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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342호

■ 시선집중

굶주림에 뿔난 여성들,“농촌 총동원도 먹어야 나가지…”

한창 모내기를 하는 농촌 총동원 기간이지만, 여기저기 들리는 것은 배고파서 일하러 못나가겠다는 소리뿐이다. 함경남도 고원군에서는 6월 현재, 집에 먹을 것이 떨어져 일하러 나가지 못하는 세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군당 일군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5월 사이에 굶주려 죽은 사람들은 대부분 일나가지 못한 이 세대들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평안남도 순천시에서는 동원 대상인 녀맹원들이 대거 결근하자 사상사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별 소용이 없다. 당장 “농촌 총동원도 먹어야 나가지”라는 대답이 돌아올 뿐이다. 순천시 관내 련봉동의 한 초급단체의 경우를 보면 25명 중에 매일 동원에 나오는 수는 8-9명 선에 불과하다. 아무리 시당과 녀맹일군들이 억지로 끌어내 사상교양사업을 해도 귓등으로 흘리며 장사하러 곧 떠나버린다. 지난 5월 26일에는 아무리 말해도 듣지 않자 시당 선전부 일군과 녀맹원 사상 담당 일군이 큰 소리로 욕설이 섞인 비난을 했다가 성난 녀맹원들에게 도리어 혼쭐이 나는 일이 발생했다. 욕 한 마디 잘 못 했다가, “먹을 것도 안 주면서 도리어 큰 소리냐?”고 화를 내는 녀맹원들로부터 졸지에 군중 심판을 당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움찔할 수밖에 없었다. 한 녀맹위원은 “이제는 말로는 안 통한다. 나라에서 백성들의 생활을 풀어주어야 하는데 도리어 알아서 먹고 살라니, 당의 선전을 누가 듣고 믿겠느냐. 동원에 안 나온다고 해도 뭐라고 할 수가 없다”며 민심이 무서워졌다며 동원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상저온현상에 함북지역 옥수수농사 비상

5월 중순까지 날씨가 매일 흐리고 비가 자주 내려, 함경북도 지역 협동농장들을 비롯해 소토지 농사에 적색등이 켜졌다. 함경북도 지역은 원래 추운 지역인데 올해는 유난히 추운 날이 많았고, 예년에 비해 일조량도 무척 적었다. 옥수수를 파종한 밭들마다 싹이 나지 않거나 땅속에서 곪아 썩어버려, 농민들은 “올해 농사도 볼 장 다 봤다”며 매우 실망하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그나마 추위에 잘 견딘다는 ‘화성 1호’ 종자의 수요가 급증해 값이 많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소토지 농사를 짓는 농사꾼들은 화성 1호 종자 1kg를 사는데 옥수수를 7kg나 주는 등 상당한 웃돈을 주면서까지 옥수수 종자를 확보하는데 신경을 곤두세웠다. 화성 1호 종자를 확보한 농민들은 다시 옥수수 파종에 나서고 있다.

“못자리 물대라”는 농업성 지시에 현장일군들 진땀

농촌 총동원을 앞두고 봄철 농사 준비에 각별히 신경 쓰라는 지시가 전국적으로 내려졌다. 벼 모종을 키우는데 실수가 없도록 할 것과 못자리에 물대는 작업에 차질이 없도록 하라는 내용이었다. 전력 사정이 나빠 양수기를 돌리기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 양수 설비를 면밀히 점검하고, 고장이 났다면 다시 정비해서 물대는 작업을 원활히 하라는 지시였다. 농업성은 지난 5월 2일 도 단위에 이 같은 내용을 내려 보냈고, 다음 날 오후에는 도에서 각 시, 군 농촌관리위원회에 내려 보냈다. 각 시, 군에서는 작업반장과 기술지도원 등까지 농업성이 지시한 내용을 집행하기 위해 전화회의를 소집해 농장 관리일군들의 의식을 각성시켰다. 그러나 농업성의 지시에도 현장 일군들은 농사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배천군, 연안군, 태탄군 등 황해남도 관내 농촌과 강원도 원산시 주변 농장들에서는 양수 설비와 전력 사정으로 물을 제때 공급하지 못해 벼가 말라죽거나 병에 걸려 아예 싹이 트지 못하는 일이 속출했다.

평안남도 남포시 신령리 농장의 경우, 전력 문제도 전력 문제였지만 양수 설비 고장으로 물을 제 시간에 대지 못했다. 벼들이 모두 마르거나 병에 걸려 죽었는데, 특히 3, 4, 7작업반의 피해가 심했다. 농장 일군들이 부랴부랴 살려보려고 했지만 벼 모들이 이미 누렇게 말라서 결국 다 치워야했다. 전국적으로 비슷한 사례가 계속 보고되자, 농업성에서는 관리 일군들의 책임성이 높지 못해 생긴 일이라며 일군들을 직접 비판했다. 벼 모종 관리를 잘 못해 전체 농사일정에 차질을 빚게 하는 일군들에게 “농업 혁명 방침과 정책에 반대하는 반동분자로 볼 것”이라며 법 처벌을 지게 할 것이라 엄포를 놓았다. 리 단위 농장관리일군들은 상급단위에서 내려오는 이 같은 지시에 당혹스러워하는 한편, 달리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자포자기 하는 모습이다.

신포시, 초급일군들에게 식량 갹출해 농민 배급 마련

함경남도 신포시 관내 농장들에서는 굶주리는 농민들이 일하러 나오지 않자, 농장 일군들이 얼마간씩 갹출해 배급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화리 협동농장에서는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가장 분주히 움직여야할 시기에 식량이 없어 결근하는 농민이 한 작업반당 보통 9-10세대에 이른다. 농촌 총동원 기간이라 학생들과 사회 주민들이 일을 도와준다고는 하나, 전문 농사일을 하는 농민들이 대거 빠져서는 농사일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신포시 시당과 농촌경영위원회 일군들은 양화리 농장을 비롯해 비슷한 사정에 직면해있는 관내 협동농장들의 일군들에게 “먹을 것이 없어 일을 못 나온 세대들의 생활 조건을 당분간이라도 보장해주라”고 지시했다. 이에 각 리당 비서와 농장관리위원장은 초급일군들을 불러 모아 이 같은 내용을 전달하고, 초급일군 일인당 옥수수 15kg 이상씩 바치라고 지시했다.

중앙당“간부들에게 식량 갹출해 노동자 식량 배급하라”

지난 5월까지,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해 전국 도당 간부들부터 솔선수범의 의미로 식량과 현금을 갹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중앙당에서는 지난 2월 말부터 도, 시, 군당 간부를 비롯해 각 부문별, 검찰, 보위부, 보안서 등 각 법 기관 일군들로부터 식량과 돈을 걷어 식량사정이 어려운 노동자들의 배급문제를 해결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3월에 들어서면서 옥수수 또는 현금을 갹출해 매월 한 차례씩 갹출했는데, 검찰은 1인당 140kg, 시당 간부는 110-140kg, 군당 간부는 70-110kg, 도급 간부나 보위부 간부는 200kg까지 할당됐다. 평안남도 평성시의 한 간부는, 도시에서 2월까지 아사자가 많이 발생하다가 3월 들어 줄어든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5월 들어서면서 식량 원천을 찾아보기가 어렵게 됐다며, 이제는 돈이 있어도 식량을 구입하지 못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평양의 한 간부도 “김영일 내각 총리가 (식량문제 푸는데) ‘3개월만 기다려 달라’고 했는데, 그 시기가 다 됐다. 이제 제일 바쁜 6, 7, 8월이 시작되는데, 6월에도 식량을 구하지 못하면 전국적으로 아사 위기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함경북도 도당에서도 도당 간부들이 모인 회의에서 비슷한 우려를 하면서,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이후 이제나 저제나 중국의 식량 지원이 없는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 식량소식

굶주림에 뿔난 여성들,“농촌 총동원도 먹어야 나가지…”

[342호]굶주림에 뿔난 여성들,“농촌 총동원도 먹어야 나가지…”

342호 2010.06.18 409

한창 모내기를 하는 농촌 총동원 기간이지만, 여기저기 들리는 것은 배고파서 일하러 못나가겠다는 소리뿐이다. 함경남도 고원군에서는 6월 현재, 집에 먹을 것이 떨어져 일하러 나가지 못하는 세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군당 일군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5월 사이에 굶주려 죽은 사람들은 대부분 일나가지 못한 이 세대들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평안남도 순천시에서는 동원 대상인 녀맹원들이 대거 결근하자 사상사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별 소용이 없다. 당장 “농촌 총동원도 먹어야 나가지”라는 대답이 돌아올 뿐이다. 순천시 관내 련봉동의 한 초급단체의 경우를 보면 25명 중에 매일 동원에 나오는 수는 8-9명 선에 불과하다. 아무리 시당과 녀맹일군들이 억지로 끌어내 사상교양사업을 해도 귓등으로 흘리며 장사하러 곧 떠나버린다. 지난 5월 26일에는 아무리 말해도 듣지 않자 시당 선전부 일군과 녀맹원 사상 담당 일군이 큰 소리로 욕설이 섞인 비난을 했다가 성난 녀맹원들에게 도리어 혼쭐이 나는 일이 발생했다. 욕 한 마디 잘 못 했다가, “먹을 것도 안 주면서 도리어 큰 소리냐?”고 화를 내는 녀맹원들로부터 졸지에 군중 심판을 당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움찔할 수밖에 없었다. 한 녀맹위원은 “이제는 말로는 안 통한다. 나라에서 백성들의 생활을 풀어주어야 하는데 도리어 알아서 먹고 살라니, 당의 선전을 누가 듣고 믿겠느냐. 동원에 안 나온다고 해도 뭐라고 할 수가 없다”며 민심이 무서워졌다며 동원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 사건사고

이상저온현상에 함북지역 옥수수농사 비상

5월 중순까지 날씨가 매일 흐리고 비가 자주 내려, 함경북도 지역 협동농장들을 비롯해 소토지 농사에 적색등이 켜졌다. 함경북도 지역은 원래 추운 지역인데 올해는 유난히 추운 날이 많았고, 예년에 비해 일조량도 무척 적었다. 옥수수를 파종한 밭들마다 싹이 나지 않거나 땅속에서 곪아 썩어버려, 농민들은 “올해 농사도 볼 장 다 봤다”며 매우 실망하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그나마 추위에 잘 견딘다는 ‘화성 1호’ 종자의 수요가 급증해 값이 많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소토지 농사를 짓는 농사꾼들은 화성 1호 종자 1kg를 사는데 옥수수를 7kg나 주는 등 상당한 웃돈을 주면서까지 옥수수 종자를 확보하는데 신경을 곤두세웠다. 화성 1호 종자를 확보한 농민들은 다시 옥수수 파종에 나서고 있다.

■ 사회

“못자리 물대라”는 농업성 지시에 현장일군들 진땀

농촌 총동원을 앞두고 봄철 농사 준비에 각별히 신경 쓰라는 지시가 전국적으로 내려졌다. 벼 모종을 키우는데 실수가 없도록 할 것과 못자리에 물대는 작업에 차질이 없도록 하라는 내용이었다. 전력 사정이 나빠 양수기를 돌리기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 양수 설비를 면밀히 점검하고, 고장이 났다면 다시 정비해서 물대는 작업을 원활히 하라는 지시였다. 농업성은 지난 5월 2일 도 단위에 이 같은 내용을 내려 보냈고, 다음 날 오후에는 도에서 각 시, 군 농촌관리위원회에 내려 보냈다. 각 시, 군에서는 작업반장과 기술지도원 등까지 농업성이 지시한 내용을 집행하기 위해 전화회의를 소집해 농장 관리일군들의 의식을 각성시켰다. 그러나 농업성의 지시에도 현장 일군들은 농사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배천군, 연안군, 태탄군 등 황해남도 관내 농촌과 강원도 원산시 주변 농장들에서는 양수 설비와 전력 사정으로 물을 제때 공급하지 못해 벼가 말라죽거나 병에 걸려 아예 싹이 트지 못하는 일이 속출했다.

평안남도 남포시 신령리 농장의 경우, 전력 문제도 전력 문제였지만 양수 설비 고장으로 물을 제 시간에 대지 못했다. 벼들이 모두 마르거나 병에 걸려 죽었는데, 특히 3, 4, 7작업반의 피해가 심했다. 농장 일군들이 부랴부랴 살려보려고 했지만 벼 모들이 이미 누렇게 말라서 결국 다 치워야했다. 전국적으로 비슷한 사례가 계속 보고되자, 농업성에서는 관리 일군들의 책임성이 높지 못해 생긴 일이라며 일군들을 직접 비판했다. 벼 모종 관리를 잘 못해 전체 농사일정에 차질을 빚게 하는 일군들에게 “농업 혁명 방침과 정책에 반대하는 반동분자로 볼 것”이라며 법 처벌을 지게 할 것이라 엄포를 놓았다. 리 단위 농장관리일군들은 상급단위에서 내려오는 이 같은 지시에 당혹스러워하는 한편, 달리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자포자기 하는 모습이다.

신포시, 초급일군들에게 식량 갹출해 농민 배급 마련

함경남도 신포시 관내 농장들에서는 굶주리는 농민들이 일하러 나오지 않자, 농장 일군들이 얼마간씩 갹출해 배급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화리 협동농장에서는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가장 분주히 움직여야할 시기에 식량이 없어 결근하는 농민이 한 작업반당 보통 9-10세대에 이른다. 농촌 총동원 기간이라 학생들과 사회 주민들이 일을 도와준다고는 하나, 전문 농사일을 하는 농민들이 대거 빠져서는 농사일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신포시 시당과 농촌경영위원회 일군들은 양화리 농장을 비롯해 비슷한 사정에 직면해있는 관내 협동농장들의 일군들에게 “먹을 것이 없어 일을 못 나온 세대들의 생활 조건을 당분간이라도 보장해주라”고 지시했다. 이에 각 리당 비서와 농장관리위원장은 초급일군들을 불러 모아 이 같은 내용을 전달하고, 초급일군 일인당 옥수수 15kg 이상씩 바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