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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4호

■ 시선집중

2004년 12월 함경북도 국경변 정황

1) 온성과 회령 지역의 국경변 통제 상황이 더 엄격해졌다. 주민들의 국경 지역 왕래를 통제하기 위해 3중의 경비를 세웠고 국경변을 다니다가 통행증이 없어 발각된 사람은 법적으로 처벌한다.

국경 연선에서 도강하는 사람들은 돈이 좀 있어 옷도 잘 입는 경우도 간혹 있다. 국경 부근에서 규찰을 서는 사람들은 옷만 좀 잘 입어도 검사를 한다.

첫째, 현역 군인들로 구성된 국경 경비대가 국경 지역을 지킨다.

둘째, 적위대나 교도대가 기본적으로 야간 근무를 하며 정황에 따라 주간 근무도 지원한다. 적위대는 일반 사민들인데 전쟁이 일어나면 일반 산업단지나 주요 건물을 지키는 임무를 가지고 있다. 교도대는 예비역으로 전쟁시 바로 군에서 복무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셋째, 인민반이나 작업반에서 조직한 야간 순찰대인 국경 분주소가 있다. 군 보위부에서 국경담당봉쇄지도원이라는 직책의 사람이 나와서 교도대 대원들을 조직화하여 민간인들로 구성된 경비대를 운영한다.

야간 순찰대가 5명으로 나갈 때 1~2명은 밀정으로 심어둔다. 5명이 나가는데 누가 돈을 받았는지, 누가 누구를 어떻게 무마해줬는지 서로 감시를 하며 부정행위는 바로 보고를 하도록 임무를 준다.

2) 따라서 안전한 도강을 위해 북한 국경수비대에게 주는 뇌물 비용이 2개월 전에 평균 200위안에서 1개월 전에 300~500위안으로 올랐다가 최근에는 1,000위안까지 요구하는 사람들도 일부 존재한다. 500위안 이하로는 돈을 받아도 거래를 하지 않는다. 처벌 강도가 높아지니 믿을만한 사람도 웬만하면 하지 않으려고 하다보니 값이 오르게 되었다.

도강비는 회령의 경우 200-300위안 선이다. 회령에서 도강을 하면 국경에서 연길까지 오기가 어려워 이용하는 사람이 적다. 반면 남양의 경우 넘어오면 도문 시내가 되기에 그 곳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 넘어오는게 쉬우니 도강비도 비싸서 500위안이다.

한편 소개를 받아 간접 거래를 할 경우 돈은 더 비싸진다. 사람에 따라서 인민폐 1,000위안까지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회령 쪽은 200원에 담배나 물고기, 음식 등 50원어치를 사 주면 된다. 그러면 전체 250원 정도가 된다.

2004년 12월 국경 통제상황

2004년 12월 국경변 통제상황

평양에서 11월 초순에 통지문이 내려왔다. 중국에서 잡혀 들어가면 한국행을 시도하는 사람에 대해 가차없이 처리하라는 것이다. 총살은 아니더라도 정치범 수용소로 데려간다는 소문이 주민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

최근 탈북자들에 대한 법적 처리가 강화되었다. 베트남에서 468명이 한국으로 입국하고 베이징에서 탈북자 62명이 잡히면서 처벌이 강화되었다. 베이징에서 북송됐던 62명은 예전보다 더 엄격하게 처벌받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탈북자에 대한 조사를 할 때, 보름 정도만 버티면 기본적인 조사를 마쳤다. 예전에는 조사가 간단했으나 최근에는 한국가다 붙잡힌 사람은 다 5년 이상이라고 한다. 지난 8월 20일경에 베트남에서 잡혀 비슷한 시기에 강제 송환된 탈북자가 아직 온성 안전부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경우도 있다. 3달을 넘길 정도로 조사가 강화되었다.

조사 결과 한국행 시도가 확인된 사람은 기본적으로 5년 이상의 형을 받는다고 한다. 한 탈북자의 경우 자신의 아내가 지난 11월에 내몽골을 통해 한국행을 시도하다가 강제송환되어 5년 형기를 받았다. 최근에 북한 정부는 한국행을 시도하는 사람과 중국에 나가있는 탈북자들은 한국과 연결되어 있는 ‘한국문세’로 간주한다.

OO 문세란 개인의 신상과 행적에 관한 문건에 나쁜 기록이 남겨져 있는 사람들을 흔히 일컫는 말이다. 일종의 전과 기록으로 한국으로 가려고 시도하다 잡혀왔거나 어떤 식으로든 한국과 접촉했던 사람들은 ‘한국 문세’ 라 하고 중국으로 도강했거나 송환된 사람들을 ‘중국 문세’ 라 한다.

평양에서 온성과 회령으로 70명의 탈북자 색출을 위한 그루빠가 내려왔다가 60명이 보강이 되어 130명이 되었다. 이 그루빠는 보위부와 안전부가 따로 지휘체계를 가지고 내려왔다고 한다. 11월부터 2월 16일까지 단속한다. 이런 방침이 내려오자 사전에 연계망을 가지고 있던 도강 주선업자들은 미리 파악을 하고 자리를 피했다고 한다. 사전에 통지를 받아 국경을 넘어 중국 내륙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이전에 평양에서 사용하던 북한 핸드폰을 10월부터 평양시내는 물론 전국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국경변의 회령시, 온성군 지역에는 핸드폰 전파 감지기가 설치되어 중국 핸드폰 출처를 파악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이나 한국에서 북한과 통화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그래도 수완 좋은 사람은 은밀하게 사용하고 있다.

국경 연선은 여전히 검문검색을 심하게 하고 있다. 검문소에서는 아주 까다롭고 세심하게 검사를 하며 승객들에게 어디로 가냐, 무슨 일로 가느냐는 식으로 상세하게 묻는다. 검사를 심하게 하는 이유를 물으면 연말이라고 둘러대고 넘어간다.

1) 국경 봉쇄 정책 강화에 대한 좋은벗들의 분석

지난 7월말 베트남 체류 탈북자들의 한국행과 10월말 중국 베이징에서의 집단 연행 사건으로 북한 정부는 국경변 봉쇄 정책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국경변을 3중으로 단속하고 또 송환된 탈북자들을 조사하면서 최근에 잡힌 탈북자는 대부분 한국행을 시도한 사람으로 간주되어 조사가 길어지는 추세이다.

또 북한의 국경 지역에서 돈 거래를 통해 탈북자의 도강을 주선하는 지역 주민들을 추적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중국과 북한 두 나라 정부는 국제적으로 제기되는 탈북자 문제를 국경변 봉쇄, 단속 강화 등의 정책으로 대처하고 있다.

2) 도강 사례비의 인상에 대한 좋은벗들의 분석

북한 정부의 국경변 단속과 처벌이 강화되면서 국경 도강비가 큰 폭으로 상승하게 되었다. 국경변 지역은 주민들의 경제적 어려움과 국경 수비대의 궁핍한 근무 환경으로 인해 탈북자나 밀수꾼의 도강 밀거래에 경제적으로 의존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비록 북한 정부가 국경변 단속을 강화하더라도 중국으로의 도강을 근절할 수 없는 것이다.

■ 경제활동

2004년 10월 황해남도 해주의 물가표

2004년 10월 황해남도 해주시의 물가 가격표입니다.

2004년 12월 함경북도의 물가표

인민폐 가격은 국경변에서 북한의 내륙으로 갈수록 가격이 비싸진다. 쌀값은 품질에 따라 10~20원의 차이가 난다. 가격은 2일에 1번 정도로 바뀌고 있다. 지방에서 물건이 들어오는 것의 영향으로 변동이 심하기 때문이다.

2004년 10월 황해남도의 식량 사정

배급 및 식량 사정

1) 황해남도 연안군에서 9월말에 쌀값이 900원까지 상승했다가 10월말에는 400원대로 떨어졌다. 매해 10월에서 다음해 1월까지는 군량미 철이므로 북한 정부는 황해도의 쌀이 외부로 나가지 못하도록 통제를 한다. 함경도에는 쌀값이 비싸서 장사꾼들이 황해도의 쌀을 사가는데 황해도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게 외부 유출을 통제, 단속을 하여 쌀값이 내려갔다.

2) 황해도는 규찰대를 조직, 동원하여 쌀을 통제한다. 규찰대는 자전거라도 쌀을 싣고 가면 잡아서 단속한다. 북쪽에서 쌀을 사러 황해도로 오는 장사꾼들은 기차역을 이용하니 역전에서 단속하고 초소들마다 서비차를 단속한다. 또 단속조가 매 리마다 나와서 지켰다. 이렇게 단속하지만 몰래 빼내는 장사꾼도 있다.

3) 황해도에 보위부 초소는 8개가 있다. 옹진에 2개, 해주에 2개, 강령에 2개, 연안과 배천에 1개씩 있다. 이 초소에서 쌀을 회수하니 쌀이 나가지 못한다. 초소를 통과하려면 뇌물을 줘야 하고 결국 수지가 맞지 않아 쌀장사를 못한다. 장마당에서 파는 것은 괜찮지만 가지고 다니는 것은 5kg 정도라도 통제를 했다.

2004년 10월 황해도의 쌀값 하락 분석글

황해도 쌀 가격의 하락

황해도에서 쌀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였다. 쌀값 하락은 여러 가지 요인이 맞물려서 일어난 현상이다.

첫째, 매해마다 쌀 수확 전에 가격이 최고로 올랐다가 쌀 수확철이 되면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된다(예: 작년 2003년에는 9월에 150원까지 올랐다가 10월 70-80원으로 내려갔다).

둘째, 북한 정부가 군량미 확보를 위해 황해도산 쌀의 외부유출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10월경 한국에서 지원한 쌀이 해주 항으로 들어왔다.

넷째, 군대로 들어간 군량미 일부가 장마당으로 흘러 나왔다.

이상과 같이 국경변에서는 쌀 가격이 중국산 쌀 수입에 영향을 받는데 비해, 황해도는 곡창지대라는 성격상 수확철에 일시적으로 공급이 늘어나면서 가격 하락 현상이 발생함을 알 수 있다.

2004년 10월 황해도 시장의 한국산 상품

시장 소식

1) 황해남도에서도 시장에는 한국 물건이 팔린다. 한국산이 중국산보다 너무 비싸니까 웬만한 사람은 살 엄두를 내지 못한다. 한국산이라고 대놓고 팔지는 못하고 일본산이라고 하면서 파는데 한국 상품을 고정적으로 가져다 파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 아는 사람 중에 살만한 사람한테만 집에 데려와서 판다. 아주 가까운 사람이라야 한국산이라고 밝힌다. 한국산은 이윤이 많이 남는 장사에 속한다.

2) 장마당 장사를 허가했지만 단속 품목 중에는 군수품이 포함이 된다. 군복, 혁대, 신발 등의 군수품이 장마당에 많이 나온다. 허기진 일반 사병들이 군수품을 팔아 음식 등을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북한의 작업복의 90%는 군복이다.

2004년 10월 황해도의 어업 소식

어업 활동

1) 황해도 해안 지역 외화벌이의 90% 이상이 수산물로 유지되고 있다. 주요 수산물은 꽃게, 해삼, 소라, 바지락 등인데 외화벌이 총량의 75%는 바지락이 차지하고 있다. 4월부터 11월까지 바다에서 작업하고 11월에 돌아와서 선박을 수리하면서 4월까지 보낸다. 4월부터는 어장이 가까운 포구 부근에 천막을 치고 천막생활을 하면서 보낸다.

2) 어업 활동 과정에서 수확물을 상납해야 하는 국가기관이 많다. 군부 계통으로 해군 여단, 대대, 배의 입출항을 담당하는 중대는 물론, 보위부와 물고기잡이 허가증을 취급하는 국토부, 보안서와 군당 등에 낸다. 보통 수확량의 약 20%를 내게 된다.

3. 어업 분야의 개인 경제활동

1) 개인들이 운영하는 배가 많아 너무 많은 사람들이 바다로 가서 캐다보니 바다 자원이 고갈되어 배를 다 철수시킬 것에 대한 지시가 떨어졌다. 지난 10월 초에 국가에서 지정해 준 외화벌이 단위가 아닌 배들은 철수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도 보위부 지도원과 보안원, 국토지도원이 그루빠를 만들어 검열단체를 구성했다. 이 검열단체가 나와서 배를 강제로 철수시키는데 철수하지 않으면 배를 몰수한다.

2) 개인이 운영하는 배들은 배 주인이 이익을 분배한다. 국가의 허가를 받은 배든지 그렇지 않은 배든지, 배 주인은 통상적으로 수익금의 30%를 잠수공에게 주고 호스를 잡아주는 사람에게 10%, 배와 기계를 작동하는 사람에게 10%를 준다.

3) 외화벌이 단위의 경우, 자기 사업소의 어장이라면 1kg을 수확하는데 1,000원씩 받는데 남의 사업소의 어장에 가서 대신 조개를 캐주고 1kg에 50원씩 받는 사람들이 있다. 돈이 있으면 3월에 씨조개를 사서 자기 어장에 뿌려 10월에 수확할 수 있는데 돈이 없거나 배를 타고 나갈 수 없는 사람들이 남의 어장에서 수확을 대신해 준다. 이를 머슴조개라고 한다.

4) 수산업 분야에서도 사회주의식으로 생산하는 방식은 거의 사라졌다. 대부분의 어부들이 어업 분야에서 국가 계획이란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전처럼 현물계획, 지표계획, 액상계획 등의 개념이 없어지고 있다. 이전에는 국가에서 생산을 하고 생산물을 판매하고 처리하고 노동자들을 먹여 살리던 것을 이제는 개인들이 자체적으로 하고 있다. 형식상 국가 기업이지 실질적으로는 다 개인 거래를 하고 있다.

5) 예를 들면, 배 주인이 까나리를 1톤을 잡아 10만원을 번다고 할 때 노동자에게 월급으로 1만원, 디젤유 구입에 1만원, 배 수리비 1만원을 사용하고, 나머지 7만원은 이윤으로 남는다. 그 중 국가에 납부하고 남은 돈을 선주가 갖게 된다.

디젤유를 구입할 경우 선주가 직접 여러 구입처를 돌아다니면서 가격을 비교해 본 뒤 보다 저렴한 곳에서 사거나 디젤유를 자동차로 사다 나르는 개인 장사꾼에게서 구입하기도 한다.

소라를 잡으면 중국 장사꾼들이 해주 항구에 들어와서 기다린다. 중국 장사꾼들 사이에서 해산물 가격을 더 높게 쳐 주는 장사꾼들에게 넘긴다. 경매를 해서 가격을 올린 다음 판매를 하는 것이 일반화돠어 있다.

2004년 10월 황해도의 상인들과 기업소 소식

돈주(錢主)

1) 황해도 주요 도시에서는 약 5천 달러에서 1만 달러 가량을 소유하면 돈주 소리를 듣는다(현재 암시장가로 1만 달러면 북한 돈으로 1,800만원 정도이다). 돈주들은 거의 90% 이상이 외화벌이를 하는 사람들이다. 나머지는 되거리 장사를 크게 하는 장사꾼들이거나 해외에 친척이 있어 지원을 받는 연고자들이다.

2) 북한 정부는 돈주를 단속하지만 사람들은 ‘돈주는 절대로 막기 어렵다’고 말한다. 돈주가 있어야 경제가 돌아간다. 해주 지역의 돈주가 있어야 청진과 라진, 신의주로 가서 상품을 대량으로 사올 수 있다. 이렇게 돈주 한 사람으로 인해 벌어먹고 사는 사람이 수천 명에 이른다.

5. 중간상인

1) 거간꾼(중개인)들이 1,000원짜리 녹음기를 이윤을 붙여 1,200원에 판다. 장마당에 물건을 팔 경우에는 돈주로부터 외상으로 물건을 받아 온다. 판매한 후 원금을 갚으면, 다시 외상으로 물건을 받아서 판다. 90% 가량이 외상으로 거래를 한다.

2) 장사하는 사람들은 노동 임금이나 국가의 배급을 기대하며 일하는 사람들을 정신병자로 본다. 기업소에서 주는 노임으로 생계를 유지한다고 하면 ‘49호 환자’ 라고 한다. 49호 환자는 정신계통 질병 환자를 일컫는 말이다.

6. 달러 장사꾼과 대금업자

1) 2004년 올해 1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방침으로 은행 이자가 6개월에 20%로 책정이 되었다. 그러다가 3, 4월이 되었을 때 한 분기, 즉 3개월당 이자 20%로 수정되었다. 개인의 돈을 빌릴 경우 1개월당 이자가 20%이다. 돈을 갚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신용이 있는 사람에게만 돈을 빌려준다.

2) 해주에서는 30~40여명이 달러 장사를 하고 있다. 북한 정부는 암달러 장사를 단속하지만 단속에 한계가 있다. 달러 장사꾼들은 평양, 신의주, 사리원 등지와 전화 연락 체계를 갖추고 있어 그날의 시세를 보고 돈 장사를 한다.

3) 황해도에는 중국의 장사꾼들이 현화(미국 달러)를 많이 가져오기에 싼 편이다. 그래서 황해도 해주가 평안북도 신의주보다 100달러에 5,000원 정도 싸다. 해주에서 100달러에 18만원이라면 신의주에서는 18만 5천원 가량이 된다.

경제관리개선조치 이전에 현화 100달러에 2만원 정도였다. 올해 10월 말, 해주 지역의 환율은 100달러 당 17만 8천원이었다.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이전에 비해 달러 가격이 9배 가량 올랐다.

7. 공장과 기업소

1)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에도 공장과 기업소는 여전히 운영이 어렵다. 생산을 하기도 어렵지만 일부 품목을 생산한다고 해도 판매가 잘 안 된다. 중국산 상품과 비교해볼 때 물량면이나 질적인 면에서 북한 상품이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렇듯 상품을 어렵게 만들어낸다 하더라도 소비되지 않아 생산을 중단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2) 노동자들 중에는 여전히 직장에 출근하는 대신 한달에 약 3,000원 정도를 내고 개인 장사를 하거나 다른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직장에 내는 돈은 기업소마다 액수가 다르다. 돈을 벌 조건이 좋은 곳은 납부금이 높지만, 장사하기 어렵거나 생계 수단이 변변치 못한 곳은 납부금을 낮게 책정하기도 한다.

해주에서 제일 싼 곳은 1,500원이다.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이전에는 제일 비싼 곳이 800원이고 싼 곳은 250원 가량이었다.

2004년 10월 개인 경제활동에 대한 분석글

1) 개인 경제 활동 영역의 확대

장마당 장사의 인정과 함께 상업 분야에서 개인의 경제 활동이 확대되는 추세처럼 어업 분야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식량 장사를 하는 북한 주민들은 품목 결정부터 구입, 유통, 판매처까지 직접 판단해서 결정한다. 어업에서도 마찬가지로 경영에 대한 결정을 직접 개인들이 하고 있다.

배를 운영하는 운영 경비를 마련하고 잡은 물고기를 처분하고 그 수익금을 분배하고 배를 수리하는데 투자하고 있다. 배급제와 계획 경제 활동의 기능 저하가 가져온 공백의 틈에서 개인 경제 활동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2) 자본주의적 경제 요소의 확산

국가 기업소의 노동자라는 형식적인 규정은 의미가 약해지고 있으며 직장에 내는 납부금은 개인들의 경제 활동을 암묵적으로 허가해 주는 절차가 되어 버렸다. 직장에 내는 납부금도 직장과 지역마다 다르며 개인의 생계 수단 및 경제적 수준을 고려하여 책정되고 있는 듯하다.

돈주와 중간 유통업자 및 중간 상인, 달러장사, 머슴조개 등이 변화된 경제 산업 분야에서 새로 출현한 현상들이다.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경제 행위 주체들에 의해 기존의 사회주의 법률 체계로는 해석할 수 없는 다양한 현상들이 제기되고 있다.

2004년 황해남도 룡연군의 탁아유치원

탁아 유치원 사정

1) 학부모들은 겨울 난방비 및 유치원 건축 공사비 등 1년에 약 1천원 정도의 찬조금을 낸다. 경제 사정이 좋은 집은 1천원 이상 내는 경우도 있다. 현금 외에 밀가루, 시멘트, 디젤유, 모래 등을 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가정들은 거의 신경을 쓰지 못한다. 약 절반 이상의 가정이 찬조금을 내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2)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동들은 유치원 생활에서도 많이 위축되는 편이다. 가정 형편이 좋은 아이들로부터 맞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잘 사는 집 아이들은 활달하게 생활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가난한 집 아이들은 조용히 생활하는 편이다.

2004년 황해도 주민들의 사회인식

황해도 주민들은 대부분 한국이 잘 산다고 알고 있다. 황해도에서 잡히는 조개를 한국에서 사간다는 사실을 다 안다. 한국에서 바로 북한에 와서 사가지 못하니까 중국을 통해 한국으로 넘긴다. 한국 경제가 많이 발전했고 잘 산다는 것을 보편적으로 알고 있다. 장사꾼에게서 듣기도 하고 소문으로도 돌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보낸 비료도 많이 들어온다.

■ 여성/어린이/교육

11월 평안남도 증산군 11호 노동 교양소(2004년)

1) 기초 사항

① 증언자 – 중국에 도강한 죄로 복역, 2004년 출소한 여성

② 규모 – 1과부터 11과까지 있으며 각 과는 여러 개의 반으로 구성되어 있다. 증언자가 있던 과는 2과였는데 7개의 반이 있었다. 2과에는 주로 도강하다 붙잡혀 들어온 여성들이 집중 구성되어 있다(남성 도강자의 경우 4과에 있다). 2과의 1~3반은 논반으로 논농사를 주로 지었으며 1개 반에 최대 70명 이상, 최소 50명씩 수감되어 있었다. 4반부터 7반까지는 밭반으로 밭농사를 주로 했는데 10~20여명 정도가 각각 수감되어 있었다.

③ 위치 – 평안남도 증산군 룡덕리. 날씨가 대단히 변덕스러운 곳이어서 ‘변덕리’라고도 부른다. 주변에 논과 밭이 많아서 주로 농사일을 한다.

④ 일과 – 6시에 기상해서 세면을 한다. 물이 부족해서 고양이 세수만 하고 이도 닦지 못할 정도다. 6시 30분까지 세면하고 식사를 한다. 계절에 따라 7시 30분에 작업을 시작하거나 8시에 작업을 나가서 12시까지 일을 하고 점심을 먹는데 계획대로 완수하지 못하면 식사 시간이 늦어지기도 한다. 저녁은 보통 6시까지 작업하거나 여름에 해가 길면 오후 7~8시까지 작업을 하기도 한다. 봄․가을철 바쁠 때는 10분 휴식도 힘들다.

⑤ 식사 – 교정밥이라는 것을 준다. 교정밥은 약간의 통강냉이를 삶아서 높이가 4~5cm 정도 되고 직경이 5cm 가량인 용기로 떠서 준다. 국은 맹물에 시래기 한 오라기 넣은 것인데 소금이 몸을 붓게 한다고 해서 소금은 넣지 않는다.

설날에는 아침에만 안남미 죽밥을 준다. 반찬은 무를 깍두기처럼 짭짤하게 해 주고 돼지고기를 손가락 크기만큼 한점씩 주며 콩나물 두 오라기 정도로 준다. 점심부터는 다시 교정밥을 준다.

⑥ 작업 – 중국 월경자반과 대범죄자들(감옥을 여러번 드나드는 사람들)은 제일 힘든 논일을 시키고 1년 미만의 경범자들은 밭일을 주로 시킨다.

⑦ 감시 체계 –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생활 총화를 한다. 사민공개라는 것을 한다. 누구와 싸운 이야기, 누구의 것을 도둑질했다는 이야기 등을 한다. 개개인이 자기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행동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지적한다. 도주하려고 시도했다가 붙잡히면 매를 맞거나 비판을 받으며 수형 기간이 연장된다.

2) 연중 작업

막관리를 하기도 한다. 막관리란 경범죄 복역자나 성실한 사람을 매 반에서 두세 명씩 뽑아서 막을 하나 지어놓고 거기서 농산물을 관리도 하고 도둑이 들지 않게 지키는 일도 한다.

가을에는 벼를 베서 묶는 일을 한다. 볏단을 묶어 탈곡장까지 등짐 15단을 지고 나르는 일을 한다. 트랙터나 차, 소가 있어도 이용하지 않고 사람이 직접 한다. 탈곡도 손으로 한다. 누가 몇 단을 했는지 일일이 검사한다. 할당량 150kg을 채워야 한다. 일을 하다보면 너무 배가 고파서 생벼를 막 씹어 먹는 사람들이 생긴다.

겨울에는 일이 별로 없어 주로 새끼줄을 꼬거나 땔감 나무를 하러 다닌다. 나무가 없으면 마른 풀이라도 낫으로 긁어모아 와서 불을 땐다.

새끼줄 꼬기를 할 때는 호실 안에 들어가서 각자 계획량만큼 새끼를 꼰다. 새끼줄을 잘 꼬는 사람은 100m 이상을 꼬기도 하지만, 잘 꼬지 못하는 사람은 10m 남짓 밖에 못한다. 새끼줄 꼬기를 잘 못하면 이틀 가량 처벌밥에 들어간다. 처벌밥이란 교정밥의 절반만 주는 것을 말한다. 처벌 강도가 세질 경우 교정밥의 1/4만 준다.

3) 영양 실조

교양소 내에서 영양실조로 허약체질이 되면 설사부터 하게 된다. 그럴 때 병원에서 솔잎을 따다가 말려서 분쇄해서 허약자들에게 밥에 비벼 먹으라고 주기도 한다. 파라티푸스는 치사율이 높은데 수인들이 죽으면 담담 안전원들이 때에 따라 사직서를 써야 할 처지가 되므로 시장에 가서 자기 돈으로 사서 먹이는 경우도 있다.

교양소 내에서는 대부분의 수감자들이 영양실조에 걸리는데 외부에서 면회 오는 사람들이 면회를 오면서 사식이나 펑펑이 가루(옥수수를 변성한 가루, 일명 속도전 가루)를 넣어준다. 그렇게라도 면회를 오는 사람은 괜찮지만, 면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영양실조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간혹 면회자가 들여 보내주는 물건들이 없어지기도 한다. 이럴 때 훔친 사람은 처벌을 받는다.

4) 교양소 내에서의 처벌

사회에서 도둑질을 하던 사람들은 감옥 안에서도 같은 행태를 되풀이하는 경우가 많다. 면회 때 받은 식량 또는 물품을 훔친 것이 발각되거나 다른 수감자와 싸우는 사람들은 비판서를 쓰게 된다. 비판서를 쓰고 나면 처벌밥과 형 기간이 한 달 내지 두 달 연장되는 형벌을 받는다..

처벌밥은 잘못한 일이 엄중할 때 주는 벌이다. 일이 늦어지는 것은 괜찮지만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이 벌을 준다.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는 것은 진짜 병자가 아닌 경우 아프지도 않은데 꾀병을 부리는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반의 분위기를 나쁘게 조성할 경우에도 처벌밥을 준다. 하루에 열명이 한꺼번에 처벌밥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처벌밥외에 개인 처벌방 수감과 연대 처벌 등의 벌도 있다. 개인 처벌방은 독방에서 혼자 무릎꿇고 앉아서 받는 처벌로 대략 일주일가량 있게 된다. 밥은 한 숟가락 정도의 분량을 하루 세 번씩 준다. 연대처벌은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속한 반의 반장과 조장 등이 함께 처벌을 받는 것을 말한다.

5) 상호 감시

일하러 나가면 감시자와 경비를 서는 사람들이 반드시 따라다닌다. 감시자나 경비자는 남자들도 있지만 여성 감시자도 있다. 여성 감시자는 학교를 갓 졸업한 열일곱, 열여덟 정도로 나이가 어린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대부분 자기보다 높은 연배의 수감자들에게 욕설을 하면서 통제하는 방식을 취한다.

수감자들은 작업 중에 너무 배가 고파 벼 이삭이 여물기 시작할 때, 김을 매는 척하면서 교양소 안전원들의 눈치를 보다 생벼를 주루룩 훑어서 먹기도 한다. 이 때 이를 발견한 사람이 안전원에게 보고를 올리면, 적발된 사람은 처벌밥을 먹게 된다.

하루 일과를 마친 뒤 모두 모여 인원 점검을 하는데 가장 신체가 좋은 사람을 조장으로 선발하여 조원들을 사열시키고 옷을 검사한다. 벼 알이 한 알이라도 나오면 처벌을 받는다.

식사를 마친 뒤 휴식 시간에 수감자들은 20호 관리를 하기도 한다. 20호 관리란 밥 먹은 후 할 일이 없을 때 사람들이 옷과 머리를 털어 이를 잡는 것을 말한다.

6) 학습과 생활

저녁에는 학습을 한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식당에서 돌아오자마자 인원점검을 한다. 그런 다음 학습을 시키는데 교양소 생활에서 지켜야할 수칙에 대해 매일 학습을 한다. 그 학습을 마치고 10시에 취침을 한다.

수감자중에는 교양소 내에서 성실하게 일하고 생활을 잘하는 모범수의 경우 조기 출소자로 추천받을 수 있다. 그러나 불법 월경죄로 들어온 수감자들은 모범수로 인정받더라도 월경자는 뿌리를 뽑아야 한다는 반대 의견이 많아서 조기 출소가 여러 번 유보되는 경우도 있었다. 조기출소로 나간 월경자 중에 출소한 지 한 달도 못 되어 재월경을 하다가 다시 붙잡혀 들어온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