위생 설비들도 충분히 지원돼 지방까지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새해 벽두부터 들리는 가슴 아픈 소식이지만 오히려 희망찬 남북 관계로 발전해 나가는 디딤돌로 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