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오늘의 북한소식 52호

■ 시선집중

회령 오류리 소학교 화재 발생-2006년 12월

회령 오류리 소학교 화재 발생

지난 12월 4일 저녁 8시경 회령시 오류리 소학교에서 학교 건물이 모두 소실되는 화재 사건이 일어났다. 누군가 고의적인 방화를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하고 있으나 아직 범인은 찾지 못하고 있다. 회령시 오류리 소학교는 림산관리사업소 직원들의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이다. 림산관리사업소에는 크게 채벌공과 류벌공(流筏工, 목재운반일), 그리고 관리공 등 세 부류의 직원이 있는데, 이 중 채벌공들은 대체로 토대가 나빠 산에 들어가 거주하며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보니 자녀들의 교육 환경이 너무도 열악하다.

오류리 소학교는 류벌공과 관리공들의 자녀들만 다닐 수 있는 반면 채벌공들의 자녀는 부모님을 따라 산 속에 있어 소학교에 다닐 형편이 못된다. 류벌공과 관리공들은 그럭저럭 생활형편이 괜찮지만, 채벌공들의 생활수준은 매우 낮다. 이 때문에 간혹 채벌공들 중에 류벌공이나 관리공들에 대해 나쁜 감정을 품거나 상호간의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전례에 비춰볼 때 일부는 이번 방화사건도 혹시 채벌공 중의 누군가 저지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물증이 될 만한 것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워낙 채벌공의 사정이 열악한데다 갈등이 많다보니 이런 추측이 돌고 있을 뿐이다.

한편 이번 화재로 학교 건물이 모두 소실되자, 학생들은 인근 림산합숙과 사무실에 분산되어 수업을 받고 있다. 난방상태가 열악해서 학생들 대다수가 감기에 걸린 상태이다. 이에 회령시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학교건물을 재건축하기 위해 건설용 목재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전력을 우선적으로 림산관리사업소에 투입해 나무를 생산하고 있는데, 오랫동안 전기 한 번 변변히 보지 못한 주민들은 학교가 불탄 덕에 전기를 보게 되었다며 좋아하기도 한다.

전국적으로 행불자(행방불명자) 조사 실시-2006년 12월

전국적으로 행불자(행방불명자) 조사 실시

12월 들어 전국적으로 행불자(행방불명자)의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가 실시되고 있다. 당과 정권 기관, 법 기관 등은 담당별로 각 시·군·리·동·인민반의 인원을 상세하게 조사하고 있다. 현재 살지 않거나 보이지 않는 사람, 오래 전에 없어진 사람들의 행처 확인이 주 사업 내용이다. 이와 더불어 국경연선지역에서는 특별히 도강, 밀수, 탈북자 색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일 저녁에는 상시적으로 숙박검열을 진행하는데, 담당보안원과 보위원들이 숙박자들의 신분과 행처를 확인한다. 국경변 1선에는 국경경비대가, 2선에는 보위부, 보안서, 순찰대 등이 배치되어 있다.

순찰대에 편입된 공장, 기업소, 농장 성원들에게는 비교적 정상적인 배급과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국경연선의 도·시·군에는 국경봉쇄참모부가 설치되고 시·군 위원회 부장 또는 과장들이 현지에 파견되어 직접 지도에 나서고 있다. 중요 지역의 순찰대는 그동안 순찰활동을 해오던 일반 노동자, 농민들을 보안원들로 교체했다. 이는 탈북자의 추가 발생을 막는 한편 행불자 조사를 철저히 하기 위해 국경봉쇄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지난 2000년도에 당시 사회안전부와 보위부가 공동으로 전국 행방불명자 조사를 벌인 적이 있는데, 이 때 인구 총계가 1,700만 명이었고 누락자가 200-300만 명이었다. 누락자에는 사망자 및 행불자가 포함된다. 올해 다시 행불자 조사에 들어갔지만 통신 수단이 미비하고 누구도 책임지고 싶어 하지 않아 정확한 확인이 어렵다. 이 때문에 현재 벌이고 있는 행불자 조사의 정확성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편 12월 1일부터 인민무력부, 교도대, 로농적위대, 국경경비대, 붉은청년근위대 등이 2007년 새해 첫 훈련에 들어갔다.

■ 경제활동

원산시 제대군인 폭력조직 구속

원산시 제대군인 폭력조직 구속

강원도 원산시에서 제대군인 17명이 폭력조직에 연루되어 구속되었다. 올해 갓 제대한 이 군인들은 워낙 먹고 살기 힘들어 어울려 다니며 집단적으로 행동해왔다. 수해 당시 원산역이 교통의 요충지로 떠올랐을 때엔 기차 암표를 조직적으로 판매했고, 일부는 버스나 자동차에 손님을 끌어주는 자동차 몰이꾼을 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 강탈과 폭력행위들이 있었는데 이번에 조직화된 무리가 나타났다는 이유로 모두 연행되었다. 이번에 구속된 제대군인들은 무슨 목적으로, 언제,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 소속된 조직원들이 누구인지, 더 있는지 등을 추궁 당했으나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고 한다. 당국에서는 민간에서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그 어떤 조직적 행위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는 곧 반체제 혹은 국가 전복적 행위로 간주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청진에서 붙잡힌 중학생 조직이나 함흥-원산간 도적패들도 성원들이 점차 조직화 양상을 보이자 국가 차원에서 강력 응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52호)

정주 교화소는 탈북자 양성소

평안북도 정주 교화소(단련대) 수감자 중 거의 90%가 모두 비법도강으로 처벌받은 사람들이다. 국경을 몰래 넘어갔다가 중국에서 붙잡혀 강제 송환되어 온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이다. 그런데 단련대에서 무사히 수형생활을 마치더라도 고향으로 돌아가 정착하는 사람들이 드물다. 애초에 먹고 살기 힘들어 탈북했기 때문에 고향에 돌아간다 해서 생계유지에 별 뾰족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 번 넘어가 살아봤기 때문에 더더욱 북한에 남아있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 중 많은 이들이 재탈북을 시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교화소 안에 있으면서 서로가 외부 정보를 몰래 주고받다가 출소하면 기회를 틈타 다시 국경을 넘는다. 이 때 뜻이 맞는 동료들과 같이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주 교화소에서도 감옥에서 한 두 사람을 더 포섭해 재탈북을 하는 경우가 많아, ‘교화소가 탈북자 양성소’라는 말이 돌고 있다. 전거리, 개천, 사리원, 천내, 강동 등의 교화소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한편 교화소에 수감자가 넘쳐 일부 수감자들을 되돌려 보내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뇌물만 충분히 주면 수감자를 빼돌릴 여지가 크다. 이 때문에 가족들은 하루라도 일찍 빼내오기 위해 구류장에서 바로 교화소에 입소시키려고 애를 쓴다. 구류장에 있는 기간은 수형기간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일단 교화소에 입소시킨 뒤 뇌물로 수형기간을 단축시키는 방도를 궁리한다. (52호)

김정숙 탄생 90주년 특별 배려로 회령시 배급 정상화

제2경제 산하 기업소를 제외하고는 전국적으로 일반 주민에 대한 배급이 끊긴 상태가 오래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회령시 주민들에게는 최근 배급이 주어지는 이례적인 조치가 취해졌다. 14만 명이 채 안 되는 회령시 인구를 대상으로 하루 식량 총 60톤이 공급되고 있다. 이 양은 일인당 약 430g씩 공급될 수 있는 것으로, 배급 상태가 매우 좋은 편에 속한다. 농장원들에게는 입쌀 40%에 옥수수 60%의 비율로 분배해 주고 있다. 일괄지급을 하면 한 번에 소비해버리고 더 이상 일하러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몇 차례에 걸쳐 분배하고 있다. 계획초과달성 농장에서는 공수에 따라 현금분배를 시행하고 있는데, 6-10만 원에 전량 분배를 하고 있다. 이런 이례적인 조치는 내년이 김정숙 탄생 90주년이 된다는 것을기리는 뜻으로 김정숙의 출생지인 회령시에게 올해 군량미 4천 톤을 특별 면제해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여타 지역에서는 6개월간 경작할 수 있는 토지를 나눠주고 6개월 식량을 공급한 것으로 했지만, 올해 농사가 잘 되지 않아 2-3개월 분량의 식량도 수확하지 못한 곳이 많다. 평안남도 신천군의 경우 농민들의 올가을 분배는 입쌀 30%에 옥수수 70%였다. 대다수의 농장원들이 봄에 이미 식량을 꾼 상태이기 때문에 옥수수 1kg 빌린 것에 대해 입쌀 1kg로 갚아야 하므로 수중에 남는 식량이 별로 없다. 내년 봄이 되면 또 식량을 또 꾸어야 한다. 식량 분배를 받았다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빚을 빌리고 갚다보니 농장원들의 한숨이 끊일 새가 없다.

군인들의 대민 피해로 사회 불안 가중

군인들의 대민 피해로 사회 불안 가중

만성적인 식량 부족 현상으로 그동안 군인들의 민간 피해가 심각한 형편이었다. 올해는 특히 군인의 배급 식량마저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대민 피해의 정도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황해남도 송화군의 한 여단 병사들은 배가 너무 고파 인근 농촌마을에서 소를 훔쳐 잡아먹었는데, 이 사실이 여단에 제기되어 관련자들이 모두 군보위부에 끌려가 취조 받고 제대되는 사건이 있었다. 함경북도 온성에서는 한 경비대 군인이 한 부부의 도강을 도와주었는데, 이들이 돈을 치르고 돌아설 때 몰래 뒤쫓아가 총머리로 기습한 뒤 그들이 중국에서 가져온 모든 돈과 물품을 가로챘다. 시신을 인근 풀밭에 버렸는데, 후에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 발각되어 현재 구속수감 중이다.

평안북도 삭주군에서는 소토지 농사를 짓고 돌아오던 20대 여성이 경비대 군인들에게 성폭행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한편, 회령의 한 중대 사병들은 집단적으로 인근 협동농장의 탈곡장에 침입해 옥수수 13마대를 훔치다가 들키는 바람에 모두 체포되었다. 12월 초에는 회령 영수언덕에서 젊은 청년이 군인들에게 몰매를 맞고 자전거를 빼앗긴 사건도 있었다. 한 신경과 의사는 왕진을 다녀오다가 복면한 군인 강도에게 피살되기도 했다.

군인들의 대민 피해 사례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너무도 많아 주민들이 군인이라면 치를 떨게 된 지도 이미 여러 해 되었다. 군인들의 대민 피해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상부에서는 12월 1일부터 군인의 외출 단속은 물론 야간에는 다리와 길목에 무장한 군인 순찰대를 배치했다. 순찰대는 저녁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순찰하면서 군인만을 상대로 단속하고 있다. 주민과는 관계없이 단속한다고 하지만, 매우 삼엄하게 실시하고 있어 야간통행을 차단하다시피 하는 바람에 주민들의 통행마저 통제되고 있는 형편이다. 주민들은 이렇게라도 군인들의 피해가 사라지면 감수할 수 있겠지만, 이게 며칠이나 가겠나하는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52호)

쌀 살 돈이 없어 쌀값 안 올라

쌀 살 돈이 없어 쌀값 안 올라

최근 기름과 상품 가격이 상승하는 데 비해 입쌀 가격은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역별로 수해 지역의 쌀 가격이 약간 오른 것을 제외한 여타 지역에서는 크게 오르지 않았다. 이는 추수가 끝난 지 얼마 안 된 상황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주민들에게 돈이 없어 쌀을 사먹지 못하기 때문이다. 쌀 사먹을 돈이 바닥이 났기 때문에 쌀값이 급등하지 않는 양상이 초래되고 있다. 올해 수확량이 작년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질 것이란 예상 속에서도 1kg당 1,000원대에 거래되는 쌀을 사먹을 수 있는 주민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쌀값 상승이 아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대신 대부분의 주민들은 옥수수와 같은 다른 곡물로 대체하면서 생계를 유지해 가고 있다. 이에 따라 옥수수가격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한편, 겨울 난방과 취사용 땔감 및 석탄을 구입하는 비용도 식량가격에 맞먹어 식량과 난방을 모두 충분히 갖출 수 있는 주민들이 많지 않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쌀 수확 감소를 이유로 쌀 가격을 올리면 쌀장사를 하기가 더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농업 관련 일군들은 올해 식량 생산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획기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식량문제는 내년 상반기를 넘기 전에 북한사회의 중대한 문제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2호)

2006년 12월 전국 주요도시 물가동향

(단위: kg/북한 원)

품목회령청진함흥혜산원산사리원해주평성남포신의주
조선쌀1,0501,1001,0501,1009007507309009001,000
한국쌀1,0001,0501,0001,050850700700850850950
중국쌀9501,0009501,000850700700850850900
옥수수350470480480370300350370360350
밀가루900900900900900900900900900900
두부(1모)200250300200250300300250250250
550600600500600650650600600600
사과1,3001,2001,3001,5001,2001,0001,0001,0001,0001,300
돼지고기2,5003,0003,0002,8003,0002,6002,6002,8002,8003,000
달걀(1알)280300300300300280300300300310
콩기름3,5003,6003,6003,6003,5003,6003,6003,4003,4003,500
사탕가루2,6002,5002,4002,6002,5002,6002,6002,4002,4002,600
소금300300300320300300300300250300
간장300300300300300300300300300300
된장250250250250250250250250250250
맛내기4,6004,5004,5004,6004,4004,4004,5004,3004,3004,300
고춧가루4,5004,6004,6004,6004,7004,6004,6004,6004,6004,600
배추250250250300200150150150200200
무우150150150250150150150150150150
미역10008008001100800900800900800800
위안화

(100위안)

4만4천4만5천4만4천4만4천4만3천4만3천4만3천4만3천4만3천4만4천
달라(100$)33만33만1천33만33만32만32만32만33만33만2천33만

길흉화복 점치는 미신 행위 늘어

길흉화복 점치는 미신 행위 늘어

북한 당국에서 미신행위를 근절하고자 수차례 강연 자료를 내려 보내고 있으나 근절되기는커녕 일반주민들뿐만 아니라 간부층에도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 미신행위를 단속해야 하는 법 기관, 군부, 당 기관 사람들조차 생활이 어렵거나 병이 생기거나 일이 생기면 관상쟁이, 점쟁이를 찾는 일이 보편화되었다.

북청군의 한 당 일꾼은 동생이 집결소에 붙잡혀 있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아보려고 점쟁이를 찾아갔다고 한다. 그 점쟁이는 동생의 올해 운세가 개띠 여성과 개의 해에 거래하면 나쁜 운이었는데, 개띠 여성과 장사를 하러 다녔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고 한다. 또 원산시의 한 보안원은 자신이 중요 문서를 잃어버렸을 때 점쟁이가 일러준 대로 해서 찾았다며 미신행위에 상당한 신뢰감을 나타냈다. 일반주민들은 살아가기 어려워지면 이혼해야 하는가, 어떻게 하면 살길이 열리는가, 언제 어떤 대상과 결혼해야 잘 사는가, 날짜를 어떻게 정해야 하는가 등등 개인 신상에 대해 점치는 행위로 궁금증을 풀고 있다. 심지어 일부 탈북자 중에는 언제 도강해야 무사히 나갈 수 있는지 점쳐보는 주민들도 있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이런 미신행위가 외래종교의 유입을 쉽게 하는 통로로 보고 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 애쓰지만, 주민들은 당장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점치는 행위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직위를 이용해 점치는 행위로 돈벌이를 하는 간부들도 있다. 예를 들면, 주민들의 동향과 배경을 자세히 파악하고 있는 보위부와 보안서 보안원들이 자신들만 특별히 취급할 수 있는 개인 신상 자료를 이용해 점치는 데 사용하는 것이다. 함흥의 한 당 일꾼은 승진할 때가 되었는데 계속 탈락되다보니 무슨 문제가 있는지, 어떻게 하면 승진할 수 있는지 궁금해 얼마 전 점집을 찾았다. 그 점집은 주민등록자료를 취급하는 보안원을 동업자로 둔 집이었다.

주민등록자료에는 본인도 모르는 각종 개인에 대한 평가와 사유들이 기록되어 있어, 점치는 사람은 그 사람이 승진하지 못했던 그간의 사유를 사주팔자를 알려주는 책 내용에 맞춰 그럴듯하게 들려주고 해결방법까지 알려주었다. 그 보안원은 돈이 될 만한 사람들의 신상자료를 입수해 그들의 점복행위를 유도하고 큰돈을 받는 식으로 돈벌이를 하곤 했다. 이런 사람들이 전국적으로 얼마나 되는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암암리에 적지 않게 퍼져있다. 점복행위는 이렇듯 수요자와 공급자의 요구가 맞아떨어지는 또 하나의 시장질서 속에 행해지고 있어 근절되기란 애초에 불가능하다. (52호)

대학생들 너무 추워서 공부 못 해

대학생들 너무 추워서 공부 못 해

각 전문학교와 대학교들도 월동준비에 들어갔으나 기숙사 학생들은 전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겨울 난방비로 학생들에게 일인당 약 5만원씩 거뒀으나 기숙사실 보일러 난방기를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못해 학생들이 떨며 지낸다. 너무 추워 공부를 못할 지경이다. 5만원이나 걷었으면서 왜 난방을 보장하지 않느냐는 학생들의 질문에 학교 경리 일꾼들은 화목값(난방비)으로 나무와 석탄을 사서 교원들에게 조금씩 공급하고, 식당 밥 짓는 화목을 우선 보장하다보니 학생들에게까지 미처 신경 쓰지 못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학생들은 추위에 떨다 못해 여학생과 남학생이 따로 목욕탕이나 회의실 같은 곳에서 난로를 피워가며 숙식을 겨우 해결하고 있다. 전기까지 들어오지 않아 공부에는 거의 신경을 못 쓴다. 오로지 당장의 추위를 어떻게 피할지 골몰할 뿐이다. 학생들에게 지금 가장 큰 애로점은 배고픔과 추위이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매년 대학과 전문학교들은 12-2월경에는 학생들이 나오지 않아도 되도록 대부분 휴교한다. (52호)

정주 교화소는 탈북자 양성소

정주 교화소는 탈북자 양성소

평안북도 정주 교화소(단련대) 수감자 중 거의 90%가 모두 비법도강으로 처벌받은 사람들이다. 국경을 몰래 넘어갔다가 중국에서 붙잡혀 강제 송환되어 온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이다. 그런데 단련대에서 무사히 수형생활을 마치더라도 고향으로 돌아가 정착하는 사람들이 드물다. 애초에 먹고 살기 힘들어 탈북했기 때문에 고향에 돌아간다 해서 생계유지에 별 뾰족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 번 넘어가 살아봤기 때문에 더더욱 북한에 남아있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 중 많은 이들이 재탈북을 시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교화소 안에 있으면서 서로가 외부 정보를 몰래 주고받다가 출소하면 기회를 틈타 다시 국경을 넘는다. 이 때 뜻이 맞는 동료들과 같이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주 교화소에서도 감옥에서 한 두 사람을 더 포섭해 재탈북을 하는 경우가 많아, ‘교화소가 탈북자 양성소’라는 말이 돌고 있다. 전거리, 개천, 사리원, 천내, 강동 등의 교화소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한편 교화소에 수감자가 넘쳐 일부 수감자들을 되돌려 보내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뇌물만 충분히 주면 수감자를 빼돌릴 여지가 크다. 이 때문에 가족들은 하루라도 일찍 빼내오기 위해 구류장에서 바로 교화소에 입소시키려고 애를 쓴다. 구류장에 있는 기간은 수형기간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일단 교화소에 입소시킨 뒤 뇌물로 수형기간을 단축시키는 방도를 궁리한다. (52호)

김정숙 탄생 90주년 특별 배려로 회령시 배급 정상화

김정숙 탄생 90주년 특별 배려로 회령시 배급 정상화

제2경제 산하 기업소를 제외하고는 전국적으로 일반 주민에 대한 배급이 끊긴 상태가 오래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회령시 주민들에게는 최근 배급이 주어지는 이례적인 조치가 취해졌다. 14만 명이 채 안 되는 회령시 인구를 대상으로 하루 식량 총 60톤이 공급되고 있다. 이 양은 일인당 약 430g씩 공급될 수 있는 것으로, 배급 상태가 매우 좋은 편에 속한다. 농장원들에게는 입쌀 40%에 옥수수 60%의 비율로 분배해 주고 있다. 일괄지급을 하면 한 번에 소비해버리고 더 이상 일하러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몇 차례에 걸쳐 분배하고 있다. 계획초과달성 농장에서는 공수에 따라 현금분배를 시행하고 있는데, 6-10만 원에 전량 분배를 하고 있다. 이런 이례적인 조치는 내년이 김정숙 탄생 90주년이 된다는 것을기리는 뜻으로 김정숙의 출생지인 회령시에게 올해 군량미 4천 톤을 특별 면제해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여타 지역에서는 6개월간 경작할 수 있는 토지를 나눠주고 6개월 식량을 공급한 것으로 했지만, 올해 농사가 잘 되지 않아 2-3개월 분량의 식량도 수확하지 못한 곳이 많다. 평안남도 신천군의 경우 농민들의 올가을 분배는 입쌀 30%에 옥수수 70%였다. 대다수의 농장원들이 봄에 이미 식량을 꾼 상태이기 때문에 옥수수 1kg 빌린 것에 대해 입쌀 1kg로 갚아야 하므로 수중에 남는 식량이 별로 없다. 내년 봄이 되면 또 식량을 또 꾸어야 한다. 식량 분배를 받았다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빚을 빌리고 갚다보니 농장원들의 한숨이 끊일 새가 없다. (52호)