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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139호

■ 시선집중

김책 제철소 식량난은 장생회사 망하면서 예측됐던 일

김철관(49세)씨는 “현재 청진 김책제철소 로동자들의 생활은 한심한 정도를 넘어 차마 말이 안 나올 지경”이라고 말한다. 조금씩 생산 가동이 되고 있으나 일부 노동자들에게만 배급이 나오고 대다수 노동자들에게는 배급이 중단된 지 오래돼 무단결근자들도 따라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씨는 이게 다 장생 회사가 망하면서 이미 예측됐던 일이라고 설명한다. “장생회사의 김철 사장이 있을 때만 해도 선철을 팔아 로동자들의 월급과 식량이 그런대로 잘 나오는 편이었다. 그 때는 이렇게까지 곤궁하지는 않았다. 지금은 출근 안하는 로동자들이 매일매일 늘어나고 있다. 아무리 로동자들을 공장에 출근시키려고 해도 잘 안 된다”고 했다.

김책 제철소 무단결근자 많아 초급당 간부 긴급회의

함경북도 청진 김책제철소에서는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전혀 배급을 주지 못하고 있다. 집에 식량이 없고 공장에서는 배급을 안 주니 일을 못나가겠다며 무단결근하는 노동자들이 많다. 김책 제철소 초급당과 직맹 간부들은 이에 대한 긴급회의를 열고, 무조건 다시 출근하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만약 자발적으로 출근하지 않으면 규찰대를 조직해 데려오도록 한 뒤 교양을 강화하고 별도의 직장을 만들어 단련시키기로 했다.

■ 경제활동

조선로동당 창건일 맞아 대사령 예고

>이번 2008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일을 기념해 죄인들의 교화형을 감소하거나 특별 석방하는 등 대사령이 있을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전국의 모든 교화소마다 죄수들 중 약 30% 가량이 이번 대사령 혜택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각 교화소에서는 집에 내보낼 출옥 대상자 명단 작성에 들어갔다. 명단이 작성되면 해당 재판소에 제출하게 된다.

일부에서는 이번 대사령을 돈 벌 기회로 생각하고 석방 명단을 빌미로 죄수 가족들에게 돈을 요구하는 실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해당 지역 재판소와 법관들에게 돈을 얼마나 주느냐에 따라 교화형이 최고 3-4년 정도 감소될 수 있어 가족들 역시 돈 마련에 분주해졌다. 3~4년을 감형하려면 최소 300만 원 내지 500만 원까지 들어 보통 서민으로서는 꿈에도 못 꿀 액수이다.

농촌 동원, 녀맹원들에게는 엄청난 부담

달리는 녀맹, 서 있는 사로청, 앉아있는 당”이라는 말처럼 극심한 식량난 속에서도 여성들의 맹활약은 계속되고 있다. 녀맹원들은 농촌 총동원 기간에도 어떻게든 가족을 먹여 살리려고 밤잠을 거의 못자며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장사에, 뙈기밭 농사에, 산나물도 뜯고 품팔이도 하고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생계벌이에 힘쓴다. 농촌 총동원기간이다 보니 아무래도 생계벌이를 하기가 쉽지 않다. 녀맹원들에게는 하루에 할당분이 있어 그 분량을 채우지 못하면 다 할 때까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하는 등 고초가 따른다. 이를 도급을 준다고 하는데, 초급단체와 인민반별로 개별 도급작업 과제를 할당받는 것을 말한다. 도급 과제를 빨리 끝내면 끝낼수록 그만큼 장사 준비할 시간도 벌고 생계벌이에 시간을 낼 수가 있다.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1천원을 내고 빠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고 일반적인 사유일 경우에는 하루 빠질 때마다 2천원씩 내야 한다.

돈 있는 사람들은 눈치를 살펴가며 종종 이 방법을 쓴다. 농촌 동원에 나가 고생하느니 그 시간에 뭐라도 해서 돈을 벌거나 식량을 마련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청진시 수남 구역에 사는 황은옥(49세)씨는 “총동원 기간에는 대단히 살기가 어렵다. 요즘 4일간 비가 와서 모내기하는 내내 몹시 추워 감기에 걸린 사람이 많았다. 나도 열이 나고 아파도 개인 도급제라는 것이 안 나가면 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억지로 나간다. 돈 없고 힘없는 백성들은 아무리 아파도 억지로 끌려 나가는 게 지금 우리 조선의 현실”이라고 씁쓸해했다.

학교 공금 유용했다가 덜미

함경북도 온성군의 한 중학교에서 소년단 지도원으로 재직 중인 최봉익(33세)씨는 학교의 꼬마계획 자금 25만원을 개인 장사에 돌려쓴 혐의로 군 검찰소에 구속됐다. 예전에도 학교 자금을 개인 장사에 쓴 혐의로 붙잡힌 선례들이 있었으나 당시에는 최씨가 앞장서서 그들을 비판한 바 있다. 이번에는 그 역시 똑같은 잘못을 저지른 셈인데, 최씨에 따르면 결혼한 지 얼마 안 돼 결혼 때 진 빚이 있었고, 새 살림을 꾸려가자면 돈이 필요해서 이런 행위를 하게 됐다고 실토했다.

선생님 출장비도 학부모가 부담

자강도 장강군에서는 한 교원이 중앙인민위원회에서 주는 표창장을 수여받기 위해 출장을 떠나게 됐는데 출장비가 없어 곤란을 겪었다. 출장비라고 해야 국정가격이라 실물가격에 비해 턱없이 낮은데다 군 은행에 현금이 없어 충분히 챙겨 받지도 못했다. 학교에서는 고심 끝에 그 선생님이 맡은 반의 학부모들에게 얼마간 여비를 지원받기로 했다. 모두 약 8만 원을 거뒀는데, 일부 학부모들은 교원의 출장비를 학부모가 내는 게 말이 되느냐며 무척 부담스러워했다.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이 돈으로는 부족하다며 울상을 지었다.

늦게 입학한 신입생들 2, 3학년에 배치

함경북도 청진시 포항구역 남향 유치원에 자녀를 내보내고 있는 한 학부모는 “여기는 오전에만 아이들을 교육하고 오후에는 교육이 없다. 유치원생들 학비 부담이 소학교보다 더 센 것 같다. 교양실 꾸린다, 무슨 명절 행사다, 뭐다 하면서 한 번씩 돈 5천 원씩 걷는 게 우습다. 우리도 올해는 살기가 너무 힘들어 그냥 애를 집에 데리고 있다가 1년 뒤에나 소학교에 보낼까 했다. 그런데 나이가 한 살이라도 많으면 바로 2학년에 보낸다고 하니 우리 애가 잘 따라갈까 걱정이 된다”고 근심하는 말을 했다.

1-2년 늦게 학교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의 계산과 달리 학교에서는 입학 시기에 상관없이 나이에 맞게 학년을 배치하고 있다. 함경북도 청진에서는 1-2년 늦게 소학교에 입학한 어린이들을 나이에 따라 2학년 또는 3학년에 올려놓았다. 교과 과정상 1-2년의 공백이 생기는데 대해 학교 당국은 “입학 전에 배우지 못한 소학년 과정은 자체로 학습하면 된다”고 말한다.

교문 앞에서 교복 단속, “갈아입고 오라”

소년단 지도원들은 아침 등교 시간마다 학교 정문에 나와 두발과 복장 단속을 한다. 등교하는 아이들의 복장이 불량하거나 정리되지 않은 모습으로 나타나면 “당장 갈아입고 오라”며 집으로 돌려보낸다. 길거리를 나서면 규찰대들이 복장을 단속한다. 평성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김 영(16세)양은 “가끔가다 보면 행인보다 규찰대 인원이 더 많아 멀리서 보면 무슨 구경거리가 생겨 사람들이 많이 모여든 것처럼 보인다”며, 규찰대 단속이 진저리난다고 했다.

교복 입으라는 지시에 “언제 교복 준 적 있느냐” 반발

이제부터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교복을 입어야 한다. 교육당국은 학생들이 교복을 입지 않고 돌아다니면 단속하겠다고 했다. 학부모들에게도 자녀가 교복을 입을 수 있도록 대책을 세우라 지시했다. 이에 학부모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평성에 사는 강주연(39세)씨는 “언제 교복을 내준 적도 없으면서 교복 입으라는 게 말이 되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교복을 개인이 구입한다고 해도 문제가 생긴다. 학교에서는 색깔을 통일하라고 했는데, 개인 수공업자들이 만들어 파는 교복들은 천도 색깔도 다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들어온 옷감 중에서 대충 비슷하다 싶은 것을 골라 학생의 치수에 맞는 교복을 만들어 팔기 때문에 교복들이 아무래도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학교 당국에서는 이를 문제 삼아 조금만 차이가 나도 입지 못하게 한다.

게다가 교복 가격도 평범한 주민들에게는 엄청난 부담이다. 중학교 여학생들의 치마 한 벌이 보통 1만 6천원 상당하는데, 키가 계속 자라나므로 교복 한 벌로 내내 버티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이래저래 학부모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강씨는 “색이 다르다고 못 입게 하고, 애들은 하루가 다르게 크고 그러면 그 비싼 것을 다시 사야 되는데 이게 정말 백성을 위한 일인지 모르겠다. 어려운 속에서도 어떻게든 우리 애를 가르쳐보겠다고 교육 부담을 애써 견디면서 보내고 있는데 이젠 정말 계속 학교에 보낼 자신이 없어진다. 국가에서 교복도 제대로 공급 못하면서 색깔 좀 차이나면 집단주의 정신에 배척된다는 어마어마한 딱지를 붙여 단속하고 못 입게 하는 게 과연 옳은 처사인가?”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책제철소 식량난은 장생회사 망하면서 예측됐던 일

김철관(49세)씨는 “현재 청진 김책제철소 로동자들의 생활은 한심한 정도를 넘어 차마 말이 안 나올 지경”이라고 말한다. 조금씩 생산 가동이 되고 있으나 일부 노동자들에게만 배급이 나오고 대다수 노동자들에게는 배급이 중단된 지 오래돼 무단결근자들도 따라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씨는 이게 다 장생 회사가 망하면서 이미 예측됐던 일이라고 설명한다. “장생회사의 김철 사장이 있을 때만 해도 선철을 팔아 로동자들의 월급과 식량이 그런대로 잘 나오는 편이었다. 그 때는 이렇게까지 곤궁하지는 않았다. 지금은 출근 안하는 로동자들이 매일매일 늘어나고 있다. 아무리 로동자들을 공장에 출근시키려고 해도 잘 안 된다”고 했다.

김책 제철소 무단결근자 많아 초급당 간부 긴급회의

함경북도 청진 김책제철소에서는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전혀 배급을 주지 못하고 있다. 집에 식량이 없고 공장에서는 배급을 안 주니 일을 못나가겠다며 무단결근하는 노동자들이 많다. 김책 제철소 초급당과 직맹 간부들은 이에 대한 긴급회의를 열고, 무조건 다시 출근하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만약 자발적으로 출근하지 않으면 규찰대를 조직해 데려오도록 한 뒤 교양을 강화하고 별도의 직장을 만들어 단련시키기로 했다.

대학생 식사 한 끼, 돌 섞인 묵지가루밥 120g

함경북도 청진시 광산금속대학교 학생들이 식량난으로 거의 끼니다운 끼니를 챙겨먹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돌이 섞인 묵지가루밥을 한 끼니당 120g씩 받고 있다. 학생들은 이 밥을 “짐승 먹이보다 더 한심한 밥”이라고 말한다. 그나마 돈이 있는 학생들은 학교 식사 대신 시장의 음식 매대를 찾거나 개인 집에서 얼마간 돈을 주고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김동현(19세)군은 “대학에서 주는 공급은 그다지 기대하지 않는다. 배우는 것도 크게 없어 대학 간판을 얻기 위해 억지로 대학에 다니고 있다”며 학업에 열의가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요즘은 농촌 총동원 기간이라 다들 농촌에 나가 일하고 있는데 이들 돈 있는 학생들은 15만 원 정도를 내고 빠졌다. 결국 ‘짐승 먹이보다 더 한심한 학교 밥’을 먹으며, 농촌 동원에 나가는 것은 돈 없고 가난한 집의 자녀들인 셈이다.

김책제철소 노동자와 보안원 짜고 설비 도난

김책제철소 독신자 합숙소에서는 옥수수 묵지가루에 안남미 섞은 밥을 끼니로 제공하고 있다. 독신 합숙생들 중에는 너무 허기진 나머지 직장에서 설비나 철판을 도적질해다 파는 노동자들도 있다. 지난 5월 초에는 용접기와 변압기를 두 대씩이나 도적맞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쉽게 뜯어낼 수 있는 제품들은 눈 깜박할 새 도난당하고 만다. 제철소 보안서측에서 보안원들과 노동자 순찰대를 동원해 야간 순찰을 돌지만 별 소용이 없다. 일부 보안원이나 순찰대들이 도적과 협력해 도난을 눈감아주는 대신 제품 판돈을 절반씩 나눠 갖는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보니 이제는 제대로 된 설비가 거의 없다.

■ 논평

한국 정부는 이왕 줄 바에야 5만 톤이 아니라

통일부가 북한에 옥수수 5만 톤 지원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일단은 좋은 출발이다. 이미 지난 몇 달 전부터 좋은벗들과 국제기구들은 북한 주민들의 어려운 식량 사정을 전해왔고 여러 내외신 언론에서도 정부의 대북지원 재개를 촉구해 왔다. 춘궁기 6-7월의 아사를 막기 위해서는 최소 20만 톤의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 이왕 지원할 바에야 도움이 되도록 지원해야 하지 않겠는가. 한국 정부는 5만 톤이 아니라 매우 긴급하게 꼭 필요한 20만 톤의 식량을 지원해야 한다.

사람이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 지원 요청이 먼저 있어야 한다느니 생산량이 얼마니 하는 것들이 무슨 소용인가. 사람이 먹을 게 없어서 영양실조에 걸리고, 이것저것 먹을 수 있는 것들은 다 뜯어먹고서 풀독에 걸리고 전염병에 걸려 죽어간다는 것이, 면역력이 약한 어린아이들과 노인들부터 목숨을 잃고 있다는 것이 정녕 어떤 비극인지 모른다는 말인가. 지금도 시시각각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 정부 간 기 싸움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북한 내부에서 목숨 걸고 알려주는 소식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믿지 않는다면 도대체 무엇을 믿을 것인가. 공허한 숫자놀음과 정치적 주판알을 튕기는 이 시간에도 사람들은 굶어 죽어가고 있다.

식량 생산량이 600만 톤이라고 해도 지금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면 그것이 현실이므로 지원이 필요하고, 생산량이 100만 톤 밖에 안 된다고 해도 사람이 죽는다는 소식이 없으면 지원할 필요가 없다. 불행히도 지금 북한의 현실은 사람이 굶어 죽어가고 있는 상황이고, 이 문제를 북한 당국이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없는 것도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지 않는 것 또한 현실이다. 그래서 죽어가는 북한 주민을 살리려면 우리가 먼저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북한 주민들이 죽어도 관계없다면 지원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북한 주민을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굶어죽고 있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이렇게 현실을 인정하는 바탕 위에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했으면 한다.

한국 정부는 북한 정부에 식량난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자고 하면서 20만 톤 식량을 지원할 의사를 먼저 밝히고 지원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당국자끼리 만나자고 제안하기 바란다. 북한 정부 또한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제안이 들어오면 즉각 받아들여야 한다. 이 상황에서 20만 톤은 사실 많은 양이 아니다. 춘궁기에 굶어죽지 않을 정도의 최소 필요량일 뿐이다. 남한 정부는 당장 시급한 20만 톤을 지원해주고, 북한 정부는 굶어 죽어가는 주민들에게 먼저 돌아가도록 신속히 분배해줌으로써 함께 힘을 합쳐 일단 죽어가는 사람부터 먼저 살리자. 이를 계기로 남북한 정부가 차차 서로에 대한 갈등과 오해를 풀고 진정한 남북한 관계 개선에 힘써주기를 간곡히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