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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196호

■ 시선집중

강원도는 산골일수록 힘들어

강원도는 군마다 식량 사정의 어려움이 별반 차이가 없지만, 산골로 들어갈수록 더 힘들다. 고산군을 비롯해 안변군, 통천군, 법동군 등의 식량난이 특히 시간을 다툴 만큼 절박한 상황이다.

강원도 이천군,“올해는 농민에게 무슨 일 있어도 분배해야”

지난 8월 2일 폭우로 강원도 이천군 송정리를 비롯한 농촌 마을의 농경지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 이천군 전체 농경지 중 절반 이상이 크게 적게 피해를 입었는데, 가을 수확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이 지역 농민들은 “작년에도 수해로 식량을 못 타 올해 고생이 너무 막심했는데, 올해도 분배를 안 해주면 내년에는 정말 다 굶어죽는 길 밖에 안 남았다. 살아남을 사람이 있을 것 같지가 않다”고 절망스럽게 말하고 있다.

농장 관리위원회 일꾼들의 근심도 나날이 깊어가고 있다. 한 농장일꾼은 “작년에 농민들에게 식량 분배를 못 해줘서 올해 식량난이 일찍 찾아왔다. 먹을 게 없으니 자연히 농민들이 일하러 나오지 않게 되고, 그러다 보니 우리도 온갖 방법을 동원해 겨우 힘들게 일을 시켰다. 얼마 전 관리일꾼들끼리 회의를 했는데, 올해는 어떻게 해서든 피해를 덜 받은 농경지의 알곡만이라도 잘 관리해서 최대한 알곡 수확량을 높이자고 했다. ‘1년 식량 분배를 다 해주지는 못해도 최대한 8개월분은 배분해줘야 내년에 농사를 지을 수 있다. 올해에도 이미 농민들이 많이 죽어나갔는데 이런 비극이 내년에 더 있으면 안 된다. 내년에는 우리라도 우리 농장원들을 지켜주어야 하지 않겠는 가’라며 서로 열변을 토했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 날 회의에서는 “올해에도 식량 분배를 못주면 농민들한테 왜 일하러 나오지 않느냐고 추궁도 못한다. 굶어서 허리도 못 펴는 농민들을 어떻게 일터에 내몰 수 있겠는가? 올해는 식량을 최대한 확보해서 농민들이 더는 굶주려 죽어가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농민들에 대한 분배량 확보에 만전을 기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회의가 끝난 후 농장일꾼들은 각 작업반 반장들에게 “지금 밭의 알곡이라도 한 알도 버려지지 않도록 탈곡장에 거둬들여 농민에게 식량 분배할 수 있도록 총 집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제활동

온성군 온탄구 감자로 끼니 연명

함경북도 온성군 온탄구에서는 대다수의 주민들이 감자로 끼니를 연명하고 있다. 한 인민반의 경우 옥수수밥을 먹는 집이 불과 두 세대 정도밖에 없다. 각 인민반마다 “고난의 행군을 이겨 나가며 그 모범을 따르자. 고난의 행군은 잠시 지나갈 뿐으로 우리는 위대한 장군님의 령도하에 기필코 강성대국을 건설해내고야 말 것이다. 고난의 행군 길에서 나타난 영웅들과 많은 숨은 영웅들처럼 혁명의 신념을 동요 없이 굳건히 하면서 모든 난관을 이겨내자”라는 강연회가 계속 되고 있다.

해주 양로원 옥수수죽 하루 120g 배급

황해남도 해주시 인민위원회 량정부에서는 양로원 노인들 한 명당 하루 급식을 150g으로 정했는데, 그마저 후방 일꾼들이 조금씩 떼어내 실제 돌아가는 양은 120g 정도에 불과하다. 노인들은 양로원 식당에서 주는 짝옥수수(옥수수쌀)로 쑨 죽을 한 끼니씩 얻어먹는 게 전부다. 이렇다보니 구제소를 뛰쳐나가는 꽃제비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양로원 노인들도 양로원을 벗어나고 싶어 한다. 이에 양로원에서는 보초를 세워 노인들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고 있다. 물론 돈이 좀 있는 노인들은 부탁을 해서라도 밖에서 식량을 얼마간 날라다 먹긴 하지만 이런 노인은 소수에 불과하다.

신의주 벌써 식량 떨어진 집 많아

평안북도 신의주에서는 벌써 햇곡식이 떨어져 다시 죽으로 끼니를 연명하는 집들이 많다. 이혼자와 자살자도 덩달아 늘고 있다. 8월 초, 민포동에 사는 한 젊은 여성은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오누이를 남겨두고 자살했다. 같은 동에 사는 한 어머니는 악성림프종에 걸린 막내딸의 치료비를 구하지 못해 동분서주하다가 친구들이 모아 준 돈으로 겨우 병원에 데려갔더니, 병원에서는 더 이상 가망이 없다고 결론 내려 통곡했다. “지금 세상이 차마 죽지 못해 산다고는 하지만 어리고 귀한 자식들을 먼저 보내야 하는 일은 정말 사람으로 태어나 못할 짓이다. 보는 우리도 이런데 부모 가슴은 얼마나 피멍이 들겠느냐”며 이웃들이 함께 아파했다.

농사작황, 함경북도는 조금 낫겠지만 함경남도는 우려

올해 함경북도 농사 작황이 작년보다 좀 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8월 현재까지 청진시와 회령시의 농사가 비교적 잘 되고 있는 편이다. 올해 비료가 좀 늦게 들어왔지만, 흙보산 비료로 잘 대체했고 초반 냉해가 있었던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날씨도 썩 나쁘지 않았다. 다만 김책시의 경우 4, 5월에 비가 내리지 않고 날씨가 무더워 옥수수 농사가 예전만 못하다. 게다가 5월 중순에는 갑자기 쏟아진 우박으로 옥수수 대가 끊어지거나 빈 포기가 많아 옥수수 대신 콩을 다시 심기도 했었다. 한편 함경남도는 가뭄으로 논밭이 갈라지는 등 벼농사와 옥수수 농사가 우려되고 있다. 농민들은 이번 가뭄으로 올 가을 수확을 망치게 생겼다며 근심하는 목소리가 높다.

강원도는 산골일수록 힘들어

강원도는 군마다 식량 사정의 어려움이 별반 차이가 없지만, 산골로 들어갈수록 더 힘들다. 고산군을 비롯해 안변군, 통천군, 법동군 등의 식량난이 특히 시간을 다툴 만큼 절박한 상황이다.

강원도 이천군,“올해는 농민에게 무슨 일 있어도 분배해야”

지난 8월 2일 폭우로 강원도 이천군 송정리를 비롯한 농촌 마을의 농경지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 이천군 전체 농경지 중 절반 이상이 크게 적게 피해를 입었는데, 가을 수확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이 지역 농민들은 “작년에도 수해로 식량을 못 타 올해 고생이 너무 막심했는데, 올해도 분배를 안 해주면 내년에는 정말 다 굶어죽는 길 밖에 안 남았다. 살아남을 사람이 있을 것 같지가 않다”고 절망스럽게 말하고 있다.

농장 관리위원회 일꾼들의 근심도 나날이 깊어가고 있다. 한 농장일꾼은 “작년에 농민들에게 식량 분배를 못 해줘서 올해 식량난이 일찍 찾아왔다. 먹을 게 없으니 자연히 농민들이 일하러 나오지 않게 되고, 그러다 보니 우리도 온갖 방법을 동원해 겨우 힘들게 일을 시켰다. 얼마 전 관리일꾼들끼리 회의를 했는데, 올해는 어떻게 해서든 피해를 덜 받은 농경지의 알곡만이라도 잘 관리해서 최대한 알곡 수확량을 높이자고 했다. ‘1년 식량 분배를 다 해주지는 못해도 최대한 8개월분은 배분해줘야 내년에 농사를 지을 수 있다. 올해에도 이미 농민들이 많이 죽어나갔는데 이런 비극이 내년에 더 있으면 안 된다. 내년에는 우리라도 우리 농장원들을 지켜주어야 하지 않겠는 가’라며 서로 열변을 토했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 날 회의에서는 “올해에도 식량 분배를 못주면 농민들한테 왜 일하러 나오지 않느냐고 추궁도 못한다. 굶어서 허리도 못 펴는 농민들을 어떻게 일터에 내몰 수 있겠는가? 올해는 식량을 최대한 확보해서 농민들이 더는 굶주려 죽어가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농민들에 대한 분배량 확보에 만전을 기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회의가 끝난 후 농장일꾼들은 각 작업반 반장들에게 “지금 밭의 알곡이라도 한 알도 버려지지 않도록 탈곡장에 거둬들여 농민에게 식량 분배할 수 있도록 총 집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