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오늘의 북한소식 360호

■ 논평

북한 수해복구 지원으로 한반도에 평화를!

북한은 올해 7월에 2000년 들어 사상 두 번째 규모의 큰물피해를 입은 데 이어, 8월 초에 다시 쏟아진 집중호우로 피해 규모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중앙통신은 황해남북도와 평안남북도, 함경남도, 자강도, 량강도, 강원도, 개성시 등 거의 전 지역에서의 피해상황과 함께 이례적으로 인명피해를 언급하기도 했다.

북한은 한번 큰 비가 쏟아지면 벌거숭이 민둥산으로 산사태와 살림집 파손, 철로 파괴, 도로와 농지 유실 등의 피해가 막심하다. 만성적인 식량난과 열악한 주거 및 보건 환경이 더 훼손되면서 주민들의 고통이 가중된다. 게다가 가뜩이나 올 여름 수해는 화폐개혁이후 식량난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생존조건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올해 봄철 냉해와 일조량 부족으로 농작물 피해가 큰 가운데 수해까지 겹쳐 올 가을 식량생산량은 현저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인도적 지원을 요청해 올 경우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은 아직까지 아무런 지원요청을 하지 않고 있다. 우리 정부가 내세운 원칙이 한편으로는 타당한 것처럼 보이지만, 천안함 사건 발생 이후 남북관계가 단절된 상태에서 북한이 먼저 지원요청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천안함 사건 경위와 후속대책을 발표하면서도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에 대해서는 열린 태도를 보여주었다. 수해 피해는 인도주의적 지원 사안에 속한다. 북한이 요청하지 않았다고 마냥 손 놓고 기다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 정부가 먼저 수해 피해 지원을 제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국 쓰촨성 대지진이나 미얀마 싸이클론, 아이티 대지진 때처럼 해당 국가에서 지원요청을 하기 전에 우리 정부에서 먼저 인도주의적 지원을 단행한 선례들이 많다.

아울러 한국 정부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유엔안보리 의장성명의 내용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유엔안보리 의장성명 내용을 보면, 남북한 어느 한 편의 손을 들어주기보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 안정 유지를 강조하며,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남북한 당사자들이 직접 만나 분쟁 해결을 위한 대화와 협상을 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한편, 남북한의 군사적 대립과 위기 국면이 지속되면 될수록 가장 큰 피해는 바로 북한 주민들이 입는다. 최대 피해자인 2천만 북한주민에 대해서는 남북한 당국을 비롯해서 어느 누구도 크게 고려하지 않고 있다. 지금 북한 동포들은 먹을 것이 없는 상황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해 피해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 농작물 피해 등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어디를 찾아봐도 먹을 것이 없는 상황에서 올 가을 농사까지 망친 상황이니 주민들의 무너지는 마음이 오죽하겠는가.

아무리 옆집과 싸움중이라고 해도 옆집에 불이 나면, 도와달라고 하지 않아도 불을 끄기 위해서 물 한 바가지라도 끼얹어주게 된다. ‘도와달라는 소리도 안하는데 내가 왜 도와줘야 하는가?’하는 마음으로 불구경만 하지는 않는다. 한국 정부의 지금 태도는 팔짱만 끼고 불구경하는 사람과 같다.

한국 정부는 오는 11월 G20 정상회의의 의장국으로 회의를 개최한다. 우리나라는 14위권의 세계적인 경제규모를 자랑한다. 아무리 천안함 사건으로 북한과의 관계가 중단되었다고 해도, 경제 강국의 면모를 갖춘 나라가 수해피해가 심각한 가난한 나라를, 그것도 한민족 동포들의 피해를 모른 척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금 한국 정부의 관망적인 태도는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이해인 인도주의적 입장과도 상반된다.

유엔안보리의장성명에서 권고했듯이, 분쟁 해결을 위해 이번 북한 수해 지원을 직접 대화와 협상의 물꼬 트기로 활용하는 것은 어떤가. 북한 주민은 언젠가 우리와 함께 살아가게 될 사람들이다. 대한민국 헌법에 따르면 그들은 대한민국 국민이기도 하다. 북한 정부가 식량난을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수해까지 겹쳐 이 문제를 해결하기는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북한 정부가 못한다면 남한 정부라도 적극 나서서 생존위기에 처한 주민들의 고통을 하루 빨리 해결해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수해피해를 겪고 있는 북한주민들에게 긴급 식량과 각종 수인성 질병, 전염병 예방을 위한 의약품 등을 보낸다면, 주민의 고통을 구제할 뿐만 아니라 천안함으로 단절된 남북관계가 조금이나마 풀리지 않겠는가. 인도주의적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직접 대화와 협상의 계기가 될 수 있는 북한 수해 지원의 용단을 하루 빨리 내리길 바란다. 수해 지원은 고통 받는 북한주민들에게 희망과 따뜻한 위로를 줄 수 있으면서도, 남한 국민들의 한반도 평화에 대한 염원도 담아낼 수 있다. 북한 수해복구를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우리 정부에 다시 한 번 촉구하는 바이다.

■ 집중탐구

학교 출석률, 어떻게 높일 것인가?

식량난이 가속화되면서 학생들의 출석률이 저조하고, 급기야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현상은 이제 전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함흥시의 7월 현재 각 구역 소, 중학교 출석실태를 보면 각 학급마다 출석인원이 절반을 넘지 않는다. 출석률이 떨어지는 것은 식량난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아무래도 세외부담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밥 한 끼 먹기 어려운 학생들이 학교에서 거두는 각종 세외부담 때문에 출석을 기피하는 것이다. 교육당국도 이를 심각하게 여겨 일선학교에 일체 세외부담을 거두지 말며, 어떤 이유로도 돈을 거두는 학교와 교원들은 교육자가 될 자격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학생들의 상학률(출석률)을 높이는 것은 후대를 발전시키기 위한 기초라며 출석률 끌어올리기에 보다 전념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의 요구로 걷는 세외부담보다는 시, 군 등 지역건설사업과 국책건설 사업 등에서 요구하는 세외부담이 더 큰 문제이다. 학교에서 자체 꾸리기에 필요한 재원을 학생들에게서 걷지 않는다손 쳐도, 시, 군당에서 요구하는 과제를 학교에서 외면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당국에서 아무리 학교에다 세외부담을 걷지 말라고 해도 근절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자식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머리카락을 엮어 짚신을 만들어 판다는 부모들의 교육열조차도,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자연히 사그라질 수밖에 없다. 학교에서 요구하는 각종 과제들은 막중한 생계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당장 한 끼 해결이 어려운 부모들에게는 자녀교육이 어느덧 최대의 사치가 되어버린 것이다.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교사들도 마찬가지이다. 학생들의 출석률이 떨어지면 능력 없는 교사라는 평가를 받게 되니, 학교에 못나오는 학생들을 찾아 집집마다 찾아다녀야 하고, 그때마다 학부모들과 입씨름을 해야 한다. 당장 굶어죽는 판에 공부는 무슨 공부냐는 학부모의 항변은 그만큼 생활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또 아이들이 학교에 나간다고 해도, 너무 허기진 나머지 목조차 가누지 못해 멍하게 앉아있다 오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수업이 불가능한 것도 사실이다.

교육은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다음 세대를 양성하는 사회의 책무이고,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다. 지금처럼 어려운 북한의 경제상황에서 학생들의 출석률을 높이고, 바람직한 교육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첫째, 출석률 저하의 가장 큰 원인인 세외부담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해주어야 한다. 학생들에게까지 세외부담을 하지 않고는 계속할 수 없는 사업이라면, 현 시점에서 사업을 일시 중단하던지, 아니면 연차적으로 우선순위를 정해야한다. 학생들에게 세외부담을 지워서라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사업이라면, 가장 시급하고도 중요한 사업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포기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둘째, 이런저런 명목으로 이어지는 세외부담 대신에 오히려 임시적으로 일정한 액수의 교육비를 받는 것이 어떤가. 정해진 교육비를 통해 교육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되, 그 밖의 갖가지 세외부담을 면제해주면 학부모들의 부담도 크게 줄 것이다. 또 자녀교육을 위해 내는 것과 명목도 알 수 없는 온갖 세외부담을 끝없이 내는 것은 학부모 입장에서도 분명히 차이가 있다. 앞에서 언급했던 각종 건설사업 세외부담에서 교육 단위는 아예 해방시켜주자는 뜻이다.

셋째, 교육비를 받을 경우 부모의 재정능력에 따른 교육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빈곤가정의 경우, 교육비를 제외시켜준다. 물론 교육 재정이 열악한 상황이지만, 무상교육을 회복하는 첫 번째 단계로 가장 어려운 처지의 학생들부터 학비 보조를 시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교육부문의 재정확보가 시급하다. 나라 살림이 전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교육 부문을 우선적으로 지원한다면 지역차원에서도 이를 따라 배울 것이다. 말로만 후대 세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보다 국가에서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 국가 재정을 어느 부문에 어느 정도 규모로 지원하는가는 결국 국가 정책의 우선순위를 보여주는 것이다. 나라경제가 어렵고 힘들수록 교육부문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삶의 의욕을 북돋워줄 수 있다.

백성들의 살림살이가 극도로 어려워지고 있는 이때, 그래도 미래의 희망인 새로운 세대를 만들어가는 교육에서 먼저 희망을 싹 틔우려는 노력이 있어야 비로소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을 실천하는 길일 것이다

■ 시선집중

“학교 세외부담, 안 걷을 수가 없다”

최근 함남 도당 교육부의 세외부담 금지령에 대해 함흥시 학부모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세외부담을 걷지 말라는 지시는 사실 해마다 반복됐어도 고쳐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두고 있다는 한 시당 간부는, “지시가 내려와도 집행이 안 되는 문제가 있지만, 무엇보다 문제의 원인을 학교 당국이나 교원 개개인에 두는 것이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에 세외부담을 거두지 말라고 한 것은, 학교 자체 꾸리기에 필요한 물자를 거두지 말라는 정도이지, 일체의 어떤 세외부담도 거두지 말라는 내용은 아니”라고 단언했다. 말로는 “일체의 어떤 세외부담도 거두지 말라”고 하지만, 그 ‘일체’에는 국가 건설 사업 지원 등 몇몇 예외 조항이 반드시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강도 희천발전소 건설 현장이나 백두산 전적지 건설현장에 보내는 지원물품은 세외부담을 걷지 않을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국가 건설 현장에 파견된 돌격대들의 식량을 지원하는 것은 그 돌격대가 소속된 지방의 몫이고, 지방에서는 자체 예산이 없으니 공장, 기업소, 인민반, 학교 등에 세외부담을 거둘 수밖에 없다. 함흥시만 하더라도 시 자체 사업은 제외하고라도 국가적인 사업에 지원 요청이 끝없이 들어오는 상황이라, 학교들에 세외부담을 걷지 않겠다고 결정내리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도당 교육부 관계자에게 “앞으로 국책건설 세외부담까지 걷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냐? 일선 학교들에서 세외부담을 걷지 않을 경우 그 부족분은 어디에서 충당할 것이냐?”등 몇 가지 의문점을 제기했으나, 이번 회의에서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라고만 언급할 뿐 자세한 얘기는 피했다.

함남 도당 교육부, “학생들에게 일체 세외부담 거두지 말라”

함경남도 도당 교육부는 지난 7월 4일, 학생들의 저조한 출석률 문제로 시, 군당 교육관계자들을 불러 대책회의를 열었다. 출석률이 떨어지는 것은 먹는 문제 때문에 생긴 전국적인 현상이라면서도, 학교에서 거두는 각종 세외부담이 많아 자녀를 아예 학교에 보내지 않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도당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일체 세외부담을 거두지 말라. 그 어떤 이유로도 돈을 거두는 학교와 교원들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사회 과제를 집행하는 학교와 교원들은 교육자가 될 자격이 없다”며 다소 강경하게 세외부담 금지령을 내렸다. 또 “학생들의 출석률을 높이는 것은 우리 후대를 발전시키기 위한 기초”라며 학생들의 출석률 끌어올리기에 보다 전념할 것을 주문했다. 함흥시의 경우, 7월 현재 각 구역 소, 중학교 출석실태를 보면 각 학급마다 출석인원이 1/3을 넘지 않는다. 결석하는 아이들은 대개 부모를 도와 장사를 하거나, 자전거로 짐 운반을 하고 돈을 버는 등 제 스스로 부업거리에 나서고 있다.

백두산 선군발전소, 기계고장에도 학생들 세외부담 거둬

백두산 선군청년발전소 건설장 2호 발전소 공사현장에서 기계설비 고장으로 공사가 지연되자, 기계 부속품을 마련하려고 세외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려단에서는 도당에 부속품을 비롯한 후방지원을 여러 번 요청했고, 도당에서는 다시 관내 시, 군당에 지시를 내렸다. 회령시의 경우, 공장, 기업소는 물론이고 소학교 교원들에게서도 기계설비 부속품 마련 세외부담을 거두었다. 교원들은 자기 돈이 없으니까 학생들에게 거뒀는데, 강안동 소학교의 경우 한 명당 300-400원씩 내라고 했다. 학부모들은 끝없이 내려오는 세외부담에 지쳐 자녀들을 더 이상 학교에 보내지 않는 실정이다. 7월 현재, 회령시 학교들의 출석률은 1/3 수준에 불과하다.

평안남도 려단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평남 려단은 2호 발전소 공사에서 갱 관통 공사를 맡고 있는데 착암기 고장으로 일이 잘 진척되기 않고 있다. 착암기를 고칠 부속품을 구하지 못해, 급히 평안남도에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평안남도에서 노동자와 주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세외부담을 거두기 시작한 것은 물론이다.

또 모든 것을 사람이 직접 해야 하니 돌격대원들의 고생이 막심하다. 지휘관들은 ‘수굴(手掘)’조를 4개조로 편성하고, ‘콘크리트 타입’조를 3개조로 나누어 작업 교대 시간을 단축했다. 하루 휴식도 없이 작업을 돌리다보니, 일에 지쳐 쓰러지는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곡괭이, 정대 등으로 파내는 수굴 작업이 점점 힘들어지면서, 도망가는 사람들도 생겼다. 지난 7월 4일에는 5명이 하루 만에 집단 도주하는 일이 일어났다. 려단 정치부에서는 평안남도 도당에 신고하고, 붙잡히면 엄중하게 처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추가 도망자를 의식한 경고였다. 그나마 평남 려단 돌격대원들의 먹는 문제는 크게 나쁘지 않다. 5대 5밥은 아니지만, 그래도 옥수수쌀 80%에 입쌀 20% 섞은 밥을 하루 550g씩 배식해준다. 저녁식사 때는 4명당 1병꼴로 술도 공급해주고 있다. 하루 노동 강도를 생각하면 터무니없이 적은 양이지만, 요즘처럼 전국적인 식량난 속에서 평남 려단의 사정은 나은 편에 속한다.

증산군 여성교화소, 형기만료 죄수 30명 석방

평안남도 증산군 여성교화소는 지난 6월 1일, 형기가 만료된 죄수 30여명을 석방했다. 대부분의 수감자들은 가족들이 직접 데려갔지만, 4명은 운신이 불가능해 여자 계호원들이 해당 지역까지 호송해주었다. 그 중 한 명은 올해 62세로, 고난의 행군 시기에 먹고 살기 힘들어 돈을 훔치려다 우발적인 살인을 저질러 12년형을 받아 11년을 복역한 할머니였다. 그는 막상 출소했어도 고향에 가족이 한 명도 없어 곧장 양로원에 가야 한다. 계호원들에 따르면, 할머니의 영양실조 상태가 너무 심해 앞으로 1-2달을 넘기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회령 전거리교화소, 100여명 출소해도 수용인원 두 배 넘어

함경북도 회령시 전거리 로동교화소에서는 지난 5월 17일 오전 11시경, 형기가 만료된 남자 50명과 여자 50명 등 총 100여명에 이르는 죄수들을 석방했다. 교화소에서는 출소자들에게 “사회에 나가면 다시는 비법 행위를 하지 말라”며, 공민증 교부와 새로 생겨난 사회 규정들을 일러주었다. 음식과 옷가지를 준비해 기다리고 있던 가족들은 눈물로 상봉하기도 하고, 반갑게 맞이하며 서둘러 옷을 갈아입혔다. 교화소 측에서는 갈아입고 나온 옷들을 다시 수거해 가져갔다. 모두들 얼싸안고 울며 웃으며 재회를 만끽하는 동안 3명의 출소자 가족들은 끝까지 초조하게 기다려야 했다. 다른 가족들이 상봉을 마친 뒤에야 면회 직일관이 재소자 3인의 사망소식을 알려주었다. 한 할머니는 아들이 20일 전에 죽었다 말을 듣자 땅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하며 울분을 터뜨렸다. 출소자와 가족들이 모두 있는 데서 “내 아들 살려내라, 국가에서 배급을 주지 않고 백성들을 돌보아 주지 않아 먹고 살기 위해 일하다가 경제 건으로 들어갔는데 그게 무슨 죄냐. 내 아들 살려내지 못하겠으면 나를 죽여서 아들 옆에 묻어 달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교화소 측에서 일군이 나와 “당신 아들더러 누가 죽으라고 했는가. 급히 앓아 죽은 걸 우리더러 어쩌란 말이냐.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나쁜 여론 몰지 말고, 당장 나가라”고 호통을 쳤다.

전거리교화소는 이번에 100명 중 사망자 3명을 제외한 97명을 출소시켰지만, 곧이어 80여 명을 새로 입소시켰다. 원래 수용 가능한 인원은 약 2,000여 명 선인데, 현재 남녀 합해 총 4,600여 명으로 배 이상 수용되어있다. 매일 2-3명씩 영양실조 등으로 죽어가고 있지만, 새로 들어오는 사람이 많아 전체 인원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형기가 아직 2년 이상 남은 죄수들 중 심각한 병을 앓고 있는 19명을 병보석으로 가석방했다. 이들은 주로 폐결핵과 개방성 간염, 간복수 등을 심하게 앓아 사실상 노동 능력을 상실한 상태였다. 게다가 열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자, 전염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가려내 가석방시키게 된 것이다. 이들은 병 치료가 끝나면 다시 교화소에 들어와 남은 형량을 다 마쳐야 하지만 쉽게 치료할 수 있는 병들이 아니어서, 사실상 가석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거리교화소, 올 2월까지 열병으로 20% 사망

2009년 9월부터 전거리교화소에 열병이 퍼져, 올해 2월까지 많은 죄수들이 죽어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자는 전체 죄수의 약 20%에 달했다. 하루에 35명까지 죽어나간 적도 있었다. 교화소 측은 해마다 열병이 돌긴 하지만 이렇게 단기간에 많은 사람이 사망한 적은 없었다며 당황해하는 모습이었다. 최대 2,000여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에 2배 이상 많은 인원을 수용하여 열병 같은 전염병에 취약해졌기 때문이었다. 피해자 가족들은 “좁은 구역에 죄수들을 밀집시켜놓으니 병균이 쉽게 침투하고, 전염병이 발생하면 인차 퍼지고 죽는 것도 무리로 대량으로 죽는다. 나라에서 먹여 살려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죄를 짓고 들어간 사람들을 너무 가혹하게 다룬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작년에 들어간 죄수들 대부분이 중범죄자들이 아니라, 단순히 금지물품을 장사하다 걸린 생계형 범죄자들이어서 피해자 가족들은 몹시 억울해했다.

교화소는 불망산 화장터만으로 사망자 수를 감당할 수 없어, 시체를 태우는 로를 허물고 새로 더 크게 지었다. 불망산 화장터에서 시체를 태운 냄새가 골 안 구석구석 퍼져나가 인근 마을 주민들도 괴로움을 겪어야 했다. 주민들은 전거리 교화소를, “무고한 백성들을 잡아넣어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피로를 주어 결국 송장으로 내보내는 죽음의 교화소”라 평한다.

대홍단군, 감자벌레 피해 확산

량강도 대홍단군 농장들의 감자밭에 감자벌레를 막지 못해 큰 피해를 입었다. 군당위원회에서 부원들을 관내 전체 농장들에 파견해 농사 실태 파악에 나선 결과 신흥노동자구와 홍암, 서두노동자구의 피해가 특히 심각했다. 홍암농장의 경우 한 작업반에서만 7정보가 피해를 입어 올해 수확 자체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올해 살충제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이 피해의 직접적 이유였다. 살충탄이라고 부르는 살충제에는 헥사(hexacloran)라는 물질이 필요한데, 헥사에 톱밥을 섞어서 태우면 발생하는 연기가 살충 효과를 낸다. 그런데 헥사는 질산과 합하면 폭약을 만들 수 있다. 헥사를 생산하는 화학공장에서는 원료와 전력 부족 등으로 헥사생산량이 점점 감소 추세라 군수공업에 우선 공급하자 농장에 공급할 살충제 양이 부족했다.

청진 방진협동농장, 옥수수벌레 극성

함경북도 청진시 청암구역 방진동 협동농장에서 옥수수벌레가 번식해 큰 피해를 입었다. 4작업반의 경우 옥수수벌레가 잎을 다 갉아먹어 홀로 대만 서 있는 옥수수밭이 벌써 5정보에 이른다. 농장 관계자는 농약 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다. 올해 농촌경영위원회에서 농약을 대주지 못해, 농장마다 자체적으로 농약을 해결해야 했다. 방진동 협동농장에서는 유황을 이용해 자체적으로 살초제를 만들었는데, 방충효과가 거의 없었다. 뒤늦게라도 살충제를 구해보려해도, 자금이 없어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시당에서는 급한 대로 방진소학교 학생들과 중학생들을 옥수수벌레잡이에 동원하기 시작했다.

■ 정치생활

“학교 세외부담, 안 걷을 수가 없다”

최근 함남 도당 교육부의 세외부담 금지령에 대해 함흥시 학부모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세외부담을 걷지 말라는 지시는 사실 해마다 반복됐어도 고쳐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두고 있다는 한 시당 간부는, “지시가 내려와도 집행이 안 되는 문제가 있지만, 무엇보다 문제의 원인을 학교 당국이나 교원 개개인에 두는 것이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에 세외부담을 거두지 말라고 한 것은, 학교 자체 꾸리기에 필요한 물자를 거두지 말라는 정도이지, 일체의 어떤 세외부담도 거두지 말라는 내용은 아니”라고 단언했다. 말로는 “일체의 어떤 세외부담도 거두지 말라”고 하지만, 그 ‘일체’에는 국가 건설 사업 지원 등 몇몇 예외 조항이 반드시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강도 희천발전소 건설 현장이나 백두산 전적지 건설현장에 보내는 지원물품은 세외부담을 걷지 않을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국가 건설 현장에 파견된 돌격대들의 식량을 지원하는 것은 그 돌격대가 소속된 지방의 몫이고, 지방에서는 자체 예산이 없으니 공장, 기업소, 인민반, 학교 등에 세외부담을 거둘 수밖에 없다. 함흥시만 하더라도 시 자체 사업은 제외하고라도 국가적인 사업에 지원 요청이 끝없이 들어오는 상황이라, 학교들에 세외부담을 걷지 않겠다고 결정내리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도당 교육부 관계자에게 “앞으로 국책건설 세외부담까지 걷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냐? 일선 학교들에서 세외부담을 걷지 않을 경우 그 부족분은 어디에서 충당할 것이냐?”등 몇 가지 의문점을 제기했으나, 이번 회의에서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라고만 언급할 뿐 자세한 얘기는 피했다.

증산군 여성교화소, 형기만료 죄수 30명 석방

평안남도 증산군 여성교화소는 지난 6월 1일, 형기가 만료된 죄수 30여명을 석방했다. 대부분의 수감자들은 가족들이 직접 데려갔지만, 4명은 운신이 불가능해 여자 계호원들이 해당 지역까지 호송해주었다. 그 중 한 명은 올해 62세로, 고난의 행군 시기에 먹고 살기 힘들어 돈을 훔치려다 우발적인 살인을 저질러 12년형을 받아 11년을 복역한 할머니였다. 그는 막상 출소했어도 고향에 가족이 한 명도 없어 곧장 양로원에 가야 한다. 계호원들에 따르면, 할머니의 영양실조 상태가 너무 심해 앞으로 1-2달을 넘기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회령 전거리교화소, 100여명 출소해도 수용인원 두 배 넘어

함경북도 회령시 전거리 로동교화소에서는 지난 5월 17일 오전 11시경, 형기가 만료된 남자 50명과 여자 50명 등 총 100여명에 이르는 죄수들을 석방했다. 교화소에서는 출소자들에게 “사회에 나가면 다시는 비법 행위를 하지 말라”며, 공민증 교부와 새로 생겨난 사회 규정들을 일러주었다. 음식과 옷가지를 준비해 기다리고 있던 가족들은 눈물로 상봉하기도 하고, 반갑게 맞이하며 서둘러 옷을 갈아입혔다. 교화소 측에서는 갈아입고 나온 옷들을 다시 수거해 가져갔다. 모두들 얼싸안고 울며 웃으며 재회를 만끽하는 동안 3명의 출소자 가족들은 끝까지 초조하게 기다려야 했다. 다른 가족들이 상봉을 마친 뒤에야 면회 직일관이 재소자 3인의 사망소식을 알려주었다. 한 할머니는 아들이 20일 전에 죽었다 말을 듣자 땅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하며 울분을 터뜨렸다. 출소자와 가족들이 모두 있는 데서 “내 아들 살려내라, 국가에서 배급을 주지 않고 백성들을 돌보아 주지 않아 먹고 살기 위해 일하다가 경제 건으로 들어갔는데 그게 무슨 죄냐. 내 아들 살려내지 못하겠으면 나를 죽여서 아들 옆에 묻어 달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교화소 측에서 일군이 나와 “당신 아들더러 누가 죽으라고 했는가. 급히 앓아 죽은 걸 우리더러 어쩌란 말이냐.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나쁜 여론 몰지 말고, 당장 나가라”고 호통을 쳤다.

전거리교화소는 이번에 100명 중 사망자 3명을 제외한 97명을 출소시켰지만, 곧이어 80여 명을 새로 입소시켰다. 원래 수용 가능한 인원은 약 2,000여 명 선인데, 현재 남녀 합해 총 4,600여 명으로 배 이상 수용되어있다. 매일 2-3명씩 영양실조 등으로 죽어가고 있지만, 새로 들어오는 사람이 많아 전체 인원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형기가 아직 2년 이상 남은 죄수들 중 심각한 병을 앓고 있는 19명을 병보석으로 가석방했다. 이들은 주로 폐결핵과 개방성 간염, 간복수 등을 심하게 앓아 사실상 노동 능력을 상실한 상태였다. 게다가 열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자, 전염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가려내 가석방시키게 된 것이다. 이들은 병 치료가 끝나면 다시 교화소에 들어와 남은 형량을 다 마쳐야 하지만 쉽게 치료할 수 있는 병들이 아니어서, 사실상 가석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거리교화소, 올 2월까지 열병으로 20% 사망

2009년 9월부터 전거리교화소에 열병이 퍼져, 올해 2월까지 많은 죄수들이 죽어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자는 전체 죄수의 약 20%에 달했다. 하루에 35명까지 죽어나간 적도 있었다. 교화소 측은 해마다 열병이 돌긴 하지만 이렇게 단기간에 많은 사람이 사망한 적은 없었다며 당황해하는 모습이었다. 최대 2,000여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에 2배 이상 많은 인원을 수용하여 열병 같은 전염병에 취약해졌기 때문이었다. 피해자 가족들은 “좁은 구역에 죄수들을 밀집시켜놓으니 병균이 쉽게 침투하고, 전염병이 발생하면 인차 퍼지고 죽는 것도 무리로 대량으로 죽는다. 나라에서 먹여 살려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죄를 짓고 들어간 사람들을 너무 가혹하게 다룬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작년에 들어간 죄수들 대부분이 중범죄자들이 아니라, 단순히 금지물품을 장사하다 걸린 생계형 범죄자들이어서 피해자 가족들은 몹시 억울해했다.

교화소는 불망산 화장터만으로 사망자 수를 감당할 수 없어, 시체를 태우는 로를 허물고 새로 더 크게 지었다. 불망산 화장터에서 시체를 태운 냄새가 골 안 구석구석 퍼져나가 인근 마을 주민들도 괴로움을 겪어야 했다. 주민들은 전거리 교화소를, “무고한 백성들을 잡아넣어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피로를 주어 결국 송장으로 내보내는 죽음의 교화소”라 평한다.

■ 여성/어린이/교육

함남 도당 교육부, “학생들에게 일체 세외부담 거두지 말라”

함경남도 도당 교육부는 지난 7월 4일, 학생들의 저조한 출석률 문제로 시, 군당 교육관계자들을 불러 대책회의를 열었다. 출석률이 떨어지는 것은 먹는 문제 때문에 생긴 전국적인 현상이라면서도, 학교에서 거두는 각종 세외부담이 많아 자녀를 아예 학교에 보내지 않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도당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일체 세외부담을 거두지 말라. 그 어떤 이유로도 돈을 거두는 학교와 교원들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사회 과제를 집행하는 학교와 교원들은 교육자가 될 자격이 없다”며 다소 강경하게 세외부담 금지령을 내렸다. 또 “학생들의 출석률을 높이는 것은 우리 후대를 발전시키기 위한 기초”라며 학생들의 출석률 끌어올리기에 보다 전념할 것을 주문했다. 함흥시의 경우, 7월 현재 각 구역 소, 중학교 출석실태를 보면 각 학급마다 출석인원이 1/3을 넘지 않는다. 결석하는 아이들은 대개 부모를 도와 장사를 하거나, 자전거로 짐 운반을 하고 돈을 버는 등 제 스스로 부업거리에 나서고 있다.

■ 사회

백두산 선군발전소, 기계고장에도 학생들 세외부담 거둬

백두산 선군 청년발전소 건설장 2호 발전소 공사현장에서 기계설비 고장으로 공사가 지연되자, 기계 부속품을 마련하려고 세외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려단에서는 도당에 부속품을 비롯한 후방지원을 여러 번 요청했고, 도당에서는 다시 관내 시, 군당에 지시를 내렸다. 회령시의 경우, 공장, 기업소는 물론이고 소학교 교원들에게서도 기계설비 부속품 마련 세외부담을 거두었다. 교원들은 자기 돈이 없으니까 학생들에게 거뒀는데, 강안동 소학교의 경우 한 명당 300-400원씩 내라고 했다. 학부모들은 끝없이 내려오는 세외부담에 지쳐 자녀들을 더 이상 학교에 보내지 않는 실정이다. 7월 현재, 회령시 학교들의 출석률은 1/3 수준에 불과하다.

평안남도 려단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평남 려단은 2호 발전소 공사에서 갱 관통 공사를 맡고 있는데 착암기 고장으로 일이 잘 진척되기 않고 있다. 착암기를 고칠 부속품을 구하지 못해, 급히 평안남도에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평안남도에서 노동자와 주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세외부담을 거두기 시작한 것은 물론이다.

또 모든 것을 사람이 직접 해야 하니 돌격대원들의 고생이 막심하다. 지휘관들은 ‘수굴(手掘)’조를 4개조로 편성하고, ‘콘크리트 타입’조를 3개조로 나누어 작업 교대 시간을 단축했다. 하루 휴식도 없이 작업을 돌리다보니, 일에 지쳐 쓰러지는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곡괭이, 정대 등으로 파내는 수굴 작업이 점점 힘들어지면서, 도망가는 사람들도 생겼다. 지난 7월 4일에는 5명이 하루 만에 집단 도주하는 일이 일어났다. 려단 정치부에서는 평안남도 도당에 신고하고, 붙잡히면 엄중하게 처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추가 도망자를 의식한 경고였다. 그나마 평남 려단 돌격대원들의 먹는 문제는 크게 나쁘지 않다. 5대 5밥은 아니지만, 그래도 옥수수쌀 80%에 입쌀 20% 섞은 밥을 하루 550g씩 배식해준다. 저녁식사 때는 4명당 1병꼴로 술도 공급해주고 있다. 하루 노동 강도를 생각하면 터무니없이 적은 양이지만, 요즘처럼 전국적인 식량난 속에서 평남 려단의 사정은 나은 편에 속한다.

■ 경제활동

대홍단군, 감자벌레 피해 확산

량강도 대홍단군 농장들의 감자밭에 감자벌레를 막지 못해 큰 피해를 입었다. 군당위원회에서 부원들을 관내 전체 농장들에 파견해 농사 실태 파악에 나선 결과 신흥노동자구와 홍암, 서두노동자구의 피해가 특히 심각했다. 홍암농장의 경우 한 작업반에서만 7정보가 피해를 입어 올해 수확 자체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올해 살충제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이 피해의 직접적 이유였다. 살충탄이라고 부르는 살충제에는 헥사(hexacloran)라는 물질이 필요한데, 헥사에 톱밥을 섞어서 태우면 발생하는 연기가 살충 효과를 낸다. 그런데 헥사는 질산과 합하면 폭약을 만들 수 있다. 헥사를 생산하는 화학공장에서는 원료와 전력 부족 등으로 헥사생산량이 점점 감소 추세라 군수공업에 우선 공급하자 농장에 공급할 살충제 양이 부족했다.

청진 방진협동농장, 옥수수벌레 극성

함경북도 청진시 청암구역 방진동 협동농장에서 옥수수벌레가 번식해 큰 피해를 입었다. 4작업반의 경우 옥수수벌레가 잎을 다 갉아먹어 홀로 대만 서 있는 옥수수밭이 벌써 5정보에 이른다. 농장 관계자는 농약 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다. 올해 농촌경영위원회에서 농약을 대주지 못해, 농장마다 자체적으로 농약을 해결해야 했다. 방진동 협동농장에서는 유황을 이용해 자체적으로 살초제를 만들었는데, 방충효과가 거의 없었다. 뒤늦게라도 살충제를 구해보려해도, 자금이 없어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시당에서는 급한 대로 방진소학교 학생들과 중학생들을 옥수수벌레잡이에 동원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