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산림녹화보다 주민 생계보장 시급하다

북한 당국은 지난 9월 29일, ‘2012년까지 조국의 산과 들판을 황폐한 곳이 한 곳도 없도록 푸르게 단장해야 한다’는 방침을 내렸다.

북한의 헐벗은 산하를 떠올리면 산림녹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돼도 충분치 않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산림녹화 방안은 뙈기밭 회수 등의 단속으로 일관돼 비현실적이며,

실현 가능성 또한 낮다. 산과 들을 푸르게 단장하려면 주민들의 난방과 취사용 땔감 문제가

해결돼야 하며, 주민들의 식량 문제 역시 함께 풀어가야 한다.

식량난이 시작된 이래 주민들은 너도나도 텃밭과 뙈기밭 농사에 매달려 살아가고 있다.

야산이든 험한 산이든 비탈이 얼마나 심하든 관계없이 주민들은 맨손으로라도 돌을 고르며 어렵게

밭을 일궜다. 일부 지역에선 화전이 심심치 않게 행해지기도 했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뙈기밭을 일구면 최소 3개월 내지 6개월 정도의 식량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들로선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굶어죽지 않으려면 아무리 손바닥만한 뙈기밭이라도

일궈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산림보호와 육성을 명목으로 단속과 통제를 아무리 강화한다 해도

주민들의 땔감 및 뙈기밭 농사에 대한 강렬한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아무런 효과도 볼 수

없을 것이다.

북한 정부가 산림녹화에 대한 의지를 천명한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그보다 더 우선적으로 주민들의 식량 상황 및 생계 문제에 대해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

■ 경제활동

‘내년부터 량정사업소에서만 식량을 판다’는 소문에 주민들 불안

평양시를 비롯한 각 지역에서 식량은 내년 1월 1일부터는 량정사업소에서만 판매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주민들은 “량정사업소에서 식량가격을 크게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 하면서도, “판매수량이 충분할지는 모르겠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시장에서 식량을 더 이상 사고팔지 못하도록 하면 주민들의 불편이 매우 클 것이다. 시장에서의 쌀 판매금지 조처가 이전에도 여러 번 내려졌으나 지금껏 성공한 적은 없었다.

“올해 소토지농사로 살아남아”

함경북도 부령군 주민들은 올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소토지 농사 덕분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이 곳 주민들은 비록 농장 밭처럼 좋은 땅은 아니지만 산중턱이나 산비탈에 어렵게 일군 뙈기밭에 옥수수를 비롯해 감자, 두부콩, 수수, 조 등 낟알을 심었다고 했다.

심판석(61세)씨는 “올 봄에 풀죽만 먹으면서도 얼마나 정성스럽게 가꿨는지 모른다. 뙈기밭농사를 잘만 지으면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식량은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올해도 눈에 불을 켜고 농사를 지었다”고 했다. 그런데 내년부터 산과 들을 푸르게 가꾸라는 방침에 따라 소토지농사가 전면 금지된다는 소식에“그러면 다 죽는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가을 수확했어도 죽 먹는 주민들

최근 몇 년 새 가장 최악의 식량 부족을 경험한 주민들은 가을 수확기라 낟알을 만져볼 수 있게 되었음에도 극도로 식량을 아끼는 모습이다. 예전 같으면 일년 중에 그래도 쌀밥을 먹을 수 있는 시기가 가을이라며 쌀밥을 먹는 집들이 많았다.

그런데 올해는 잘 사는 집들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옥수수밥이나 옥수수죽으로 더 수준을 낮춰 먹고 있다. 황해북도 사리원에 사는 고은복(41세)씨는 “올해 생산량이 좋다고 말은 하지만 거둬들여 봐야 아는 거고, 또 군량미로 나갈 거라 우리 손안에 들어온다는 보장이 없다.

식량을 팔아야 옷도 사고 비누도 사고 신발이나 다른 것들도 좀 살 수 있다. 자식들 학교도 보내려면 돈이 필요하고, 전기세, 물세, 집세 내야지, 겨울이 오면 땔감 사야지 돈이 이것저것 많이 든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웬만하면 식량을 팔지 않는다. 올 봄에 먹는 고생을 너무 심하게 해서 식량이 떨어지면 죽는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러니 마음 놓고 쌀밥 한 끼 지어먹을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가을 수확철엔 사내아이가 큰 재산

황해북도 서흥군에서는 가을 수확기를 맞아 소토지 농사를 지은 주민들이 수확물 지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에 수확한 낟알로 어떻게든 올 겨울과 내년 봄까지 연명해나가야 하기 때문에 한 알이라도 뺏길 수 없다는 집념이 대단하다.

이렇게 제 것은 뺏기지 않으려 하는 반면, 남의 것을 줍거나 훔치는 일에는 더 열심이다. 요즘 같은 시기엔 집안에 사내아이가 있으면 큰 재산이라고들 말한다. 사내애들은 소토지농사를 거둬들이는 일부터 시작해서 도둑으로부터 농작물을 지키는 일은 물론이고, 농장의 낟알을 훔치는 일도 곧잘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보안원들이 순찰을 강화해도 재빠른 사내애들을 당해내기 힘들다. 여자아이들은 대체로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벼이삭줍기를 하러 나가거나 배춧잎 등을 주워 말리며 집안생계에 도움을 주고 있다.

■ 시선집중

2012년까지 조국의 산과 들을 푸르게 단장

지난 9월 29일, 중앙당에서는 ‘2012년까지 조국의 산과 들판을 황폐한 곳이 한 곳도 없도록 푸르게 단장해야 한다’는 방침을 내렸다. 이 방침을 따르자면 앞으로 각 지역에서는 산기슭과 중턱에 있는 소토지를 회수하고, 그 자리에 나무를 심어야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집행에 들어간 곳도 있다.

소토지 농사에 의지해 살아가는 주민들은 “내년부터 소토지농사를 짓지 말라는 건 죽으라는 소리와 같다”며 청천벽력이 아닐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내년부터 량정사업소에서만 식량을 판다’는 소문에 주민들 불안

평양시를 비롯한 각 지역에서 식량은 내년 1월 1일부터는 량정사업소에서만 판매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주민들은 “량정사업소에서 식량가격을 크게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 하면서도, “판매수량이 충분할지는 모르겠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시장에서 식량을 더 이상 사고팔지 못하도록 하면 주민들의 불편이 매우 클 것이다. 시장에서의 쌀 판매금지 조처가 이전에도 여러 번 내려졌으나 지금껏 성공한 적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