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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128호

■ 시선집중

온 조선바닥 누벼도 쌀 나올데가 없어 식량폭등

식량 값이 다시 무섭게 폭등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북한 당국의 강력한 곡물가격 단속에도 불구하고 쌀값이 3천 원대를 넘어선 지역이 많다. 함흥과 청진은 3,800원대까지 올라섰는데, 청진의 경우 그 전날 4,200원까지 올라갔다가 하루 만에 3,800원으로 내려섰다. 하루 동안에도 오전과 오후 가격이 보통 200원에서 500원까지 차이가 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전반적으로 곡물가격이 널뛰기하고 있어 불안정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무엇보다 옥수수 값의 상승세가 무섭다. 5월 1일만 해도 평양, 원산, 신의주, 남포, 사리원 등 전국 주요 도시의 옥수수 값이 대체로 1,200원대에 머물렀는데, 보름 만에 2,000원을 넘어선 지역이 생겼고, 함흥의 경우 최고 2,300원까지 올라섰다. 무역일꾼인 강금혁(49세)씨는 “온 조선 바닥을 누벼도 식량이 나올 데 없다는 소문이 돌면서 전국적으로 어디라 없이 모두 오르고 있다”고 식량 가격 상승의 원인을 짚었다.

5월 15일 주요 도시 곡물가격

평양함흥청진원산신의주강계
3,2003,8003,8002,9003,0003,100
옥수수1,7002,3002,2001,8001,9002,000
(단위: kg/북한 원)

황해북도 봉산군 농민들,모내기하다가 3명 쓰러지고 3명 사망

황해북도 봉산군 협동농장에서는 지난 5월 15일, 모내기를 하던 농장원 6명이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어슴푸레한 새벽녘부터 저녁 늦게까지 하루 종일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며칠 동안 강행군에 나섰다가 인사불성에 이르렀다. 응급조치를 했으나 3명은 깨어나지 못해 결국 죽고, 나머지 3명은 다행히 목숨은 건졌으나 아직까지 실신상태이다. 이들처럼 쇼크 상태에까지 이르지는 않았지만 오랫동안 먹지 못해 기진맥진한 농장원들이 일을 거의 제대로 못하고 있다. 황해남도 연안군에서도 하루 한두 명꼴로 일터에서 정신을 잃거나 사망하는 등 농촌지역에서 농민들이 쓰러져 죽는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이에 각 지역 당국에서는 농민들이 오랜 굶주림으로 쇠약해진 상태에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을 1호 보고로 회보해, 국가적 차원에서 얼마간 식량을 분배해줄 것을 여러 차례 요청했다. 이와 관련 한 농장 간부의 표현에 의하면 “강물에 돌 던진 격”으로 아무리 1호 보고를 올려도 중앙당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는 상태다.

■ 경제활동

시장보다 더 비싼 쥐약에 주민들 고개 절레절레

함경북도 새별군에서는 유행성출혈열 예방을 위해 쥐약을 한 봉지당 150원씩 받고 세대별로 3봉지를 가져가도록 했다. 시장에 나가면 한 봉지당 100원이면 살 수 있는데, 강제로 150원에 사야하는 상황에 주민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있다. 도대체 왜 이래야 하는 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는 것이다. 먹고 살기 힘든 형편에 어떻게 하면 주민들의 부담을 덜어줄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자기들 먹을 것만 챙기는 데 더 혈안이 돼있는 게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리는 주민들이 많다. 김경오(45세)씨는 “이렇게 사소한 문제 하나만 보더라도 이 나라가 누구를 위한 나라인지 알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리 식구는 모두 일해요

신의주 역전동의 한 세대에는 모두 다섯 식구가 산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딸아이인데 모두 생계벌이에 나서고 있다. 할아버지는 구두수리, 할머니는 그 옆에서 담배, 가스 라이타, 당과류 등을 판매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허가 식당을 운영한다. 아버지는 교원을 하면서 동시에 가정교사도 하고, 교원을 하던 어머니는 직장을 그만두고 아예 학생 집에서 가정교사만 한다. 중학교 다니는 16살 딸아이는 시장에 나가 손님들 손 짐 들어주는 일을 한다. 어머니, 아버지가 교원 생활하는 것만으로 살 때는 보릿고개 때 어김없이 풀죽 먹는 신세였으나 이렇게 온 가족이 일하면서 텔레비전, 랭동기, 세탁기, 자전거 등을 하나 둘 갖추는 등 제법 잘 사는 집이 됐다. 올해 식량 값이 폭등하면서 벌이가 예전 같지 않게 되자, 집 기물을 하나 둘 팔면서 지금은 끼니거리를 장만하는 데만 온갖 신경을 쓰고 있다. 그래도 이 집은 아직 옥수수밥을 먹는 수준이라 아주 잘 사는 축에 든다. 이 집의 세대주인 렴춘호(50세)씨는 “다들 죽도 못 먹는 시절에 옥수수밥에 소금이라도 먹으니 만족한다. 가끔 반찬으로 염장 무와 두부 정도 먹는데, 언제까지 버텨야 하는지 몰라서 최대한 아끼고 또 아껴먹으려고 한다”고 했다. 딸아이도 옆에서 “우리 식구들은 모두 일해요. 그렇지 않으면 굶어죽을지도 모르니까요”라고 한 마디 거들었다.

딸 강제로 시집보냈다가 주변비난에 자살기도

함경북도 은덕군 송학리에 사는 46세의 한 여성이 생계가 어려워지자 19살 난 딸을 두 아이가 딸린 마흔 두 살 홀아비에게 시집보냈다. 가기 싫어하는 딸아이를 억지로 시집보내고, 돈과 쌀을 얼마간 받아 생활에 보태 썼다. 시집간 지 한 달도 안 돼 딸이 그 집을 뛰쳐나와 달아나버렸다. 사위가 장모를 찾아와 “어미와 딸이 짜고 자기 돈을 협잡했다”면서 돈을 내놓으라며 행패를 부렸다. 난데없는 소동에 놀라 나온 동네 주민들은 사정을 듣고 “아무리 생활이 험하다고 자식을 그렇게 강다짐으로 돈 받고 파는 식으로 시집보냈느냐”며 질책이 심했다. 딸의 행방조차 알 수 없는데다 싸늘한 동네 사람들의 시선에 참을 수 없어진 어머니는 농약을 먹고 자살을 기도했다. 일찍 발견돼 목숨을 건질 수 있게 된 건 다행스러운 일이나, 실성한 사람처럼 정신을 놓고 있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성매매 여성 교화2년형

신의주에서 성매매를 하다가 적발된 신모(24세)씨가 교화형 2년형을 받았다. 신씨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신의주에 있는 한 타올 생산 공장 노동자로 생활해왔다. 월급과 배급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날이 많아지면서 생계를 유지하기가 힘들었다. 공장을 나가서 다른 장사를 하고 싶어도 자본금이 없는데다 간간이 나오는 월급과 배급마저 못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차마 공장을 그만두지 못했다.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터라 우연히 친구가 소개해 준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이번에 비사회주의 검열그루빠 검열에 걸려 밝혀졌는데 이 소식에 직장 동료들은 그녀를 비난하기보다 오히려 두둔하는 실정이다. 같은 공장에 다니는 주혜란(48세)씨는 “이 아가씨가 뭐 하고 싶어서 했겠냐. 먹고 살라고 하니까 별 수 없이 했겠지. 수사한 결과 남자들은 직장도 나오고 직위도 다 나왔다는데 그것들은 (처벌대상에서) 그림자도 없다. 잡아가려면 다 잡아가야지, 왜 불쌍한 처녀애만 교화 보내는 건지 모르겠다. 범죄를 낳게 하는 사회악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야지, 이런 식으로 하면 억울하게 처리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중국 발 수족구병에 보건당국 바짝 긴장

5월 18일자로 신의주에서 보건 관련 긴급 포치가 내렸다. 중국에서 수족구병이라는 치사성 장(腸) 바이러스 전염병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방역사업을 강화하자는 내용이었다. 북한 보건당국은 6세 미만 어린이들이 이 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데다 오랜 영양실조로 아이들의 면역력이 길러지지 않아 걸렸다하면 90% 이상 죽을 것으로 보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신의주 시내에서 이미 원인 불명의 고열에 설사 증상을 동반한 어린이 환자들이 늘고 있다.

미국 50만톤 지원 사실 알려 민심 안정 꾀해

미국의 50만 톤 대북 식량 지원 소식이 각 도당에 내각 지시문으로 즉각 전달됐다. “미국에서 장군님의 위엄과 인민군의 위력 하에 평양에 와서 50만 톤의 식량을 6월말부터 지원하겠다고 했다”는 내용이다. 이어 “어떻게 해서라도 6월말까지 지방마다 다른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주문했다. 덧붙여 “이 같은 미국의 식량 지원 소식을 널리 선전하여 민심을 하루빨리 안착하라”, “농사에 모든 력량을 동원하라”는 등의 지시가 연달아 내려지고 있다.

이에 남포의 몇몇 주민들은 “얼마만한 량이 제공되겠는지 모르겠지만 작년에도 많은 지원 쌀이 들어왔어도 평양을 제외한 전국의 일반 주민들에게는 배급은 고사하고 장마당 쌀값조차 내리지 못했다”고 한탄하며, 이번엔 제발 평백성들에게 먼저 차려지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각 공장, 기업소들에서도 조미간 식량 제공 협상이 잘 타결됐으니 지원이 들어오기 전까지 대용 식품 해결 대책을 세울 것을 강조했다.

온 조선 바닥 누벼도 쌀 나올 데 없어

식량 값이 다시 무섭게 폭등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북한 당국의 강력한 곡물가격 단속에도 불구하고 쌀값이 3천 원대를 넘어선 지역이 많다. 함흥과 청진은 3,800원대까지 올라섰는데, 청진의 경우 그 전날 4,200원까지 올라갔다가 하루 만에 3,800원으로 내려섰다. 하루 동안에도 오전과 오후 가격이 보통 200원에서 500원까지 차이가 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전반적으로 곡물가격이 널뛰기하고 있어 불안정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무엇보다 옥수수 값의 상승세가 무섭다. 5월 1일만 해도 평양, 원산, 신의주, 남포, 사리원 등 전국 주요 도시의 옥수수 값이 대체로 1,200원대에 머물렀는데, 보름 만에 2,000원을 넘어선 지역이 생겼고, 함흥의 경우 최고 2,300원까지 올라섰다. 무역일꾼인 강금혁(49세)씨는 “온 조선 바닥을 누벼도 식량이 나올 데 없다는 소문이 돌면서 전국적으로 어디라 없이 모두 오르고 있다”고 식량 가격 상승의 원인을 짚었다.

표> 5월 15일 주요 도시 곡물가격

평양함흥청진원산신의주강계
3,2003,8003,8002,9003,0003,100
옥수수1,7002,3002,2001,8001,9002,000
(단위: kg/북한 원)

황해북도 봉산군 농민들,모내기하다 3명 쓰러지고 3명 사망

황해북도 봉산군 협동농장에서는 지난 5월 15일, 모내기를 하던 농장원 6명이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어슴푸레한 새벽녘부터 저녁 늦게까지 하루 종일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며칠 동안 강행군에 나섰다가 인사불성에 이르렀다. 응급조치를 했으나 3명은 깨어나지 못해 결국 죽고, 나머지 3명은 다행히 목숨은 건졌으나 아직까지 실신상태이다. 이들처럼 쇼크 상태에까지 이르지는 않았지만 오랫동안 먹지 못해 기진맥진한 농장원들이 일을 거의 제대로 못하고 있다.

황해남도 연안군에서도 하루 한두 명꼴로 일터에서 정신을 잃거나 사망하는 등 농촌지역에서 농민들이 쓰러져 죽는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이에 각 지역 당국에서는 농민들이 오랜 굶주림으로 쇠약해진 상태에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을 1호 보고로 회보해, 국가적 차원에서 얼마간 식량을 분배해줄 것을 여러 차례 요청했다. 이와 관련 한 농장 간부의 표현에 의하면 “강물에 돌 던진 격”으로 아무리 1호 보고를 올려도 중앙당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