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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한소식 34호

■ 논평

조건 없는 긴급구호가 시급히 필요하다-2006년 9월호

조건 없는 긴급구호가 시급히 필요하다

인력으로 도저히 이겨낼 수 없는 자연 재해가 특별재난이다. 대지진, 대홍수, 쓰나미, 화산폭발, 허리케인 등으로 엄청난 인명 손실이 발생하고, 살아남은 자도 생명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 바로 특별 재난이다.

이런 특별재난이 발생하면 인근 지역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이해관계를 떠나 긴급구호를 실행한다. 정부는 긴급구조 활동으로 인명 피해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긴급예산을 편성해서 피해복구에 만전을 기한다. 국익을 놓고 각축을 벌이던 이웃 국가들도 이데올로기와 실리를 떠나 긴급구호에 함께 나선다. 피해를 입은 나라의 정부는 피해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해서 국제사회에 알리고 스스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면서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한다. 국제사회는 이에 호응해서 긴급구호를 나선다.

이것이 특별 재난이 발생했을 때 뒤따르는 국내외 관행이며, 긴급구호의 양상이다. 그런데 이번 북한에서 일어난 대홍수는 특별재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통상의 경우와는 달리 긴급구호도 늦어지고 있으며, 긴급구호의 명분도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피해 상황의 실태를 놓고 서로 다른 정보를 가지고 왈가왈부하느라 긴급구호의 시급성을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의 시급성을 파악한 단체와 사람들까지도 긴급 구호할 방법과 명분을 찾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더욱이 북한체제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평소에 북한의 태도를 곱게 보지 않던 이들은 긴급구호에 대한 정당성과 시급성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표출하고 있다.

북한 내부에서 들려오는 소식을 종합해 볼 때, 이번 호우로 인한 북한의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는 파키스탄의 지진피해나 인도네시아가 당한 쓰나미와 비견할만한 특별재난에 해당한다. 그런데도 이제까지 북한 당국이 발표하거나 조선신보가 내비친 인명피해 숫자는 터무니없을 정도로 적다. 그러면서도 북한 당국은 100년 이래 최대 홍수라고 말하고 있고, 또 북한 당국의 발표에 따르더라도 도로 및 교량의 파괴 정도는 심각하다. 아마도 피해 실태가 적나라하게 공개되면 국가 체면도 구겨지고, 피해 발생에 대한 정치적 책임도 뒤따르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나서서 피해 실상을 밝히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더군다나 북한 당국이 수해 피해 상황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 관리나 주민들도 입을 꾹 다물고 있다.

그러다보니 수만 명의 인명 피해와 엄청난 재산 손실이 발생한 특별재난임에도 불구하고 재난의 성격조차 제대로 규정짓지 못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피해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리지도 않고, 정치적 군사적 이유로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고 있다. 또한 국제기구의 현장접근도 제한되고 있고, 긴급구호에 대한 투명한 모니터링도 해주지 않고 있다. 이런 이유로 지금 북한의 특별재난은 국제사회로부터 긴급구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대답은 명확하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북한을 비판하는 것도 아니고, 북한을 설득해서 태도를 바꾸려는 노력도 아니다. 특별재난에 맞는 조건 없는 긴급구호를 신속하게 단행하는 것이다. 즉 특별재난에 맞는 조건 없는 인도주의적 긴급구호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하고 필요한 선택이다. 이는 북한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 즉 우리의 선택이라는 사고의 전환과 그에 맞는 실천을 필요로 한다. 요컨대, 지금 상황에서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특별재난으로 죽어가는 생명들에 대한 구호와 지원이며, 이를 어떤 방법으로 해낼 것인가를 고민하는 일이다.

다행히 북한정부가 한국 민간단체의 지원을 받아들이고 WFP의 지원과 적십자사를 통한 한국정부의 지원을 받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말 잘한 결정이다. 지난 19일에 있었던 남북적십자사 실무접촉에서 한국 정부는 북측의 수해복구를 돕기 위해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국내산 쌀과 시멘트를 각 10만t, 복구장비 210대와 응급구호세트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말로 다행스런 일이다. 이런 지원은 우리 정부가 인도주의적 원칙에 입각해 심사숙고 끝에 내린 어려운 결단이다.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서 쉽게 내리기 어려운 용단이다. 긴급구호에 앞장선 민간단체에게 북측 관계자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감사하다는 의사를 표한 것처럼 우리 또한 한국 정부의 이러한 인도주의적 지원에 감사드린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수해 피해자 구호와 복구에 턱없이 부족하다.

피해 실태를 종합해보면, 현재 결정된 지원 규모의 10배 이상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것은 국가 차원의 합의된 지원이 아니면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이다. 식량손실분까지 계산하면 약 100만 톤의 식량지원이 필요하며, 주거 및 기본시설 복구용으로 약 72만 톤의 시멘트가 필요하다. 돈으로 환산하면 약 5천 3백억 원에 달하는 액수이다. 따라서 국회 차원에서 여야가 합의하여 국민의 지지를 구해서 투명하게 지원해야 한다. 한나라당이 이번에 북한 수해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찬성한 것은 정말 잘 한 결정이었다. 모처럼 여야합의로 정부의 지원을 이끌었다. 이제 한 발 더 나아가 이재민을 제대로 구호할 수 있도록 대북 수해복구 지원을 이끌어주기 바란다.

겨울이 일찍 찾아오는 북한이라 이제 두 달 남짓이면 겨울철로 접어든다. 신속한 구호와 복구가 이뤄지지 않으면 또 다시 대량 아사의 참극이 빚어질 수 있다.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는 특별재난에 맞는 조건 없는 온정과 관심을 가져줄 것으로 재차 간곡히 부탁드린다.

북한 당국도 이런 상황을 직시하여, 국제사회에 긴급구호를 요청하기 바란다. 국제사회의 긴급구호가 없으면 인민들의 고통이 가중될 것이 뻔히 예견되는 데도 피해상황을 사실대로 공개하기는커녕 오히려 인명피해를 축소 발표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진정으로 인민을 위하는 정치를 한다면, 하루빨리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에 특별재난 상황을 소상하게 알리고 인도주의적 원칙에 입각한 지원과 구호의 손길을 청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북한 구호물자의 신속한 수송을 위해서는 육로를 열어야 한다. 공들여 이어놓은 남북철도를 이럴 때 활용해야 한다. 긴급한 물자수송에 턱없이 많은 경비를 낭비할 필요가 없지 않는가. 공개적으로 얘기 못할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이번만은 북한 당국이 통 큰 용단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 인민이 살아야 국가의 존립도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해주기 바란다.

이번 대북 긴급 지원을 보고 북한에 질질 끌려 다닌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북한 정부에 대한 미움이 북한 주민의 고통을 방치하는 명분이 될 수는 없다.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적대적 상황에서도 도움을 주는 것, 바로 이것이 인도적 지원이기 때문이다.

■ 경제활동

양덕 읍내, 산사태로 초토화 -2006년 9월호

양덕 읍내, 산사태로 초토화

평안남도 양덕군 읍에서는 수해로 5층짜리 아파트가 18동이 무너지고 이외에도 파괴된 살림집이 3천 세대나 된다. 집을 잃은 수재민들은 9천여 명이다. 죽은 자가 산 자보다 배나 많다고 한다. 현재 이들은 비닐박막을 씌운 천막이나 유치원, 학교와 초막에서 숙식하고 있는데 전국적으로 지원받은 물자에 전적으로 의존해 살아간다. 읍내를 벗어난 리 지역도 이와 비슷한 상태이다. 양덕지구의 철도도 많은 피해를 입었다. 차 굴이 무너지고 철다리가 끊어졌으며 철길 노반들이 여러 곳에 40-50m씩 몽땅 없어져 열차운행이 중단되었다. 신의주-청진행 열차는 벌써 한 달 가까이 닫혔는데 언제 길이 다시 열릴지 모른다.

기약 없는 철도 복구사업 -2006년 9월호

기약 없는 철도 복구사업

양덕지구 지수 역전을 비롯해 4개 정거장이 산사태에 묻혀 없어져 버려 철도 복구에 군대를 동원하려고 했으나 실제 투입하지는 못했다. 군부의 수해 손실이 엄청나 인원보충과 병영, 기지 복구에 군인들이 동원되고 7월 19일부터 최고사령관 전신명령이 떨어져 준전시상태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철도성은 전국의 철도 노동자들에게 한 달이면 복구가 가능하다면서 동원했으나 기술과 장비 부족으로 복구 시일이 얼마나 걸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양덕부터 고원 사이는 철도뿐만 아니라 자동차 길도 개통되지 못해 교통은 사실상 마비되어 있다. 사람들은 길 없는 길을 헤치면서 걸어 다니고 있다.

요덕군 구읍, 아파트 4채 기둥만 남고 전부 자갈밭 -2006년 9월호

요덕군 구읍, 아파트 4채 기둥만 남고 전부 자갈밭

함경남도 요덕군은 옛날 구읍과 현재의 신읍이 있는데 수해 당시 구읍에서는 4채의 아파트 기둥만 서 있고 본래의 집터는 전부 자갈모래 밭으로 변하고 말았다. 수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행불자(실종자)는 아직도 찾지 못해 피해자 가족들이 강기슭과 다른 리까지 찾으러 다니고 있다. 수재민 세대는 1,500여 세대이고, 수재민은 약 5천여 명에 이른다. 현재 수재민들은 신읍 지구에 있는 공공건물, 탁아소, 유치원, 학교와 천막에서 숙식하고 있는데 여기서도 전국적으로 매일 들어오는 보잘 것 없는 지원물자로 살아가고 있다.

요덕 15호 관리소 피해 심각 -2006년 9월호

요덕 15호 관리소 피해 심각

한편 요덕군 구읍에서 조금 더 가면 국가안전보위부 15호 관리소가 있는데 철저히 통제되고 있기 때문에 그 안의 피해상황은 누구도 자세히 모른다. 이번 수해로 그 안의 죄수들이나 집들이 모두 없어졌다고 하는데 누구도 책임질 일이 없는 곳이어서 굳이 피해실태를 파악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한다.

금강군 댐 무너져 인명피해, 농지피해 심각-2006년 9월호

금강군 댐 무너져 인명피해, 농지피해 심각

강원도 금강군은 이번 폭우로 언제(댐)의 제방이 터지는 바람에 수천 정보의 농경지가 유실되거나 물에 잠기고 7천 세대의 살림집이 없어졌다. 강원도 전체적으로는 실종사망자 수가 만여 명에 이르고 수재민은 20여만 명이 넘는데, 이곳도 식량과 의약품이 부족해 감자로 근근이 끼니를 때우고 있다. 실종되었던 사람들의 주검이 바다로 많이 떠내려가고 있다. 한편 엄청난 수해 피해와 나라 안팎의 정세가 전시로 긴장되어가자 장사꾼들은 돈을 유통시키지 않고, 현금을 금품으로 바꾸려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자강도 일부 지역도 수해 피해 -2006년 9월호

자강도 일부 지역도 수해 피해

자강도는 북한의 대표적인 군수산업지대로 수만 명의 군수부문 노동자들이 모여 살고 있는 곳이다. 이 지역의 일부 지역들에서도 이번 수해로 큰 피해가 발생했다. 갱도 안에 위치한 한 군수공장은 폭우로 공장 입구가 메워지는 바람에 그 안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빠져나오지 못했다. 당국이 철저히 비밀에 붙이고 있어 사망자가 얼마나 될지 정확한 인명 피해 규모는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살아남은 노동자들의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수재민들, 생에 대한 희망 없이 지원물자로 근근이 연명 -2006년 9월호

수재민들, 생에 대한 희망 없이 지원물자로 근근이 연명

250여만 명이 넘는 전국 각지의 수재민들이 너무도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수재민들 중에는 창졸지간에 당한 비극 앞에 현실이 너무 비참하고 곤궁해 희망을 잃어버리고, 그저 죽지 못해 산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랑하는 부모형제와 자녀를 수해로 잃고 집과 재산, 애써 일궈놓은 텃밭이 남김없이 토사에 묻혀버린 것에 정신적 충격을 받아 심리적으로 매우 위축된 상태이다. 이들은 국가적으로 지원해주는 지원 물자로 근근이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북한이 처한 국내외 현실을 보면 겨울이 다가와도 수재민들의 처지는 달라질 것이 없어 보인다.

일부 수재민들은 감자 몰래 캐먹으며 연명- 2006년 9월호

일부 수재민들은 감자 몰래 캐먹으며 연명

수재민들은 매 세대별 또는 집단적으로 한 끼씩 공급받으며 변변한 이불과 옷가지도 없이 하루하루 지내려니 막막한 삶을 간신히 이어가고 있다. 배고픈 사람들 중에는 인근 농장이나 소토지 밭의 감자를 몰래 캐먹는데 그것도 매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양덕의 이남 지역은 그나마 올감자와 과일이 한창때라 간신히 허기를 면하고 있으나, 앞으로가 걱정이다. (34호)

북한 정부도 지원책 마련에 절치부심, 구호물자 속속 전달, 그러나 턱없이 부족

북한당국에서는 수재민들의 대량 이동이 발생하면 민심이 걷잡을 수 없이 동요할 것을 우려해 이동을 통제하고 다각도의 지원책과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거둬들인 구호물자를 가능한 신속히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수재민을 돕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북한 당국의 힘겨운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어 있는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할 수 있는 지원책은 한계가 분명하다. 준전시상태를 선포한 뒤라 군인들을 수해복구에 동원하지도 못하고 있다. 기계수단이 부족한 조건에서라도 청장년 군인들이 동원되면 복구사업의 진척 속도가 그나마 빨라지겠지만, 현재는 준전시체제 선포와 더불어 군부대 피해도 심각한 상황이라 수해피해 복구 진행이 매우 더딘 편이다.

환자들 무상치료해 주지만 치료기구·약품 절대 부족, 전염병 대처 고민 -2006년 9월호

환자들 무상치료해 주지만 치료기구·약품 절대 부족, 전염병 대처 고민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상치료를 해주고 있지만, 병원이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약품이 거의 없고, 치료기구 및 설비 시설이 형편없이 낙후해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지원물자로 들어오는 약품을 사용하고 있으나 환자치료에 필요한 약품은 절대량이 부족한 상태이다. 병원들에서는 현재 치료받는 부상자들보다 앞으로 예견되는 전염병과 질병에 대처할 약이 없어 더욱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지원 약품이 얼마나 더 들어오느냐에 따라 대비책을 세울 수 있을 만큼 현재로선 거의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태이다.

일반 주민조차 수해복구 동원에 식량 고생, 물 고생 겹쳐 – 2006년 9월호

일반 주민조차 수해복구 동원에 식량 고생, 물 고생 겹쳐

피해지역은 수재민 처지나 일반주민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우선 식량이 극도로 부족한데다가 배급은 없고, 설령 배급을 조금 받는 주민들이라 해도 수재민 돕기에 내다보면 그들 역시 감자라도 배불리 먹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할 뿐이다. 황해도나 강원도, 함경남도, 평남도, 자강도 일부 지역의 수재민들과 주민들이 식량부족으로 고생하는 것은 똑같다. 게다가 수돗물이 없어 물 고생까지 겹치고, 매일 수해복구사업에 동원되다보니 힘은 곱절로 든다. 전국 곳곳의 도로와 철도 붕괴로 교통이 마비되니 물가가 계속 치솟기만 해 생활에서 받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극심하다. 약이나 식량을 구해오려고 해도 교통이 막힌 데다 통제가 심하여 움직일 수 없으니, 할 일 없이 지원물자만 기다리고 있다.

철도·도로 피해로 서비차 운임 폭등- 2006년 9월호

철도·도로 피해로 서비차 운임 폭등

전국 철도 도로의 피해로 현재 서비차의 운임은 부르는 것이 값이다. 주요 도시 간 자동차 도로 운임은 함흥-고원 3,500원, 고원-원산 1,500원, 원산-사리원 1만2천원, 사리원-장연 4,000원, 장연-해주 3,000원, 해주-배천 2,500원 등이다.

군부대 인명피해 심각 – 2006년 9월호

군부대 인명피해 심각

양덕군 봉계리에 있는 한 개 중대 120명은 잠을 자다 산사태에 전체가 묻혀버려 모두 희생되는 참극이 발생했다. 양덕지구를 비롯해 신양, 성천, 맹산 지역의 군대들도 이번 수해로 피해가 심각하다. 국가에서는 수해 피해 상황이 알려지면 군대는 물론 자녀를 잃은 수많은 주민들이 난동을 부릴까봐 피해 실태를 극히 줄여 보도하는데 그치고 있다.

군량미 확보 비상 – 2006년 9월호

군량미 확보 비상

수해 피해로 수십만 정보의 농지가 유실되어 사실상 올해 예상 식량수확고를 기대하기 힘들게 되자 군대의 군량미(2호미)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내년도 군량미 확보가 불가능하게 되자 최고사령관 전신명령으로 ‘내년도 군량미 보장사업은 군부대 자체로 예비를 확보할 데 대하여’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한·미·일의 강경파들 역공세 우려, 수해 피해 발표 못해- 2006년 9월호

한·미·일의 강경파들 역공세 우려, 수해 피해 발표 못해

군부대 인명피해가 심각해 손실된 병력을 보충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군대 탄원과 초모사업을 진행하라는 지시가 떨어져 8월 16일에 첫 초모가 진행되었으며 앞으로 중학교 6학년생들까지 초모 대상에 포함된다고 한다. 북한 정부는 수해피해상황이 공개되면 미국이나 일본, 한국의 강경파들이 정치선전으로 역공세를 할 것을 우려해 매우 힘든 난관에 봉착해있으면서도 차마 사실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 젊은 여성들에게 찢어진 청바지 유행 -2006년 9월호

북한 젊은 여성들에게 찢어진 청바지 유행

청진 여성들은 찢어진 청바지인 일명 ‘찐바지’와 일자바지가 유행하고 있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 테이프를 많이 본 젊은 여성들이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옷차림 유행은 물론 걸음걸이나 말투, 악세사리 치장까지 한국식으로 하고 싶어 한다. 당국에서는 여맹과 청년동맹에 규찰대를 만들어 거리 곳곳에서 한국식 유행을 엄격히 단속한다. 아무리 통제해도 악세사리(머리핀, 귀걸이, 팔찌, 목걸이)부터 유행 옷까지 한국식을 본 따고 싶어 하는 여성들은 줄어들지 않는다.

북한식 도서대여점, 인민도서관 이동열람실 등장 -2006년 9월호

북한식 도서대여점, 인민도서관 이동열람실 등장

북한의 주요 도시와 인근 농촌들에 인민도서관 이동열람실이 생겨나 돈벌이를 하고 있다. 열람은 개인 집이나 길거리의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차려놓은 매대에서 한다. 만화, 그림책은 한 권에 100원, 소설책은 한 권에 200원씩 받는다. 도서관이나 서점에 없는 책들도 이동 열람실에 가면 볼 수 있다. 일부 이동 열람실에서는 비디오테이프나 영상물 CD 등을 몰래 빌려주는 곳도 있다. 대여료는 한 편당 150원이고 팔 때는 1,000원-1,500원 받는다. 책이 분실될 우려가 있어 증명서를 맡기거나 보증금으로 1,000원 가량을 내야 한다. 책 열람은 밑천이 별로 안 드는 장사라고들 하지만 책을 구입할 방도가 없으면 하기 어려운 일이다.

시장 운영 시간이 아니어도 길거리 장마당 열려 -2006년 9월호

시장 운영 시간이 아니어도 길거리 장마당 열려

시장 운영을 하지 못하는 오전 시간대나 월요일 휴무일에도 주민들은 길거리나 시장 밖에서 장사를 계속 하고 있다. 순찰대나 보안서, 시장 관리원들이 돌아다니면서 오전 시간에 장사하는 것을 단속하고 쫓아버리지만, 오후 시간에 다시 나와서 하더라도 눈감아준다. 국가에서는 시장 휴무일과 운영이 가능한 시간을 정해놓았지만 사실상 시장은 계속 열리고 있는 셈이다.

■ 여성/어린이/교육

꽃제비들은 원산과 고원으로… -2006년 9월호

꽃제비들은 원산과 고원으로…

양덕-고원 간 열차운행이 마비되자 원산-청진 간 임시 열차가 운행되기 시작하면서 꽃제비들이 원산과 고원으로 몰려들고 있다. 원산은 특히 전국을 연결하는 철도의 종착점이다 보니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원산은 드나드는 유동인구가 워낙 많아 청진, 함흥, 사리원, 원산, 해주 등 5개 도소재지 가운데서 유독 원산 역 앞에서만 가공음식물을 내놓고 팔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꽃제비와 도둑은 물론 성매매 여성들과 영예군인들이 정신없이 모여들어 매우 혼잡하다

꽃제비들 역 앞에서 잠자 -2006년 9월호

꽃제비들 역 앞에서 잠자

꽃제비들은 신발과 옷이 없어 밤에는 역 앞에서 잠을 자는데, 이들 중에는 어린 아이들(7-14세 미만)도 24명이나 있었다. 고원에도 구제소가 있는데, 거기 가면 배가 너무 고파 차라리 돌아다니며 빌어먹고 사는 게 좋다면서 다들 뛰쳐나오기 바쁘다. 이들은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서 세숫물 한 소래(대야)에 50원씩 팔거나 음식 장사꾼들의 심부름을 해주다가 손님들이 먹다 남긴 음식을 얻어먹으며 살아가기도 하고, 대담하게 가정집을 습격해 훔치거나 손님들의 주머니를 털어서 살아가기도 한다.

한편 고원읍내의 수해 피해도 심각한데, 제방이 터져 제방 옆에 있던 약 100여 세대의 집이 없어지고, 약 300여 명(90세대)의 수재민이 생겼다 한다. 고원군에서는 새벽부터 아침마다 읍내 인민반별로 가두여성(가정주부)들을 동원해 제방을 고쳐 쌓는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 시선집중

양덕 읍내,산사태로 초토화-2006년 8월

양덕 읍내, 산사태로 초토화

남도 양덕군 읍에서는 수해로 5층짜리 아파트가 18동이 무너지고 이외에도 파괴된 살림집이 3천 세대나 된다. 집을 잃은 수재민들은 9천여 명이다. 죽은 자가 산 자보다 배나 많다고 한다. 현재 이들은 비닐박막을 씌운 천막이나 유치원, 학교와 초막에서 숙식하고 있는데 전국적으로 지원받은 물자에 전적으로 의존해 살아간다. 읍내를 벗어난 리 지역도 이와 비슷한 상태이다. 양덕지구의 철도도 많은 피해를 입었다. 차 굴이 무너지고 철다리가 끊어졌으며 철길 노반들이 여러 곳에 40-50m씩 몽땅 없어져 열차운행이 중단되었다. 신의주-청진행 열차는 벌써 한 달 가까이 닫혔는데 언제 길이 다시 열릴지 모른다.

기약 없는 철도 복구사업

양덕지구 지수 역전을 비롯해 4개 정거장이 산사태에 묻혀 없어져 버려 철도 복구에 군대를 동원하려고 했으나 실제 투입하지는 못했다. 군부의 수해 손실이 엄청나 인원보충과 병영, 기지 복구에 군인들이 동원되고 7월 19일부터 최고사령관 전신명령이 떨어져 준전시상태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철도성은 전국의 철도 노동자들에게 한 달이면 복구가 가능하다면서 동원했으나 기술과 장비 부족으로 복구 시일이 얼마나 걸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양덕부터 고원 사이는 철도뿐만 아니라 자동차 길도 개통되지 못해 교통은 사실상 마비되어 있다. 사람들은 길 없는 길을 헤치면서 걸어 다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