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자원활동가의 말(2)/이슬기

모두 모여라! -좋은벗들 자원활동가의 날

이슬기(24. 이화여대여성학과 대학원. 자원봉사자)

‘자원활동가의 날’이라고 무언가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저 월요일은 워낙 가는 날이니까, 그 날이 동지라고 하니까, 동지법회도 듣고 팥죽도 먹을 겸 평소보다 조금 일찍 정토회관에 들어섰다.

하지만 에서는 대단한 ‘자원활동가의 날’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었다. 먼저 눈에 띈 것은 실무자 분들 사진으로 합성한 다양한 사진들. ‘스캔들’, ‘타이타닉’, ‘반지의 제왕’ 등 다양한 영화 포스터를 비롯해 설운도씨의 공연 장면에까지 너무나 천연덕스럽게 잘 어울리는 낯익은 얼굴들을 보면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날 내내 정토회 다른 식구들도 을 드나들며 많이들 즐거워했고 커다란 웃음소리가 자주 공간을 둘러쌌다. 그 웃음소리들이 유난히 따뜻하게 기억에 남는다.

예쁜 크리스마스 장식과 고깔모자로 한껏 파티 분위기를 살린 ‘자원활동가의 날’ 1부에서는 15명 남짓의 사람들이 모여, 서로 소개하고 일년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상대방 얼굴 그리기와 마이크 돌려 순서 정하기로 중간 중간 웃음을 자아내며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눈, 좋은 시간이었다. 과 인연을 맺은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일년 나누기를 한다는 것이 약간 어색했지만, 그랬기에 그 자리에서 다른 분들의 말씀을 듣는 것이 크게 다가왔다. 자원활동가들의 말을 통해 의 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자원활동을 하신 분들에게 감탄과 존경심이 생겼다. 또한 이러한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 그리고 의 힘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맛있는 케이크와 정성껏 준비한 다과를 함께 나누어 먹고, 드디어 2부. “당신의 이웃을 사랑하십니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호박깨기’ 놀이는 처음에는 조용하게 시작했다가 갈수록 격렬해졌고, 그만큼 재미있었다. 방석에 대한 집착과 치열함은 온 몸을 던지게 만들었고, 이 분위기는 함께 게임을 한 사람들을 친근하게 느끼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거기다 벌칙으로 벌어진 노래와 춤판은 더 흥을 돋구었다. 그리고 모두가 기대한 하이라이트! 이승룡 부장님의 설운도 노래 열창. 비록 머리 가리마를 2:8로 하지 않아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나름의 느끼함과 뛰어난 가창실력으로 좌중을 휘어잡았다. 자원활동가를 즐겁게 해주려는 실무자들의 노력과 선물이 즐겁게 넘쳐났던 시간이었다. 가끔 사무실에 나타나 금방 사라지는 나를 제외하고는 사실, 실무자와 자원활동가의 구분이 모호하게 느껴지지만 말이다.

마무리로 모두가 피아노 주위에 둘러서서, 서로서로 어깨동무하거나 손을 잡고 피아노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른 장면이 내 기억 속 ‘자원활동가의 날’ 마지막 모습이다. 아주 많이 따뜻하고, 아주 많이 포근한 느낌의 이 장면이 아마도 꽤 오래 기억될 것 같다. 2달이라는 짧은 기간, 일주일에 단 몇 시간, 에 왔다는 이유로 이 공간에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은 분명 감사한 일이다. 나도 모르게 “내년에는 더 열심히 해야지”라는 다짐을 하게 하는 것을 보면, 의 ‘자원활동가의 날’ 행사는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