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선집중

평양 구역 개편, 왜 했나?

평양시 인구 축소는 전에도 여러 차례 실시됐었다. 그러나 1983년 3월 평안남도의 강동군을 평양시에 편입시킨 이래 구역 개편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그동안에도 논의는 쭉 있어왔다. 주변 군들을 평양시에 편입시킬 때만 해도 평양시가 노리는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농산물 자급자족 원칙에 따라, 지방에 있는 군들 중에서 평양시 식량수급에 도움이 될 만한 군들을 총망라하겠다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서울시보다 규모가 더 커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막상 편입시키고 보니,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강남군을 제외한 강동군, 중화군, 상원군 등 3개 군이 평양시를 지원하기는커녕 오히려 부담을 주게 된 것이다. 강동군에는 2경제군수공업기지가 크게 자리하고 있어, 군당책임비서가 2경제를 위해 복무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이다. 강동군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2경제에 갖다 바쳐도 부족한 판이라, 평양시에 전혀 돌릴 수가 없었다.

중화군과 상원군도 마찬가지다. 4군단 병력과 수도방어사령부 병력이 대거 밀집해 있어 병력에 딸린 군인가족들까지 하면 흡사 병영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보니 이곳들 역시 농산물을 평양에 공급하기는커녕 자신들이 먹을 것도 없는 상황이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평양시가 덕 좀 보려고 편입시켰다가, 도리어 먹여 살려야 하는 역전이 벌어진 것이다. 평양에서는 군들더러 “왜 자급자족을 못하느냐?”고 따져 묻고, 군에서는 “우리는 평양 사람이 아니냐?”며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그러나 상원군 등이 수도를 방어하는 주요 군사기지이기 때문에 섣불리 결정을 못 내리고, 지금까지 끌어온 것이다.

그러면 지금까지 못하다가 왜 올해 행정구역을 축소한 것이냐는 물음에 중앙당의 한 간부는 “식량난으로 평양시 식량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내려진 결정”이라고 했다. 올해 식량난이 너무 심해지자, 더 이상 결단을 미룰 여유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특히나 평양은 수도이고, 정치 핵심부인 만큼 결코 흔들려서는 안 되는데, 식량공급 문제로 애로사항이 끝없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2012년 강성대국을 앞두고, 평양시를 더 완결적으로, 잘 꾸려보자는 목적도 있다고 했다. 평양에는 특히 외국공관들이 주재하고 있어 신경을 더 쓰기 마련인데, 시내만 잘 관리해도 훨씬 깨끗하고 보기 좋은 외관을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평양의 원활한 식량공급’과 ‘보다 완결적인 평양 꾸리기’를 위해 인구축소와 행정구역 개편을 감행한 것이라고 했다(끝).

평양 행정 구역 축소 개편

중앙당은 평양시 인구 축소와 도시 구역을 재정비할 데 대한 방침을 내렸다. 평양 시당에서는 강동군과 중화군, 상원군 등 4개 군 정리를 골자로 논의한 끝에, 강동군을 제외하고 중화군과 상원군 등을 지방으로 이관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중화군과 강남군, 상원군은 황해북도로 이관됐는데, 단 상원군 중심부에 있는 상원시멘트공장만은 평양시 소속으로 남겼다. 원래 강동군도 지방에 넘길 것을 논의했으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각이 있는 점이 특별히 고려됐다. 이번에 개편된 구역에서는 주민들의 평양시민증을 모두 회수하고, 새로운 공민증을 배부하고 있다. 각 보안기관들은 주민 구성상태가 복잡해짐에 따라, 치안 유지를 위해 6월부터 순찰대를 개편했다. 순찰대 명칭도 경비 순찰과로 고쳐 부르고, 순찰대도 군관에서 하사관 직급으로 낮추었다. 원래 보안서 순찰대는 예전부터 보안원이라기 보다는 하사관 취급을 해왔는데, 이번에는 정식으로 하사관 칭호를 부여했다.

은덕군 7월 7일 기업소, 노동자의 75%가 소토지 농사에 매달려

함경북도 은덕군 7월 7일 기업소에서는 전체 노동자의 75% 가량이 소토지 농사에 매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과 6월, 두 달 동안에도 이 공장에서는 식량배급이 전혀 없었다. 노동자들은 하루 두 끼, 옥수수가루와 쑥, 산나물 등을 섞어 끓인 죽으로 연명하고 있다. 군당으로부터 5․26 지시를 전달받은 노동자들은 앞으로도 배급받을 가능성을 완전히 포기하고, 더더욱 부업 찾기에 골몰해있다. 그나마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일이 소토지 농사이기 때문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소토지 농사가 금지돼 농사를 몰래 지어야 하는 고충이 있었지만, 올해는 그런대로 소토지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된 것이 소토지 농사를 짓는 노동자가 많아진 이유이다.

올해 새로 소토지 농사를 짓게 된 노동자들은 인근 민둥산에 올라 잡초와 죽은 나무들을 불태워 없애고, 다소 가파른 곳까지 밭으로 개간했다. 새로 밭을 개간하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은 바로 비료를 구하는 문제였다. 은덕군은 산악지대여서 비료가 없으면 농사가 거의 불가능한 지역인데, 가뜩이나 식량 살 돈도 없는 처지에 비싼 비료를 구입할 돈이 있을 리가 없고, 설령 돈이 있더라도 예전과 달리 시장에 나오는 비료가 얼마 되지 않아 구하기도 어려웠다. 그저 집에서 만든 퇴비를 뿌리는 수밖에 없었는데, 올해 군당에 퇴비과제로 이미 상당량을 바친 뒤여서, 퇴비가 마땅치 않은 형편이었다. 그래도 노동자들은 너나없이 자기가 농사 지어 먹고 살 수 있다는 희망 하나로 온갖 노력을 다해 농사를 짓고 있다.

함북 주민들,“소토지 농사만이 살 길이다”

시장을 전면 허용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장사가 잘 안 풀리는 상황에서, 함경북도 주민들은 이제 믿을 것은 소토지 농사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청진 이북 지방에서는 국가에서 무슨 정책을 새로 내놓든지 관심 없어 한다. 국가에는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는 것이다. 대신 산속에 올라가 소토지를 일구는 데 골몰하고 있다. 죽도 못 먹는 집들이 많지만, 소토지 농사를 짓는 집들은 그래도 입에 풀칠은 하고 산다. 하루 200-300원 벌이라도 장사를 하는 집들은 소토지 농사를 겸해 생계를 겨우 유지해가고 있다.

온성군, 소토지 농사 덕에 식량사정 양호

함경북도 온성군은 전국적인 식량난 속에서도 비교적 식량상황이 괜찮은 지역에 속한다. 화폐 교환 조치 이후에 전국적으로 식량난이 심해지고, 아사자가 발생하는 등 거센 후폭풍을 경험하고 있는 데 반해, 온성군에서는 땅을 일굴만한 지역을 모두 개간해 소토지 농사에 집중한 덕분에 아직 굶어죽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비교적 식량상황이 안정적인 편이다. 이것은 군당 차원에서 직장별로 소토지를 나눠주고, 개인들의 소토지 농사를 묵인해 준 덕분이었다. 올해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소토지 농사를 장려하고, 중국에서 비료와 농자재 등을 수입해 쓰도록 권하고 있다. 온성읍의 경우 주민들이 거의 모든 식량을 소토지 농사로 해결하고 있는 상황이다. 식량 여유가 있는 집들에서는 옥수수술을 만들어 팔기도 하는데, 이런 집이 한 10여 세대 된다. 물론 개인이 술을 만들어 파는 일은 비법활동이지만, 보안원들에게 얼마씩 찔러주고 몰래 파는데, 술 한 병에 150원 정도 받는다. 술을 사려는 주민들은 돈 대신 대부분 옥수수를 주는데, 술 1kg에 옥수수 1kg씩 교환하고 있다. 이 지역의 한 간부는 “아까운 식량을 술로 만들지 말라는 방침이 여러 차례 내려왔지만, 우리 온성은 식량사정이 어렵긴 해도 굶어죽을 정도까지는 아니어서 눈감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고(故) 김일성 주석 16주년 기념일, 전국 시장 운영 금지령

7월 8일 고(故) 김일성 주석 서거 16주년을 맞이해, 중앙당에서는 전국 시, 군에 시장을 운영하지 말라는 지시문을 내려 보냈다. 각 지방에서는 지시문을 받고, 그 전날부터 시장을 단속하기 시작했다. 함경북도 회령에서는 시장 주변에서 하루벌이 장사하는 사람들까지 대거 단속했다. 7일 오후 5시쯤, 시보안서 순찰대 20여명의 단속원들이 경보음을 시끄럽게 울리며 등장해 장사하는 여성들의 매대를 걷어차며 상당히 폭압적으로 단속해 주민들의 빈축을 샀다. 한 단속원이 거칠게 밀치는 바람에 황급히 두부밥을 안고 달아나던 여성이 바닥에 넘어졌는데, 음식물이 와르르 쏟아졌다. 이 틈을 놓칠세라 어디선가 꽃제비들이 우루루 몰려나와 정신없이 주워 먹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순찰대원들은 “사회주의 생활을 망신시킨다”며 더 이상 주워 먹지 못하도록 꽃제비들을 발로 차고, 쏟아버린 음식이 아까워 허겁지겁 그릇에 주워 담던 여성도 쫓아버렸다.

함경남도 함흥에서는 주민들이 “추모 분위기를 살려 얼굴에 웃음빛을 없애며 슬픈 마음으로 보내라”는 당의 지시를 듣고 코웃음을 쳤다. 최근 식량 값이 800원대까지 올라간 것을 두고, “웃지 말라고 강요 같은 거 안 해도 얼굴에 웃음빛이 없다”고 말한다. 성천강 구역에 사는 최영미(가명)씨는 “단 한 시간이라도 시장을 운영해야, 많이 벌던 적게 벌던 하루 식량을 마련할 수 있는데, 장사를 하지 말라니 억지로 웃으라고 해도 웃지 못 할 판”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표> 7월 첫째 주 청진 환율과 식량가격 동향

7월 첫째 주 청진 환율과 식량가격 동향

날짜인민폐(북한 원/1위안)달러(북한 원/1달러)쌀(북한 원/kg)옥수수(북한 원/kg)
7/11421,010570350
7/51681,180800400

청진 외화시세 급등에 쌀값 덩달아 상승

7월 들어 청진 외화시세가 큰 폭으로 뛰고 있다. 인민폐는 지난 7월 1일, 1위안 당 142원에서 닷새째인 5일엔 168원으로 뛰었다. 달러는 170원이 더 올라, 1,180원이 됐다. 외화시세가 큰 폭으로 오르자, 식량 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 500원대에 머무르던 쌀값은 800원대로 올라섰고, 옥수수도 350원에서 400원으로 올랐다. 이는 비단 청진만의 사정은 아니다. 함흥은 지난 7월 8일, 쌀값이 800원이었고, 옥수수는 450원까지 올랐다. 외화 값이 오르는 이유에 대해, 청진시 한 간부는 “5․26 지시 이후에 모두 각자 알아서 살라고 하니, 여기저기서 물건을 하나라도 더 대오려고 난리다. 우리나라 돈은 신용이 없으니 외화 값만 올라가는 게 아니겠느냐? 외화 값이 오르니 쌀값도 덩달아 올라가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청진시 주민들은 식량 값이 오르자, 살 길이 더 막막해지고 있다며 올해 어떻게 넘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짓는다.

■ 정치생활

평양, 구역 개편 왜 했나?

평양시 인구 축소는 전에도 여러 차례 실시됐었다. 그러나 1983년 3월 평안남도의 강동군을 평양시에 편입시킨 이래 구역 개편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그동안에도 논의는 쭉 있어왔다. 주변 군들을 평양시에 편입시킬 때만 해도 평양시가 노리는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농산물 자급자족 원칙에 따라, 지방에 있는 군들 중에서 평양시 식량수급에 도움이 될 만한 군들을 총망라하겠다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서울시보다 규모가 더 커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막상 편입시키고 보니,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강남군을 제외한 강동군, 중화군, 상원군 등 3개 군이 평양시를 지원하기는커녕 오히려 부담을 주게 된 것이다. 강동군에는 2경제군수공업기지가 크게 자리하고 있어, 군당책임비서가 2경제를 위해 복무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이다. 강동군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2경제에 갖다 바쳐도 부족한 판이라, 평양시에 전혀 돌릴 수가 없었다.

중화군과 상원군도 마찬가지다. 4군단 병력과 수도방어사령부 병력이 대거 밀집해 있어 병력에 딸린 군인가족들까지 하면 흡사 병영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보니 이곳들 역시 농산물을 평양에 공급하기는커녕 자신들이 먹을 것도 없는 상황이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평양시가 덕 좀 보려고 편입시켰다가, 도리어 먹여 살려야 하는 역전이 벌어진 것이다. 평양에서는 군들더러 “왜 자급자족을 못하느냐?”고 따져 묻고, 군에서는 “우리는 평양 사람이 아니냐?”며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그러나 상원군 등이 수도를 방어하는 주요 군사기지이기 때문에 섣불리 결정을 못 내리고, 지금까지 끌어온 것이다.

그러면 지금까지 못하다가 왜 올해 행정구역을 축소한 것이냐는 물음에 중앙당의 한 간부는 “식량난으로 평양시 식량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내려진 결정”이라고 했다. 올해 식량난이 너무 심해지자, 더 이상 결단을 미룰 여유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특히나 평양은 수도이고, 정치 핵심부인 만큼 결코 흔들려서는 안 되는데, 식량공급 문제로 애로사항이 끝없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2012년 강성대국을 앞두고, 평양시를 더 완결적으로, 잘 꾸려보자는 목적도 있다고 했다. 평양에는 특히 외국공관들이 주재하고 있어 신경을 더 쓰기 마련인데, 시내만 잘 관리해도 훨씬 깨끗하고 보기 좋은 외관을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평양의 원활한 식량공급’과 ‘보다 완결적인 평양 꾸리기’를 위해 인구축소와 행정구역 개편을 감행한 것이라고 했다

평양 행정 구역 축소 개편

중앙당은 평양시 인구 축소와 도시 구역을 재정비할 데 대한 방침을 내렸다. 평양 시당에서는 강동군과 중화군, 상원군 등 4개 군 정리를 골자로 논의한 끝에, 강동군을 제외하고 중화군과 상원군 등을 지방으로 이관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중화군과 강남군, 상원군은 황해북도로 이관됐는데, 단 상원군 중심부에 있는 상원시멘트공장만은 평양시 소속으로 남겼다. 원래 강동군도 지방에 넘길 것을 논의했으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각이 있는 점이 특별히 고려됐다. 이번에 개편된 구역에서는 주민들의 평양시민증을 모두 회수하고, 새로운 공민증을 배부하고 있다. 각 보안기관들은 주민 구성상태가 복잡해짐에 따라, 치안 유지를 위해 6월부터 순찰대를 개편했다. 순찰대 명칭도 경비 순찰과로 고쳐 부르고, 순찰대도 군관에서 하사관 직급으로 낮추었다. 원래 보안서 순찰대는 예전부터 보안원이라기 보다는 하사관 취급을 해왔는데, 이번에는 정식으로 하사관 칭호를 부여했다.

고(故) 김일성 주석 16주년 기념일, 전국 시장 운영 금지령

7월 8일 고(故) 김일성 주석 서거 16주년을 맞이해, 중앙당에서는 전국 시, 군에 시장을 운영하지 말라는 지시문을 내려 보냈다. 각 지방에서는 지시문을 받고, 그 전날부터 시장을 단속하기 시작했다. 함경북도 회령에서는 시장 주변에서 하루벌이 장사하는 사람들까지 대거 단속했다. 7일 오후 5시쯤, 시보안서 순찰대 20여명의 단속원들이 경보음을 시끄럽게 울리며 등장해 장사하는 여성들의 매대를 걷어차며 상당히 폭압적으로 단속해 주민들의 빈축을 샀다. 한 단속원이 거칠게 밀치는 바람에 황급히 두부밥을 안고 달아나던 여성이 바닥에 넘어졌는데, 음식물이 와르르 쏟아졌다. 이 틈을 놓칠세라 어디선가 꽃제비들이 우루루 몰려나와 정신없이 주워 먹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순찰대원들은 “사회주의 생활을 망신시킨다”며 더 이상 주워 먹지 못하도록 꽃제비들을 발로 차고, 쏟아버린 음식이 아까워 허겁지겁 그릇에 주워 담던 여성도 쫓아버렸다.

함경남도 함흥에서는 주민들이 “추모 분위기를 살려 얼굴에 웃음빛을 없애며 슬픈 마음으로 보내라”는 당의 지시를 듣고 코웃음을 쳤다. 최근 식량 값이 800원대까지 올라간 것을 두고, “웃지 말라고 강요 같은 거 안 해도 얼굴에 웃음빛이 없다”고 말한다. 성천강 구역에 사는 최영미(가명)씨는 “단 한 시간이라도 시장을 운영해야, 많이 벌던 적게 벌던 하루 식량을 마련할 수 있는데, 장사를 하지 말라니 억지로 웃으라고 해도 웃지 못 할 판”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 식량소식

은덕군 7월 7일 기업소, 노동자의 75%가 소토지 농사에 매달려

함경북도 은덕군 7월 7일 기업소에서는 전체 노동자의 75% 가량이 소토지 농사에 매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과 6월, 두 달 동안에도 이 공장에서는 식량배급이 전혀 없었다. 노동자들은 하루 두 끼, 옥수수가루와 쑥, 산나물 등을 섞어 끓인 죽으로 연명하고 있다. 군당으로부터 5․26 지시를 전달받은 노동자들은 앞으로도 배급받을 가능성을 완전히 포기하고, 더더욱 부업 찾기에 골몰해있다. 그나마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일이 소토지 농사이기 때문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소토지 농사가 금지돼 농사를 몰래 지어야 하는 고충이 있었지만, 올해는 그런대로 소토지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된 것이 소토지 농사를 짓는 노동자가 많아진 이유이다.

올해 새로 소토지 농사를 짓게 된 노동자들은 인근 민둥산에 올라 잡초와 죽은 나무들을 불태워 없애고, 다소 가파른 곳까지 밭으로 개간했다. 새로 밭을 개간하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은 바로 비료를 구하는 문제였다. 은덕군은 산악지대여서 비료가 없으면 농사가 거의 불가능한 지역인데, 가뜩이나 식량 살 돈도 없는 처지에 비싼 비료를 구입할 돈이 있을 리가 없고, 설령 돈이 있더라도 예전과 달리 시장에 나오는 비료가 얼마 되지 않아 구하기도 어려웠다. 그저 집에서 만든 퇴비를 뿌리는 수밖에 없었는데, 올해 군당에 퇴비과제로 이미 상당량을 바친 뒤여서, 퇴비가 마땅치 않은 형편이었다. 그래도 노동자들은 너나없이 자기가 농사 지어 먹고 살 수 있다는 희망 하나로 온갖 노력을 다해 농사를 짓고 있다.

온성군, 소토지 농사 덕에 식량사정 양호

함경북도 온성군은 전국적인 식량난 속에서도 비교적 식량상황이 괜찮은 지역에 속한다. 화폐 교환 조치 이후에 전국적으로 식량난이 심해지고, 아사자가 발생하는 등 거센 후폭풍을 경험하고 있는 데 반해, 온성군에서는 땅을 일굴만한 지역을 모두 개간해 소토지 농사에 집중한 덕분에 아직 굶어죽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비교적 식량상황이 안정적인 편이다. 이것은 군당 차원에서 직장별로 소토지를 나눠주고, 개인들의 소토지 농사를 묵인해 준 덕분이었다. 올해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소토지 농사를 장려하고, 중국에서 비료와 농자재 등을 수입해 쓰도록 권하고 있다. 온성읍의 경우 주민들이 거의 모든 식량을 소토지 농사로 해결하고 있는 상황이다. 식량 여유가 있는 집들에서는 옥수수술을 만들어 팔기도 하는데, 이런 집이 한 10여 세대 된다. 물론 개인이 술을 만들어 파는 일은 비법활동이지만, 보안원들에게 얼마씩 찔러주고 몰래 파는데, 술 한 병에 150원 정도 받는다. 술을 사려는 주민들은 돈 대신 대부분 옥수수를 주는데, 술 1kg에 옥수수 1kg씩 교환하고 있다. 이 지역의 한 간부는 “아까운 식량을 술로 만들지 말라는 방침이 여러 차례 내려왔지만, 우리 온성은 식량사정이 어렵긴 해도 굶어죽을 정도까지는 아니어서 눈감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 경제활동

청진 외화시세 급등에 쌀값 덩달아 상승

7월 들어 청진 외화시세가 큰 폭으로 뛰고 있다. 인민폐는 지난 7월 1일, 1위안 당 142원에서 닷새째인 5일엔 168원으로 뛰었다. 달러는 170원이 더 올라, 1,180원이 됐다. 외화시세가 큰 폭으로 오르자, 식량 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 500원대에 머무르던 쌀값은 800원대로 올라섰고, 옥수수도 350원에서 400원으로 올랐다. 이는 비단 청진만의 사정은 아니다. 함흥은 지난 7월 8일, 쌀값이 800원이었고, 옥수수는 450원까지 올랐다. 외화 값이 오르는 이유에 대해, 청진시 한 간부는 “5․26 지시 이후에 모두 각자 알아서 살라고 하니, 여기저기서 물건을 하나라도 더 대오려고 난리다. 우리나라 돈은 신용이 없으니 외화 값만 올라가는 게 아니겠느냐? 외화 값이 오르니 쌀값도 덩달아 올라가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청진시 주민들은 식량 값이 오르자, 살 길이 더 막막해지고 있다며 올해 어떻게 넘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짓는다.

7월 첫째 주 청진 환율과 식량가격 동향

날짜인민폐(북한 원/1위안)달러(북한 원/1달러)쌀(북한 원/kg)옥수수(북한 원/kg)
7/11421,010570350
7/51681,18080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