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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180호

■ 시선집중

“고기 많이 잡으면 쌀 줍니까?”물었다가 체포

함경북도 어랑군 수산사업소에서는 “올해는 바다에 풍년이 든 해여서 잘 살 수 있다. 올해 정어리 떼들이 밀려들어온다. 조선이 광복되는 해에도 바다에서 낙지가 많이 잡혔다. 그러니 올해는 위대하신 김정일 장군님의 구상대로 될 것이다”는 내용으로 학습 강연이 있었다. 이 말에 작년에 군대에서 제대한 한 노동자가 일어나 “지금 쌀이 떨어진 집들이 많은데 낙지나 물고기만 먹고 어떻게 삽니까? 고기를 많이 바치면 쌀을 줍니까?”라고 당 비서에게 물었다. 이 말에 사람들이 왁자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고기가 많이 잡히니 신심을 가지고 더 열심히 일하라는 당비서의 말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강연이 끝나자 이렇게 말했던 제대 군인 노동자는 “민심을 소란시킨 죄와 선동죄”의 죄목으로 긴급 체포됐다.

올해 40년 만의 낙지(오징어) 풍작

올해 동해안에서 낙지가 40년 만에 처음으로 많이 잡히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는 “올해는 제일 못 사는 사람들과 꽃제비들도 낙지를 배불리 먹는 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지난 1-2주 전만 해도 낙지가 많이 잡혀 좋기는 하지만, 들이는 노력에 비해 값이 너무 싸서 잡는 재미가 없다는 말이 나왔었다. 청진시 신암시장에서 물낙지는 kg에 400-600원, 마른 낙지 작은 것은 5천원, 큰 것은 6천원-6천5백 원 정도에 거래됐다. 그런데 다음 달 중국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낙지 수출길이 뚫리면서 낙지 값이 3천 원 정도 더 올라 어부들의 얼굴이 활짝 폈다. 7월 20일 현재 마른 낙지 큰 것은 한 마리당 9천5백 원까지 한다.

■ 경제활동

김책제철소 노동자들 너도나도 낙지잡이(오징어잡이)

함경북도 청진시 송평구역에 있는 김책제철소의 용해 직장 로동자들이 끼니벌이를 하려고 너도나도 낙지 삯벌이에 나가는 바람에 직장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그동안 배급을 오랫동안 못 받아 잘 먹지 못해 직장에 출근하지 않던 노동자들이 5월에는 산으로, 들로 풀을 뜯으러 다녔다. 그러다 이제는 낙지철을 맞아 낙지를 잡으러 다닌다. 기후가 점점 따뜻해져서인지 올해는 유독 청진 부근 동해안에서 낙지가 많이 잡히고 있다. 제철소에서는 일할 사람들이 없어 작업 과제 수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출근을 하지 않는 노동자들을 집까지 찾아가 데려오는 임무를 했던 공장 내 보안서의 보안원들은 이제 낙지 삯벌이 현장으로 나가 사람들을 찾아오고 있다. 그러나 일부 노동자들은 “백날 나가봐야 먹을 것도 안 주면서 오라마라”한다며 노골적인 거부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고기 많이 잡으면 쌀 줍니까?”물었다가 체포

함경북도 어랑군 수산사업소에서는 “올해는 바다에 풍년이 든 해여서 잘 살 수 있다. 올해 정어리 떼들이 밀려들어온다. 조선이 광복되는 해에도 바다에서 낙지가 많이 잡혔다. 그러니 올해는 위대하신 김정일 장군님의 구상대로 될 것이다”는 내용으로 학습 강연이 있었다. 이 말에 작년에 군대에서 제대한 한 노동자가 일어나 “지금 쌀이 떨어진 집들이 많은데 낙지나 물고기만 먹고 어떻게 삽니까? 고기를 많이 바치면 쌀을 줍니까?”라고 당 비서에게 물었다. 이 말에 사람들이 왁자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고기가 많이 잡히니 신심을 가지고 더 열심히 일하라는 당비서의 말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강연이 끝나자 이렇게 말했던 제대 군인 노동자는 “민심을 소란시킨 죄와 선동죄”의 죄목으로 긴급 체포됐다.

올해 40년 만의 낙지(오징어) 풍작

올해 동해안에서 낙지가 40년 만에 처음으로 많이 잡히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는 “올해는 제일 못 사는 사람들과 꽃제비들도 낙지를 배불리 먹는 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지난 1-2주 전만 해도 낙지가 많이 잡혀 좋기는 하지만, 들이는 노력에 비해 값이 너무 싸서 잡는 재미가 없다는 말이 나왔었다. 청진시 신암시장에서 물낙지는 kg에 400-600원, 마른 낙지 작은 것은 5천원, 큰 것은 6천원-6천5백 원 정도에 거래됐다. 그런데 다음 달 중국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낙지 수출길이 뚫리면서 낙지 값이 3천 원 정도 더 올라 어부들의 얼굴이 활짝 폈다. 7월 20일 현재 마른 낙지 큰 것은 한 마리당 9천5백 원까지 한다.

청진 련천리농장, 낙지 말릴 시간 배려

함경북도 청진시 청암구역 련천리 농장 관리위원회에서는 낙지철(오징어철)을 맞아 남자 농장원들에게 한 달에 현금을 얼마간 바치면 낙지잡이에 나가도 좋다고 허용했다. 남자 농장원들은 “낙지를 말릴 시간도 달라. 이 낙지철을 놓치면 장사도 못하는 우리들이 언제 또 돈을 만져보겠는 가. 하루를 놓치면 겨울철 열흘을 굶는다. 낙지 일을 할 수 있게 낮 시간을 달라”고 관리위원회에 제기했다. 관리위원회에서는 이 의견을 받아 아침 5시-8시, 오후는 4시-8시까지 농장 일을 하고 이외의 시간에는 낙지 삯벌이 일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여자 농민들은 아침에 일이 끝나면 그릇을 가지고 뱃전으로 나가 어부들에게 낙지를 사서 말리는 등 낙지를 임가공하는 일거리를 받아간다. 해가 나는 날에는 낙지를 160마리 정도 말려주고 20마리를 하루 로임으로 받고, 비가 오는 날에는 100마리 정도를 말려주고 역시 20마리를 갖는다. 20마리를 팔면 하루 일당 5천원에서 8천원은 손에 쥘 수 있다. 그러니 봄철 춘궁기 내내 산으로 들로 풀을 뜯으러 다녔던 농민들이 너나없이 낙지 일거리를 받으려고 몰려가 경쟁이 치열하다.

동해안 낙지잡이(오징어잡이)로 북적북적

7월 초순부터 동해안에서 낙지가 많이 잡혀 어부들의 하루 수확량도 늘고 있다. 함경북도 라진, 청진, 김책, 함경남도 신포, 강원도 원산 등 동해안에 위치한 도시에는 낙지잡이를 하러 멀리 서 온 외지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3개월 간 낙지 철에 배를 타는 사람은 잘 하면 수백만 원을 만져볼 수 있고, 낙지를 나르고 말리는 일을 해도 1백만 원 이상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소문 때문이다. 지금 식량난이 가장 심각한 지역인 자강도와 량강도, 그리고 함경북도 내륙산간 지역의 주민들이 바닷가에 사는 친척이나 친구, 아니면 친구의 친척이라도 찾아가 일거리를 알아보러 몰려가고 있다. 동해안 도시들에는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셋방 값도 올랐다. 2-3만원 하던 셋방이 요즘은 5-10만원까지 해서 방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이 모이니 자연히 시장의 장사도 더 활발해진다. 바닷가에 사는 주민들은 낙지특수를 맞아 모두들 이 기회를 놓칠세라 생계벌이에 분주하다. 함경남도 신포에 사는 강상영(31세)씨는 “농사 하는 사람들에게는 1년에 한 번 가을 수확철이 있는 것처럼 우리 같은 바닷가 주민들한테 이 몇 달이 최고로 중요하다. 날씨도 좋고 고기도 잘 잡혀서 무사히 올해 식량난을 넘어갔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