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오늘의 북한소식 161호

■ 시선집중

태탄군 농민들, 풀 중독으로 몸이 붓는 현상 심각

황해남도 태탄군 태탄읍 협동농장 농민들은 식량이 없어 하루 세끼를 감자 몇 알과 풀죽 물로 속을 달래며 일하러 다니고 있다. 하루 종일 김매기를 하지만 해도 해도 일은 줄어들지 않고, 속도는 안 나고, 일은 너무 고되고 힘들어 농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도급제를 정해주어 하루마다 끝내야할 계획량이 있지만 도저히 못하겠다며 주저앉는 농민들도 많다. 이 지역 농민들도 풀을 주식으로 먹고 있는데, 요즘에는 풀에 독성이 있어 아무리 잘 우려먹는다고 해도 얼굴과 몸이 붓는 현상이 심하다. 주민들은 풀독을 우려해 요즘엔 논이나 늪지에 나가 민물고기, 골뱅이, 개구리 등을 잡아먹고 있다.

한 달 동안 가족 3명 연달아 사망

황해남도 은율군 은율읍에서 서해갑문 관리원으로 일하던 리운도씨의 세 식구가 한 달 동안 모두 죽는 비극이 발생해 주민들 사이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 갑문 관리소에서는 올해 들어 배급을 한 번도 주지 않아 리씨 가족의 끼니 사정은 매우 힘든 형편이었다. 게다가 당뇨병에 걸린 리씨의 아내는 어려운 살림살이에 병원 치료 받는 것은 아예 생각도 못하고 지금까지 약 한 첩 변변히 못쓴 채 살아왔다. 리씨의 가족은 날로 극심해지는 식량난으로 겨우 죽물로 하루 한 끼만 때울 때가 많았고, 대체로 풀죽으로 연명하고 있어 부부와 아들 아이 모두 볼품없을 정도로 여위었다. 그러다 지난 6월 초, 굶주림과 병마에 시달리던 아내가 먼저 사망했고, 21일에는 13살 난 아들이 갑자기 배가 아프다며 뒹굴어 병원에 데려가던 도중에 죽었다.

아내와 자식을 연이어 잃은 슬픔에 잠겨 지내던 리씨는 지난 27일, “사회주의 사회가 사람을 못살게 한다”는 내용의 글을 벽에 써놓고 목매달아 자살했다. 제보를 받고 출동한 보안서 당국은 화물차에 리씨의 시신을 싣고 가 처리하고, 벽에 쓴 글을 목격한 주민들을 모두 불러다가 이 내용을 절대 류포시켜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워낙 충격적인 사건이라 쉬쉬하면서도 어느덧 주민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소문이 퍼지고 말았다.

■ 경제활동

농촌 동원 기간의 시장, ‘사람의 바다’로 넘실

전국적으로 농촌 총동원 기간이 계속되는 가운데 시장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대폭 짧아져 시장의 인구밀도가 보다 높아졌다. 지역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매일 오후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시장을 운영하는 곳이 많다. 장사하는 사람들은 눈치를 보며 구석진 곳에서 보통 밤 10시까지 배회하기도 한다. 하루 꼬박 농촌에서 일한 사람들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먹을 것을 사가려고 일이 끝나는 대로 시장에 몰려든다. 시장이 열리는 시간대에 사람들이 어찌나 몰리는지 마치 사람의 바다로 넘실거리는 것 같다. 하루 농촌 일을 한 사람들이 피곤한 몸이지만은 먹을 것을 사가야 하기에 일이 끝나는 대로 시장에 몰려든다. 상인들은 시내의 구석진 곳에서 먹을 것을 파는데 보통 밤 10시까지 사고팔고 한다. 이런 와중에 어린 꽃제비들이 무리지어 다니면서 물건을 훔치거나 빼앗는 일이 일상적으로 발생한다. 8시부터 시장에서는 종이 울리며 모두 장 보는 것을 멈추고 집에 돌아가라고 하지만 보통 10시까지 사람들로 붐비기 마련이다.

배급받는 회령시 농장들도 식량난 호소

함경북도 회령시의 농장들도 딱히 어느 농장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만큼 전반적으로 식량난이 막심하다. 그 중에서도 대덕리, 풍산리, 원산리, 신흥리 농장의 농장원들은 거의 출근을 못하고 있다. 작업반장과 분조장들이 일하러 나오라며 새벽부터 농장원들의 집집마다 찾아다니지만 별 효과가 없다. 찾아오기 전에 벌써 산으로 약초나 풀을 캐러가고 없기 때문이다. 온 식구가 도라지, 장출, 백출, 둥글레 등 약초라고 생긴 것들을 파와 깨끗하게 다듬어 시장이나 약초관리소에 내다판다. 그 돈으로 간신히 식량을 약간 사서 그날그날 끼니를 연명한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이런 식으로 생활하니, 농장들에서는 김매기를 제때 하지 못해 풀과 곡식을 구분하지 못할 형편에 놓였다.

대덕리 농장의 경우 큰길가에 있는 밭은 그런대로 김매기가 됐지만, 산 쪽으로 들어가면 풀인지 곡식인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풀이 무성하다. 할 수 없이 농장들은 농장 일을 하러 나온 사람들에게 일이 끝나면 식량을 약간씩 공급하고 있다. 농장원들은 낮에 밭에서 일하다가 틈틈이 캐두었던 세투리(씀바귀)를 집으로 가져와 그 날 탄 옥수수 가루를 범벅으로 만들어먹으며 하루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이렇게 풀죽을 먹다보니 소화불량이나 급성대장염, 설사 등으로 고생하는 농민들이 많다. 일부 농장원들 사이에서는 외부 공급 없이 이 상태로 8월까지 가게 되면 회령에서도 아사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태탄군 농민들, 풀 중독으로 몸이 붓는 현상 심각

황해남도 태탄군 태탄읍 협동농장 농민들은 식량이 없어 하루 세끼를 감자 몇 알과 풀죽 물로 속을 달래며 일하러 다니고 있다. 하루 종일 김매기를 하지만 해도 해도 일은 줄어들지 않고, 속도는 안 나고, 일은 너무 고되고 힘들어 농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도급제를 정해주어 하루마다 끝내야할 계획량이 있지만 도저히 못하겠다며 주저앉는 농민들도 많다. 이 지역 농민들도 풀을 주식으로 먹고 있는데, 요즘에는 풀에 독성이 있어 아무리 잘 우려먹는다고 해도 얼굴과 몸이 붓는 현상이 심하다. 주민들은 풀독을 우려해 요즘엔 논이나 늪지에 나가 민물고기, 골뱅이, 개구리 등을 잡아먹고 있다.

한 달 동안 가족 3명 연달아 사망

황해남도 은율군 은율읍에서 서해갑문 관리원으로 일하던 리운도씨의 세 식구가 한 달 동안 모두 죽는 비극이 발생해 주민들 사이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 갑문 관리소에서는 올해 들어 배급을 한 번도 주지 않아 리씨 가족의 끼니 사정은 매우 힘든 형편이었다. 게다가 당뇨병에 걸린 리씨의 아내는 어려운 살림살이에 병원 치료 받는 것은 아예 생각도 못하고 지금까지 약 한 첩 변변히 못쓴 채 살아왔다. 리씨의 가족은 날로 극심해지는 식량난으로 겨우 죽물로 하루 한 끼만 때울 때가 많았고, 대체로 풀죽으로 연명하고 있어 부부와 아들 아이 모두 볼품없을 정도로 여위었다. 그러다 지난 6월 초, 굶주림과 병마에 시달리던 아내가 먼저 사망했고, 21일에는 13살 난 아들이 갑자기 배가 아프다며 뒹굴어 병원에 데려가던 도중에 죽었다.

아내와 자식을 연이어 잃은 슬픔에 잠겨 지내던 리씨는 지난 27일, “사회주의 사회가 사람을 못살게 한다”는 내용의 글을 벽에 써놓고 목매달아 자살했다. 제보를 받고 출동한 보안서 당국은 화물차에 리씨의 시신을 싣고 가 처리하고, 벽에 쓴 글을 목격한 주민들을 모두 불러다가 이 내용을 절대 류포시켜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워낙 충격적인 사건이라 쉬쉬하면서도 어느덧 주민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소문이 퍼지고 말았다.

능력 있는 작업반장은 감자 따로 챙겨주는 사람

량강도 지역 농장들에서 작업반장들은 감자 가을걷이를 할 때 수확 전량을 농장에 바치는 대신 일부 빼돌려 밭머리나 어느 귀퉁이에 구덩이를 파고 감자를 파묻어둔다. 이런 식으로 남겨놓은 감자를 춘궁기 때 농민들에게 나눠준다. “농장원들을 제철 제때에 일시키는 것이 똑똑한 반장이다”라며, 작업반장들이 이런 식으로 농민들의 식량 사정을 얼마간 해결하는 데는 농장 관리위원장들의 묵인 덕분이기도 하다. 감자 도적을 많이 맞기도 하지만 이런 식으로 구조적으로 빼돌리는 문제가 있어 해마다 감자 생산량은 감소 추세다.

량강도 감자 4kg 주면 옥수수로 1kg 받아

량강도는 고산지대로 알곡 재배에 적합하지 않은 토양이라 고랭지 작물인 감자를 주로 심는다. 그렇다보니 감자가 주식이고, 쌀이나 옥수수를 먹는 세대가 별로 없다. 국가 규정상 감자 대 알곡의 비율이 4대 1로 감자를 4kg 주면 쌀을 1kg 받게 돼있는데, 지금은 식량난이 심하다보니 쌀이 아니라 옥수수를 겨우 1kg 받을 수 있다. 돈 있고 잘 사는 집에서는 옥수수를 사들여 봄철에 먹을 것이 떨어지기 시작할 때 갚을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해 얼마간 꿔주고 있다. 옥수수 1kg을 꿔주면 가을에 옥수수로 2kg를 받는다. 아주 절박한 집에서는 옥수수 1kg을 꿔주면 가을에 입쌀로 갚겠다고 하기도 한다. 이렇게 고리대금이 자연스럽게 성행하다보니 주민들은 “지금은 돈 있는 사람들이 잘 사는 세상”이라고 말한다. 백암에 사는 한중현(39세)씨는 “다른 사람들이 재난 속에 처한 기회에 크게 횡재하고 있는 신고가 많이 제기 되지만 처벌당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뭐 신소해봤자 있는 집에서는 대부분 돈을 내밀어서 처벌을 면하고 있기 때문에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